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479

고운 노래로 유혹하는 마녀 세이렌

유혹(誘惑)이란 상대방을 꾀어서 마음을 현혹하거나 좋지 않은 길로 이끌거나, 성적인 목적을 갖고 그럴듯한 말이나 행동으로 이성(異性)을 꾀는 것을 말한다. 그리스 신화 중의 해정(海精) 신인 세이렌은 상반신은 여자이고 하반신은 새 모양을 한 마녀이다. 그리스 신화에는 바다의 흉악한 괴물로 나타난다. 다른 전설에는, 음성이 곱고 노래 잘 부르기로 유명한 세이렌 자매들이 어느 날 분수없이 뮤즈 여신들에게 음악 경연을 하자고 대들었다가 지고 말았고, 그 벌로 날개를 뜯기고 바닷가 바위틈에 숨어 살게 되었다 한다. 세이렌은 이탈리아 근해에 출몰하여 아름다운 소리로 뱃사람들을 유혹하여 죽게 했다고 한다. 원정선(遠征船) 아르고 호가 그 섬 옆을 지나갈 때 노래로 음악가 오로페우스를 유혹하다 실패하여 바위로 변하였..

가끔은 모든 것을 접고

현대인에게 하루는 바쁘고 정신없이 지나간다. 아침에는 식구들끼리 눈도 한 번 마주치지를 못하고 서둘러서 나오고, 신호등이 깜빡거리고 있으면 한걸음에 내달려서 건너고, 지하철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잠깐 서있을 시간이 없다. 누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바쁘기만 하다. 아주 가끔은 아무 계획도 없이 한적한 곳에서 가만히 쉴 필요가 있다. 그러면 시간이 멈춰버린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파도치는 걸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도 좋고, 흘러가는 구름과 저녁노을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다. 그럴 때는 시간이 뭐가 그리 중요한가 생각되기도 하고, 세상사 급할 게 뭐가 있을까 싶은 생각도 하게 된다. 자연 풍광 속에서 한가하게 있어보면 그 자체로 여유가 있고, 가슴속에도 상쾌한 바람이 부는 법이다. 그렇게 가끔 모든 것을..

지금의 것을 고맙게 여길 때 진정한 부자(富者)

"만족하고 살아야지, 욕심부리지 말아야지." 누구나 생각은 이렇게 하지만 실천하기란 쉽지가 않다. 살다 보면 바라는 것도 생기고 욕심도 부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문득 이런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내가 한 말이 별로 재미있지도 않았는데 웃어준 사람들이 고맙네." 일을 하다가도 틈이 날 때 동료들하고 이야기를 나누고 유난히 화기애애할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별 얘기도 아닌데 내 말을 성의껏 들어준 사람도 고맙고, 내 말을 재미있어 한 사람도 고맙다. 덥다고 시원한 물 한 잔 챙겨준 사람도 고맙고, 이렇게 건강한 것도, 식구들 모두 큰 탈 없이 화목하게 지내는 것도 고맙다. 지금 가지고 있는 많은 것들에 대해 진정 감사한 생각을 갖는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진정한 부자(富者)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인연은

옛날 석가모니가 기사굴산(耆闍崛山)에서 정사(精舍)로 돌아오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묵은 종이를 보고, 비구를 시켜 그것을 줍게 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어떤 종이냐?"라고 물었다. 비구는 "이것은 향을 쌌던 종이입니다. 향기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다시 가다가 길에 떨어져 있는 새끼줄을 보고 그것을 줍게 하여, "그것은 어떤 새끼줄이냐?"라고 물었다. 제자는 "이것은 생선을 꿰었던 것입니다. 비린내가 아직 남아 있는 것으로 보아 알 수 있습니다." 석가모니는 이에 말하였다. "사람은 원래 깨끗한 것이지만, 모두 인연에 따라 죄와 복을 부르는 것이다. 어진 이를 가까이하면 곧 도덕과 의리가 높아 가고, 어리석은 이를 친구로 하면 곧 재앙과 죄가 이르는 것이다. 저 종이..

죽기 전에 꼭 한 번쯤은 해 보고 싶은 소망은

사람은 누구나 오래 살기를 바란다. 60세의 은퇴자에게 소원을 물었더니 앞으로 15년만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70세가 된 사람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더니 그도 역시 15년만 잘 살았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다. 90세 노인 화가였던 19세기 일본의 화가 가츠시카 호쿠사이는 임종 때 5년만 더 살 수 있다면 진정한 작품을 만들 수 있었을텐데 그러지 못함을 아쉬워했다. 6개월 시한부 삶을 앞둔 70세 암환자는 남은 시간은 정말 하고 싶은 일을 다 해보고 떠나야겠다며 본인의 결심을 말했다. 그 후부터 그는 매주 하나씩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시작했다. 아내와 바닷가로 여행가기, 좋아하는 노래 모아 자식들에게 선물하기, 고향 사람에게 밥 사주기, 예전에 싸웠던 친구에게 연락하기 등등. 그는 병원에..

