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프랑스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높은바위 2023. 6. 6. 06:37

 

안녕

 

안녕! 이 생에서는 두 번 다시

너를 보지 못하리.

신이 지나가며 너를 부르고 나를 잊는다.

너를 떠나며 널 사랑했음을 느끼네.

눈물도 헛된 탄식도 말고,

나는 미래를 존중하려 해.

너를 데려갈 베일이여, 오라,

나는 미소로 떠나는 베일을 바라보겠네.

희망에 가득 차 떠나간 너는

자랑스레 돌아오리.

하지만 너의 빈자리로 고통받을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리.

안녕! 너는 이제 아름다운 꿈을 꾸며

위험한 쾌락에 도취하리니.

길을 가는 도중 떠오르는 별은

여전히 오랫동안 너의 두 눈을 사로잡으리.

어느 날 너는

우리를 이해하는 마음의 값어치를,

그 마음을 앎으로 발견하는 이득과,

그 마음을 잃음으로 받는 고통을 느끼게 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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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프레드 드 뮈세(Alfred de Musset, 1810년 12월 11일 ~ 1857년 5월 2일)는 프랑스의 시인, 소설가, 극작가이다.

뮈세의 극작이 시대조류에 항거할 수 있었던 이유의 하나로는 그의 작품이 상연을 전제로 하지 않고 쓰였다는 외적 조건이 있다.

최초의 극작인 <베니스의 밤>은 1830년 오데온 극장에서의 첫 상연일에 주연여우의 과실도 있고 해서 야유와 욕설 가운데 실패하고 말았다.

 

그러나 그는 극작을 단념하지 않고 다음에 출판한 시집에서는 <술잔과 입술> <처녀는 무엇을 꿈꾸는가>의 두 운문극을 시도하여 '안락의자에서 보는 연극'이라는 제명을 붙였다.

이 작품으로 극작에의 방향을 확인한 그는, 그 후 세계평론지(世界評論誌)에 상연을 고려하지 않는 많은 극작품을 발표했다.

1833년의 <앙드레아 델 사르토(Andrea del Sarto)>를 비롯하여 <마리안의 변덕(Les Caprices de Marianne)>, 1834년의 <판타지오(Fantasio)>, <사랑을 장난으로 하지 말아라(On ne Badine pas avec l' Amour)> <로렌자초(Lorenzaccio)> <종마(種馬)>, 1837년의 <바람기(Un Caprice)> 등이 극작집 <희극과 격언극(格言劇)>에 수록되어 있다.

이러한 작품은 상연상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한층 자유로운 형식이나 여유 있는 시정(詩情)을 발휘할 수 있었으나 동시에 마리브식(式)의 정밀한 심리주의를 계승하여 프랑스 연극의 전통을 확대, 강화했음도 잊을 수 없는 일이다.

 

특히 사극(史劇) <로렌자초>는 셰익스피어풍 규모와 문체의 화려함을 갖춘 낭만주의극의 걸작으로 손꼽힌다.

뮈세의 극은 1846년에 <바람기>가 여배우 알랭에 의해 상연된 이후 그 연극적 가치가 재평가되었으며 잇따라 각광을 받았으나 20세기에 들어와 연극에서 시정을 되찾으려는 자크 코포의 운동 후 처음으로 참다운 이해를 받았다고 하겠다.

 

시는 〈초기시집〉(1829-1835)과 〈신시집〉(1836-1852)에 수록되어 있으나 유명한 4편의 〈밤〉(1835-1837)에는 상드와의 연애 고뇌에서 나온 훌륭한 서정시가 담겨 있다.

장편소설 〈세기아(世紀兒)의 고백〉(1836)도 같은 괴로움에서 생긴 것이지만 여기에는 동시에 샤토브리앙의 〈르네〉따위의 흐름인 '세기병'을 역력하게 읽어볼 수 있다.

기타 〈두 사람의 애인〉(1837), 〈미미 팡송〉(1845) 등 10편이 넘는 소설이 있고 또 현재에 한층 높이 평가되기 시작한 〈장난으로 사랑하지 않을 것〉(1834), 〈로렌자치오〉(1834)〔〈희극과 격언극〉(1854)에 수록〕 등 극작품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