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710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안녕 안녕! 이 생에서는 두 번 다시 너를 보지 못하리. 신이 지나가며 너를 부르고 나를 잊는다. 너를 떠나며 널 사랑했음을 느끼네. 눈물도 헛된 탄식도 말고, 나는 미래를 존중하려 해. 너를 데려갈 베일이여, 오라, 나는 미소로 떠나는 베일을 바라보겠네. 희망에 가득 차 떠나간 너는 자랑스레 돌아오리. 하지만 너의 빈자리로 고통받을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리. 안녕! 너는 이제 아름다운 꿈을 꾸며 위험한 쾌락에 도취하리니. 길을 가는 도중 떠오르는 별은 여전히 오랫동안 너의 두 눈을 사로잡으리. 어느 날 너는 우리를 이해하는 마음의 값어치를, 그 마음을 앎으로 발견하는 이득과, 그 마음을 잃음으로 받는 고통을 느끼게 되리. ​ * * * * * * * * * * * * * * * 알프레드 드 뮈세(Alf..

아일랜드:이반 볼랜드(Evan Boland)

격리 한 민족 전체의 가장 힘든 해에 가장 힘든 계절의 가장 힘든 시간에 한 남자가 아내와 함께 빈민 구호소를 떠났다. 그는 걸어서, 둘 다 걸어서, 북쪽을 향했다. 그녀는 너무 오래 굶어 열이 났고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들어 등에 업었다. 그렇게 서쪽으로, 서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걸었다. 밤이 내리고 얼어붙은 별 아래 도착할 때까지. 아침에 그들 둘 다 죽은 채 발견되었다. 추위 속에서, 굶주림 속에서, 역사의 부조리 속에서. 그러나 그녀의 두 발은 그의 가슴뼈에 대어져 있었다. 그의 살의 마지막 온기가 그녀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어떤 낭만적인 연애시도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여유로움에서 풍겨 나는 우아함과 육체적 관능에 대한 어설픈 찬미를 위한 자리는 여기에 없다. 단지 ..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만일 운명이 우리를 영영 떼어놓거든 내 슬픈 사랑을 기억하세요 헤어진 그 시절을 기억하세요 내 마음이 살아 있는 동안은 그대에게 말하게 하겠습니다 잊지 말고 기억하라고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차디찬 땅속에 내 마음이 잠들거든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쓸쓸한 꽃이 하나 둘 내 무덤 위에 피면 다시는 만날 수 없겠지요 하지만 내 영혼은 정다운 누이동생처럼 그대 곁에 돌아갈 것입니다 조용한 밤이 오면 마음 가다듬고 들어보세요 속삭이는 듯한 그 소리 잊지 말고 기억하세요 ​ * * * * * * * * * * * * * * *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1810년 12월 11일 ~ 1857년 5월 2일)는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다. Muss..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사랑의 소네트 가장 가까이서 마주하고 오직 사랑하리 위선도, 주저도, 수치도, 거짓도 없이 욕망에 속지도, 회한에 절망하지도 않고 늘 그녀를 사랑하며 함께 살리라 그녀를 사랑하는 이 마음 굳게 지켜 언제인가는 내 사랑의 꿈을 이루어 광명 속에서 자유롭게 호흡하리라 이렇게 로레는 듣고 그 연인은 노래했노라 걸음마다 숭고한 은총으로 다가오는 그대여 꽃으로 뒤덮인 머리엔 근심도 없어 보인다 사랑은 이러해야 한다고 말한 사람은 다름 아닌 그대가 아니던가 의혹과 미움으로 겉늙어 버린 아이는 당신의 말을 귀담아듣고 이렇게 말하겠지 다시 또 인생을 산다고 하더라도 사랑만은 이렇게 하겠노라고 ​ * * * * * * * * * * * * * * *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1810년 12월 1..