돈은 어떻게 모으고 어떻게 쓰느냐가 중요한 것

종교에서는 항상 베풀고 나누고 욕심을 버리라고 한다. 보통사람의 입장에서는 조금 부담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전을 보면 부지런히 일하고 열심히 재산을 모으라는 말씀도 있다. 근본적으로야 탐욕의 마음을 버리고 이웃과 함께 나누는 마음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것이지만, 당연히 생활 전선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자기 살림을 야무지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세계에서 두 번째 갑부라고 하는 워런 버핏은 자신의 재산 가운데 85퍼센트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했다. 그 금액이 몇십 조에 해당하는 엄청난 재산이라고 하지만, 정작 자신은 50여 년 전에 구입한 3천만 원짜리 집에서 살고 있다고 한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전통은 미국의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 철도왕 밴더빌트, 석유왕 록펠러, ..

진정한 베푸는 마음

자신이 가진 것을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기란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그 마음만이라도 나눌 수 있다면 좋은데 그 역시도 쉽지 않은 일이다. 마음이라는 것은 크게는 온 우주를 다 품을 듯이 크지만, 작아질 때는 누구의 말도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옹색해지는 법이다. "내가 그깟 일에 꽁해있을 사람이 아니지. 그 정도야 얼마든지 용서해 줄 수 있어." "내가 저 사람의 마음도 못 받아준대서야 말이 되나."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려줄 때는 마음자리가 넉넉해진다. 그렇지만 마음을 자꾸 옹졸하게 쓸 때도 분명히 있다. 뭐든 연습하기 나름이듯이 마음자리도 쓰기에 따라 달라진다. 나만을 위해서 쓰다 보면 말할 수 없이 인색해지지만, 문을 활짝 열어서 다른 사람을 위해서 쓰다 보면 깊은 우물의 샘물처럼..

오늘의 노력은 또 다른 내일의 업보를 산출한다

뜻하지 않게 고통을 당하는 경우가 있다. 큰 병에 걸리거나 갑작스러운 사고를 당하면, 왜 이런 일이 나에게만 생기는지 싶어서 답답하거나 억울하게 느껴진다. 그럴 때 사람들은 이렇게 이야기하고는 한다. "전생에 무슨 죄를 지어서 큰일을 당하나..." "그냥 전생에 지은 과보를 받는다고 생각해야지 어쩌겠어..." 지금 닥친 불행의 원인을 알 수가 없으니, 알 수 없는 전생까지 생각해 보는 것이지만, 오히려 이런 이야기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는 사람에게 또 다른 마음의 상처를 주기도 한다. 개인의 업하고는 아무런 상관없이 생기는 일이 우리 주변에는 많이 있다. 엊그제 만취운전으로 어린이보호구역 인도로 돌진한 사고로 9살 초등학생이 사망했다. 정말 나쁜 사람들 때문에 억울하게 피해를 보기도 하고, 자연재해나 인재..

대화도 아름답고 세상의 좋은 이야기를

정말 친한 친구와 마음속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억울한 이야기부터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모두 하게 된다. 특히 여자들은 그런 대화를 통해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솔직히 내가 얼마나 참고 사는지 알아? 나니까 이만큼 참고 사는 거야." 이렇게 시작한 이야기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지게 되어 있다. 시댁식구와 얽힌 크고 작은 갈등, 남편과 애들 때문에 속상한 이야기, 주변에서 부딪치는 온갖 사람들과의 사소한 갈등까지 늘어놓다 보면 흉은 점점 더 많아진다. 그렇게 한참 속내를 털어놓고 나면 속이 시원해지기는 한다. 그러나 나쁜 말도 습관이 되면 좋지 않다. 말이란 점점 거칠어지고 부풀려지는 습성이 있어서 스트레스를 푸는데 도움을 주기도 하지만, 더 큰 화로 돌아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왕이면 세상의 좋은..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다 잠깐이다

세상사 새옹지마(塞翁之馬)라고 하지만 욕심이 나고 갖고 싶은 게 사람의 마음이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다 무상하고 부질없는 일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 목표도 없이 그저 되는대로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다. 다만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을 경계하는 말인 것이다. 나 혼자만 사는 것처럼 내 욕심만 차리지도 말고, 영원히 살 것처럼 꽉 움켜쥐고 집착을 부리지도 말라는 의미인 것이다. 사람은 꿈도 있고 목표도 있어야 열심히 살아가게 된다. 큰 뜻을 품을수록 더 열심히 하게 되고 더 많은 것을 성취하게 된다. 단지 그 목표가 이기적이지 않으면 되는 것이고 욕심이 도리에 벗어날 만큼 지나치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사람의 욕심이 잠깐이고 사람의 부귀영화가 잠깐이듯이 우리의 고통이나 번민도 영원할 리가 없다. 좋은 일이 있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