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479

내 마음이 부자가 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은 모두 스승이다. 신부님이나 목사님, 스님, 학식 있는 저명인사의 가르침은 물론 중요하다. 하지만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사람들도 우리의 스승이 될 수 있다. "저 사람에게 저렇게 훌륭한 면이 있었네. 그동안 몰랐네... 정말 대단하다." 그러면서 새삼 배우게 되고, 어떤 때는 잘못된 모습을 보고는 나는 그러지 말아야지 생각하기도 한다. 나 자신에게 거울이 되고 스승이 되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그런 사람이 있다. 사는 게 넉넉한데도 여전히 욕심이 많아서 부족한 것을 꼽으면서 사는 사람이 있다. 여전히 꿈이 많고 계획이 있다는 것은 좋지만 늘 부족하다고 한숨짓다 보니 마음은 바빠지는 것이다. 반면 어떤 사람은 생활이 어려워서 고생을 하면서도 오히려 밝고 씩씩한 사람이 있다...

세상 사람들이 싫다고 느껴질 때

살다 보면 여러 종류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어떨 때는 사기꾼을 만나 큰 손해를 보기도 하고, 또 어떤 때는 사사건건 내가 하는 일에 반대하는 사람을 만나서 곤란을 겪기도 한다. 사소하게는 길을 가거나 물건을 사다가도 험하게 구는 사람, 새치기하는 사람을 만나고 얼굴을 붉히게 된다. 그럴 때면 세상 사람들이 싫다고 느껴질 때도 있다. 조금만 양보하고 조금 봐주면 되는데도 손해는 손톱만큼도 보지 않으려고 악다구니를 쓰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똑같이 악착같아지기 마련이다. 요즘에는 교회나 성당, 절에서도 좀 심하다 싶게 욕심부리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다. 방금 꽂아놓은 초를 누가 와서 꺼버리고 자신의 초로 바꾸는 사람도 있고, 과일이나 꽃도 자신 것을 더 앞에다 놓으려고 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대부..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

오랜 시간을 함께 산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다 안다고 한다. 표정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알고 첫마디만 들어도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떨 때는 같이 산 부부가 맞나 싶도록 그 마음을 모를 때도 있다.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을 때는 새삼스럽게 남 같기도 한 법이다. 자식도 그렇다. 내 손으로 키운 자식인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서로가 속깊이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사람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저 사람은 오늘 왜 저러지? 무슨 이유인지 알아야 말이지... 답답하네." 이렇게 우리는 얼굴을 맞대고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진실로 마음이 통하지 않아서 애를 먹는 경우가 의외..

사람을 사람답게 하는 것은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 인생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간다.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세상에 단 한 사람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사는 동안에는 해야 할 일도 있고 돌보아야 할 가족도 있으니, 어느 정도 욕심을 부리고 계획도 세워서 돈을 모으기도 한다. 정당한 방법으로 열심히 일해서 돈을 버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것이다. 실제로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돈을 버는 사람들은 그만큼 더 많이 과시하려고 들고 욕심도 부리게 된다. 가수 김장훈 씨는 자기는 5천만 원짜리 전세에 살면서, 그동안 30억이 넘는 돈을 기부했다고 한다.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김장훈 씨는 걱정의 소리를 들으면 이렇게 말한다. "돈을 쌓아놓는 건 ..

부끄러워해야 발전한다

사람이 나이가 들면 자신을 돌아보고 반성할 일이 적어진다. 젊어서는 부모님에게 잔소리도 듣고 여러 어른들에게 충고도 들으면서 자신을 돌아볼 기회가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는 지적받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딱히 누군가 지적을 하는 사람도 없고, 웬만해서는 크게 문제 되는 행동도 하지 않게 된다. 그렇다고 아무 문제도 없는 것은 아니다. 아무도 말을 하지 않을 뿐, 문제가 없지는 않다. "아무리 그래도 자기가 뭔데 나한테 저런 말을 해..." 이렇게 생각한다면 그건 자만이기 쉽다. 자신을 돌아보는 데에 나이가 어디 있고 지위고하가 어디 있겠는가. "솔직히 나도 잘한 건 없지만... 그렇다고 이 나이에 미안하다고 하기도 체면상 그러네..." 부부 사이나 자식, 후배들 앞에서 나이 먹은 사람이 미안하다는 말을 하..