터키: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가장 나쁜 일 그들은 우리를 붙잡아 감옥 안에 던져 넣었다. 벽 안에 있는 나 벽 밖에 있는 너 하지만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나쁜 일은 알면서 혹은 모르면서 자기 안에 감옥을 품고 사는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다.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고 착한 사람들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 * * * * * * * * * * * * * * * 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1902년 1월 15일 ~ 1963년 6월 3일) 흔히 나즈름 히크메트로 알려진 나즈름 히크메트 란은 터키의 시인, 극작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감독, 회고록 작가였다. 그는 "그의 진술의 논리적 흐름"으로 호평을 받았다. 첫 시를 음절계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

터키: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 * * * * * * * * * * * * * * 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1902년 1월 15일 ~ 1963년 6월 3일)은 터키의 시인, 극작가, 감독이다. 그의 발언 중 시적 흐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낭만적인 공산주의자", "낭만적이고 혁명적인"으로 불리던 그는 여러 번 체..

벨라루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androvna Alexievich)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이 불신에 보통의 삶을 소위 이상이라는 것과 슬쩍 바꿔치기하려는 욕망에 평범한 온기를 차디찬 광채와 맞바꾸려는 이 욕망에 나는 매번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꾸미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이들은 신문이나 책 따위에서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는다 타인의 영향을 받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뽑아낸 진짜 고통과 아픔을 들려준다 많이 배운 사람들의 감정과 언어는 시간에 의해 다듬어지기 쉽다 그리고 본질이 아닌 부차적인 것들에 쉽게 물든다 어떻게 퇴각했는지 어떻게 공격을 감행했는지 어느 전선에서 싸웠는지는 영웅심에 도취되어 흔히들 하는 '남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것이 아닌 '여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네덜란드: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오, 내가 죽어야만 한다면 오, 내가 죽어야만 한다면, 죽음이 다가와서 속삭이고, 속삭일 거예요 멋진 무언가를, 나는 내 창백한 두 눈을 부릅뜰 거예요. 그리고 놀라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는 놀라지 않을 거예요; 사랑 속에서 죽을 거예요 오로지 잠들고, 잠들어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일 거예요. * * * * * * * * * * * * * * * * * 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1865년 5월 11일 스헤르토헨보스~ 1925년 6월 21일 로테르담)는 네덜란드의 시인으로, 네덜란드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시들은 낭만주의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동시에 텍스트 내에서 강렬한 느낌을 주는 특성 때문에 모더니스트로도 ..

주희(朱熹)

朱文公勸學文 (주문공권학문 :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 있다 하지 말고) 勿謂今日不學而有來日 (물위금일불학이유내일) 오늘 배우지 않고 내일 있다 하지 말고, 勿謂今年不學而有來年 (물위금년불학이유내년) 금년에 배우지 않고 내년 있다 하지 마라. 日月逝矣不我延 (일월서의불아연) 세월은 흐르고 나와 함께 늙어지지 않느니, 嗚呼老矣是誰之愆 (오호노의시수지건) 슬프다! 늙어서 후회한들 이는 누구의 잘못이던가? * * * * * * * * * * * * * * * * * 주희(朱熹, 1130년 10월 18일 ~ 1200년 4월 23일)는 중국 남송의 유학자로, 주자(朱子), 주부자(朱夫子), 주문공(朱文公) 송태사휘국문공(宋太師徽國文公)이라는 존칭이나 봉호로도 불린다. 자(字)는 원회(元晦), 중회(仲晦)이다. 호는..

네덜란드: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여름밤 조용히 저녁이 내려왔다. 초원 위로, 졸고 있는 옥수수 목 위로 흔들리고, 하얗게 매달려 모든 것을 감싸고............ 안개 베일. 한때 사랑했던 곳을 따라 희미한 별빛 아래 밤을 방황하는 하데스에서 그림자가 솟아올랐습니다. 지치면 슬프다. 이미 달빛이 사라지고 군중은 죽은 자의 어둠의 영역으로 다시 기어 들어갑니다. 창백한 얼굴에 앉아............ 쓰라린 우울. 그리고 빛의 신인 첫 번째 광선은 창백한 모든 성배에 떨어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비춥니다............... 핏자국이 없는 턱. * * * * * * * * * * * * * * * * * 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1865년 5월 11일 스헤르토헨보스~ 1925년 6월 21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