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이 불신에
보통의 삶을 소위 이상이라는 것과 슬쩍 바꿔치기하려는 욕망에
평범한 온기를 차디찬 광채와 맞바꾸려는 이 욕망에
나는 매번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꾸미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이들은 신문이나 책 따위에서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는다
타인의 영향을 받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뽑아낸 진짜 고통과 아픔을 들려준다
많이 배운 사람들의 감정과 언어는 시간에 의해 다듬어지기 쉽다
그리고 본질이 아닌 부차적인 것들에 쉽게 물든다
어떻게 퇴각했는지 어떻게 공격을 감행했는지 어느 전선에서 싸웠는지는
영웅심에 도취되어 흔히들 하는 '남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것이 아닌 '여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오랜 시간을 들여 삶의 영역이 다른, 많은 사람들을 만나러 다녔다
전쟁이 끝나면 하고 싶은 일 세 가지가 있었어
첫째, 배로 기지 않고 두 다리로 전차 타기
둘째, 흰 빵을 사서 통째로 먹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빳빳하게 풀을 먹인 하얀 침대보 위에서 실컷 자기
우리들, 코나보코의 소녀병사들은 모두 다섯 명이었어
하지만 살아서 엄마한테 돌아온 건 나 하나야
그녀는 뜻밖의 시 한 편을 읊는다
용감한 소녀병사 전차 위로 뛰어올라
그렇게 자신의 조국을 지킨다네
소녀병사는 총탄도 파편도 두렵지 않으니
그 가슴 뜨겁게 불타오르기 때문이네
기억하게 전우여, 그녀의 소박한 아름다움을
방수망토에 실려오던 그 순간을
* * * * * * * * * * * * * *
* 스뱌틀라나 알략산드라우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androvna Alexievich, 1948년 5월 31일(74세))는 벨라루스의 작가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체르노빌의 목소리》 등이 있다.
2015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알렉시예비치는 1948년 5월 31일 구소련 우크라이나 SSR의 스타니슬라우주 스타니슬라우(오늘날의 이바노프란키우시크주 이바노프란키우시크)에서 태어났다.
알렉시예비치는 우크라이나에서 태어났지만 벨라루스에서 유년기를 보냈으며, 1972년 벨라루스 국립대를 졸업한 후 기자로서 벨라루스 잡지사였던 뇨만(Нёман)에서 첫 근무를 시작했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집권한 루카셴코 정권을 활발히 비판했고, 이 때문의 정권의 미움을 산 그녀는 2000년 벨라루스를 떠나 파리에 정착했다.
2011년에는 민스크로 돌아와 현재 벨라루스에 거주하고 있다.
2015년도에 '체르노빌의 목소리'라는 작품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였다.
2017년 5월 18일에는 프랑스 언론 등지에서 사망 오보가 떠서 큰 소동이 일어났다.
2017년 5월 23일 ~ 25일 개최하는 '2017 서울국제문학포럼'에 참석하기 위해 내한했다.
2020년에 벨라루스에서 시위가 발생하면서 시위대를 지지했다.
당연하겠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당시에도 벨라루스 정부와 러시아 정부를 신랄하게 까는 코멘트를 내놨다.
<작품>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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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정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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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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У войны не женское лиц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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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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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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Последние свидетели: сто недетских колыбельны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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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목격자들: 어린이 목소리를 위한 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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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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Цинковые мальчик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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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연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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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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Зачарованные смерть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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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 매료된 이들(Enchanted by Dea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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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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Чернобыльская молитв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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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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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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Время секонд хэн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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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컨드핸드 타임: 호모 소비에티쿠스의 최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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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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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문학동네 등 여러 출판사에서 번역하였으며, 전부 중역이 아닌 러시아어 번역가가 번역을 맡았다.
위에서부터 2차 세계대전을 겪은 소련 여군, 2차 세계대전 당시 고아가 된 벨라루스인들, 소련-아프간 전쟁의 참전자들, 소련 붕괴 이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자살한 이들의 주변인들 및 자살 미수자들, 체르노빌 사건의 관련자들, 소련 붕괴와 그 이후의 혼돈을 겪은 사람들의 인터뷰로 구성된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