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을 함께 산 부부는 서로의 마음을 다 안다고 한다.
표정만 봐도 어떤 기분인지 알고 첫마디만 들어도 어떤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아챌 수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어떨 때는 같이 산 부부가 맞나 싶도록 그 마음을 모를 때도 있다.
전혀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을 때는 새삼스럽게 남 같기도 한 법이다.
자식도 그렇다.
내 손으로 키운 자식인데도 무슨 생각을 하는지 무슨 고민을 하는지 도무지 속을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서로가 속깊이 이해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 것이다.
"사람 속은 알다가도 모르겠다니까..."
"저 사람은 오늘 왜 저러지? 무슨 이유인지 알아야 말이지... 답답하네."
이렇게 우리는 얼굴을 맞대고 수많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도 진실로 마음이 통하지 않아서 애를 먹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사람이 사람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일은 어렵다.
그래도 개중에는 사람의 마음을 꿰뚫는 듯 마음을 헤아려주는 사람도 있다.
물이 흐리면 바닥을 볼 수 없는 것처럼,
말하지 않아도 이해하는 사람들에게는 스스로 깨끗한 마음이 있어,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을 다 아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