아내는 가장 으뜸가는 친구

부부가 우스갯소리로 얘기하는 것 가운데 '나이 들어서 보자.'는 말을 많이 한다. 남편들은 매일 회사일이나 친구와의 약속으로 가정을 소홀히 하고, 여자들은 아이를 키우고 살림하느라 참고 지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아이들만 다 커봐라. 그때는 나도 재미있게 살란다." 이렇게 생각하면서 나이 들어서 두고 보자는 것이다. 실제로 나이가 들면 남녀의 구분 없이 많이 달라진다. 남자들은 나이를 먹으면 이상하게 의기소침해지고 소심해지는 반면 여자들은 나이를 먹을수록 괄괄해지는 것이다. 게다가 친구도 만나고 새로운 무언가를 배우러 다니고, 더 활발한 생활을 해 나간다. 신체적으로도 남성호르몬과 여성호르몬에 변화가 온다고 하지만,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가 너무 일찍 정년퇴직을 해서 평생 밖에서 일을 하던 남자들이 자신..

마음의 독(毒) 세가지

사람들을 얽어매고 어리석게 하는 것을 불가에서는 탐진치(貪瞋痴) 삼독심(三毒心)이라고 말하는데, 말 그대로 마음의 독 세 가지를 말한다. 욕심을 부리니 결국에는 화를 당하게 마련이고, 분노가 폭발했을 때는 부끄러움을 당하고, 잘났다는 생각에 어리석어지는 것이다. 탐진치(貪瞋痴) 삼독심(三毒心)은 아무리 끊으려고 해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이겨냈다 싶다가도 다시 휘몰아치듯 사람을 나쁜 곳으로 이끌어가고는 한다. 세상에 그것처럼 크고 강한 것도 없고, 그것처럼 질긴 것도 없다. 부처를 일컫는 여러 명호 가운데 조어장부(調御丈夫)라는 말이 있다. 감각기관을 다스리고 감정을 다스려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바른 길을 가는 대장부라는 뜻이다. 수행을 하는 사람조차 한 순간에 화를 내거나 작은 것에 ..

지나친 의심은 과오(過誤)를 범한다

그리스 로마 신화의 이야기에, 케팔로스(cephalus)가 애처 프로크리스(Procris)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어느 날, 휘메토스 산으로 사냥을 나갔다. 새벽의 여신 에오스(Eos)가 그의 모습을 보자 대뜸 반하여 그를 시리아로 납치해 갔다. 에오스는 있는 사랑의 기교를 다했으나 케팔로스는 도무지 응하지 않고 자기 애처 프로크리스만 그리워하였다. 화가 난 에오스 여신은 그에게 아내의 절개를 의심케 하여 프로크리스의 정절을 한 번 테스트해 보고자 했다. 그 말을 듣고 의심에 사로잡힌 케팔로스는 변장을 하고 프로크리스를 찾아가 값진 보석을 내보이면서 그녀를 유혹하였다. 처음엔 까딱도 하지 않던 프로크리스도 결국엔 굴복하고 몸을 허락하였다. 그제야 케팔로스는 자기 정체를 밝히고 아내를 쫓아 버렸다. 프로..

주어진 조건에 구속을 받지 말아야

세상을 살면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은 많다. 하고 싶은 게 있고 원하는 게 있지만 그것을 가로막는 시련은 언제나 있다. "이번 주에는 책 좀 읽을까 했더니 또 야근이네." "우리 집은 조용히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야. 집중할 수가 있어야 말이지." 세상이 내 맘대로 움직여주면 좋겠지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 회사는 회사대로 해야 할 일들이 있으니 더 많은 것을 요구하고, 집은 집대로 학교는 학교대로 나름의 계획과 일정 때문에 바쁘게 움직인다. 내 스케줄에 따라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같은 악조건 속에서도 자기 할 일들을 한다. 소음 속에서도 공부를 하고 바쁜 와중에도 자기 계발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것은 결국 주어진 조건에 구속을 받느냐, 아니냐의 차이인 것이다. '그럼..

눈, 귀, 코, 입, 육체에 속는다

사람은 비슷한 실수를 자주 하게 된다. 예쁜 색깔에 현혹돼서 입지도 않을 옷을 사고, 다 소화시키지도 못하면서 계속 먹는다. 눈에 보이는 화려함에 속거나 귀에 들리는 감언이설에 속아서 따라갔다가 크고 작은 낭패를 겪는 것이다. 눈은 보기 좋은 것에 더 마음이 끌리게 되어 있고, 귀 역시 듣기 좋은 말에 쏠리게 되어 있다. 코와 입도 마찬가지다. 좋은 향기와 맛난 음식에 마음 동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그렇다고 사람이 보고 듣고 판단하는 것을, 모두 안 보고 안 들을 수도 없는 것이다. 다만 너무 우리 몸의 감각이 원하는 대로 쫓아만 가다 보면, 시간이 흐른 뒤에 후회하는 경우가 많이 생기는 것이다. 잊지 말아야 한다. 몸과 마음에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는 감각과 감정에 속지 않는 수련도 필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