우리가 자주 쓰는 말 가운데 '부풀다'란 말이 있죠?
이 '부풀다'는 여러 의미로 쓰이는데......
그중 하나가 '희망이나 기대로 마음이 벅차다'란 뜻으로 쓰이기도 하고요.
또는 '물체의 부피가 커지다'란 뜻으로 쓰이기도 합니다.
예를 들자면, '가슴이 부풀어 오르다' 또는 '씻어놓은 쌀이 부풀다'라고 할 때 쓰입니다.
그런데 이 '부풀다'의 작은 말이 '보풀다'인데 '종이나 옷감의 거죽에 일어나는 잔털'을 '보플'이라고 하고요.
이 '보플'의 날개를 '보푸라기'라고 합니다.
'보푸라기'가 일어선 옷은 처치가 아주 곤란하지요?
여러분도 아마 많이 경험하셨을 겁니다.
버리자니 아깝고, 그냥 입자니 영 맵시가 나지 않기 때문이죠.
그래서 이런 옷은 주인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오랫동안 옷장 한구석에서 잠이 들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보푸라기'는 세월의 무게를 말해주는 흔적이기도 하지요.
가끔 까맣게 손때 묻은 오래된 책의 표지에 보풀보풀 일어선 '보푸라기'!
이 자체만으로 그윽한 운치를 우린 맛볼 수 있는 겁니다.
이 '보푸라기'와 비슷한 뜻을 가진 말이 있는데요.
'종이, 헝겊, 실, 따위의 잔 부스러기'를 가리켜 '보무라지'라고 합니다.
이 '보무라지'를 줄여서 '보물'이라고 하는데, '보푸라기'와 잘 구분해서 써야겠습니다.
요즘 대학가에서는 중간시험이 끝나고 각 학과별로 MT를 가는데요.
이 MT는 영어로 멤버십 트레이닝의 약자입니다.
그런데 이 엠티도 좋은 우리말이 있습니다.
바로 '모꼬지'라고 부르는데요.
'놀이나 잔치로 여러 사람이 모인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모꼬지'란 말을 학생들이 'MT'대신 자주 쓰는 모습을 볼 수가 있는데, 기왕 우리말로 고쳐 쓸 거라면 주의할 게 한 가지 있습니다.
'모꼬지 간다'라는 표현보다는 '모꼬지' 자체가 '여러 사람이 모여서 놀이판을 여는 것'이기 때문에 '모꼬지한다' 또는 '모꼬지하러 간다'라고 표현해야 정확한 표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