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689

더글러스 맬록(Douglas Malloch)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어라 언덕 위의 소나무가 될 수 없다면 골짜기의 관목이 되어라. 그러나 시냇가의 제일 좋은 관목이 되어라. 나무가 될 수 없다면 덤불이 되어라. 덤불이 될 수 없다면 한 포기 풀이 되어라. 그래서 어떤 고속도로를 더욱 즐겁게 만들어라. 모두가 다 선장이 될 수는 없는 법, 선원도 있어야 한다. 누구에게나 여기서 할 일은 있다. 고속도로가 될 수 없다면 오솔길이 되어라. 태양이 될 수 없다면 별이 되어라. 네가 이기고 지는 것은 크기에 달려 있지 않다. 무엇이 되든 최고가 되어라. ​ * * * * * * * * * * * * * * Be the Best of Whatever You Are If you can't be a pine on the top of the hill Be a sc..

오스트리아: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영혼 아이가 가리킨다 한 손으론 저 하늘을 또 다른 손으론 갓 세운 무덤을 그리곤 웃는다 할아버지가 저 밑에 있는데 어째서 저 하늘에 있다는 거냐 아 그렇지 영혼은 ​ * * * * * * * * * * * * * * * 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1925년 8월 1일 ~ 2000년 6월 9일)은 오스트리아의 작가, 시인, 번역가이다. 그는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시적 형식의 전통에서 주로 건전한 시(Sprechgedichte)로 실험적인 서정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실험시를 쓰기 시작했고, 1952년 뉴웨이즈 저널에 처음 실렸다. 그는 프리데리커 마예커의 인생의 동반자였다. 1973년 그라즈에서 그라즈 오토렌버삼름을 공동 설립하고, 1975년 부사장이 되었으며 1983년부터..

오스트리아: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오토의 강아지 오토의 강아지는 앙탈이다 오토-가라 강아지야 가라 오토의 강아지는 팔짝 간다 오토-그래 그래 오토는 코우크스를 가져온다 오토는 과일을 가져온다 오토는 엿듣는다 오토-강아지야 강아지야 오토는 기대한다 오토의 강아지는 노크한다 오토-오라 강아지야 오라 오토의 강아지가 온다 오토의 강아지가 토한다 오토-저런 저런 ​ * * * * * * * * * * * * * * * mops : 1. 몹스(블도그처럼 흉하게 생긴 작은 개). 2. (얼굴을 찌푸린다는 뜻에서) 찌무룩한 사람, 불평꾼; 우둔한 사람; 땅딸보, 뚱보. 3. 돈. ​ * * * * * * * * * * * * * * * 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1925년 8월 1일 ~ 2000년 6월 9일)은 오스트리아의 작가, 시인, ..

오스트리아: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세 명의 아내 난 내 두 번째 아내를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 난 내 세 번째 아내를 절대 기억하지 못한다. 나는 내가 항상 기억하는 것을 항상 기억한다. 첫 번째 아내도 없었다 ​ * * * * * * * * * * * * * * * 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1925년 8월 1일 ~ 2000년 6월 9일)은 오스트리아의 작가, 시인, 번역가이다. 그는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시적 형식의 전통에서 주로 건전한 시(Sprechgedichte)로 실험적인 서정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실험시를 쓰기 시작했고, 1952년 뉴웨이즈 저널에 처음 실렸다. 그는 프리데리커 마예커의 인생의 동반자였다. 1973년 그라즈에서 그라즈 오토렌버삼름을 공동 설립하고, 1975년 부사장이 되었으며 ..

터키: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외로움의 시 혼자 살지 않는 사람들은 침묵이 얼마나 두려운지 모릅니다. 사람이 자신에게 말하는 방법; 사람이 거울을 향해 달려가는 방법, 영혼을 갈망하는 방법, 그들은 모른다. * * * * * * * * * * * * * * * 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1914년 04월 13일 ~ 1950년 11월 14일)는 1914년 4월 13일 이스탄불에서 아버지 메흐메트 벨리와 어머니 파트마 니가르 사이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남. 1925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앙카라로 이주함. 앙카라 가지 초등학교와 앙카라 중고등학교 졸업. 학창 시절 은사였던 문학평론가 아흐메트 함디로부터 큰 문학적 영향을 받음. 시인 옥타이 르파트와 멜리히 제브데트를 만나 문학동인지 '우리들의 소리'를 출판..

터키: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갑자기 모든 것들이 갑자기 생겨났지 햇살이 갑자기 땅 위로 쏟아져 내리고, 하늘이 갑자기 생기고 푸른빛도 갑자기 모든 사물이 갑자기 생겨났지 갑자기 연기가 땅 위로 피어오르기 시작했고 갑작스레 싹이 트고 새순이 돋아나며 과일이 생겨났지 갑자기 갑자기 모든 사물들은 갑자기 생겨났지 소녀도, 아이도 길과 목장, 고양이, 사람 들도…… 갑자기 사랑이 생겨난 거지 그리고 기쁨도 갑자기 * * * * * * * * * * * * * * * 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1914년 04월 13일 ~ 1950년 11월 14일)는 1914년 4월 13일 이스탄불에서 아버지 메흐메트 벨리와 어머니 파트마 니가르 사이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남. 1925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앙카라로 이주함...

터키: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아름다운 날들 이 아름다운 날들이 나를 망쳤지 이처럼 아름답던 어느 날에 일을 그만둔 나는 성실한 관리였네 이런 날에 처음 담배를 배웠고 어린 날이면 나는 사랑에 빠졌었지 집으로 빵과 소금을 가져가는 것도 이런 날에는 잊고 말았으니 으레 이런 날이면 시를 쓰려는 아픈 마음이 생겼네 나를 망쳤네, 이토록 아름다운 날들이 * * * * * * * * * * * * * * * 오르한 벨리 카네크(Orhan Veli Kanık, 1914년 04월 13일 ~ 1950년 11월 14일)는 1914년 4월 13일 이스탄불에서 아버지 메흐메트 벨리와 어머니 파트마 니가르 사이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남. 1925년 초등학교 4학년 때 앙카라로 이주함. 앙카라 가지 초등학교와 앙카라 중고등학교 졸업. 학창 시절 ..

아르헨티나,칠레,미국:블라디미로 아리엘 도르프만(Vladimiro Ariel Dorfman)

동시통역 나는 끝없이 이어지는 국제회의장에서 유리 칸막이 방에 앉아 딸까에서 온 농부가 고문에 관해 하는 말을 통역하는 통역사들과 별로 다르지 않다 그자들이 그를 고문대 위에 눕혔다는 말을 영어로 반복하고 가장 세련되고 섬세한 불어로 전기고문이 지속적인 전이성 후유증을 남긴다고 진술하고 개새끼들한테 강간당했다는 말에 꼭 들어맞는 낱말을 찾아내는 빠우 다다라 나는 그 살인자 놈들에게 욕을 해댔소 당신 등뒤엔 벽이 있고 사격조 조장이 "발사"라고 외치기 시작할 때 그때의 기분을 정확히 담아내는 어구를 아무 감정 없이 찾아내고 -여기서 운율이 느껴진다면 부디 용서하시라- 문장에서 멜로드라마를 덜어내려 애쓰면서 그것이 진짜 하려는 얘기의 어둡고 끈끈한 흐름에 휩쓸리지 않고 핵심과 느낌을 전달하려 노력하는 놈들은..

아르헨티나,칠레,미국:블라디미로 아리엘 도르프만(Vladimiro Ariel Dorfman)

둘 곱하기 둘 동지여, 감방에서 그 방까지 몇 걸음 걸리는지 우리 모두 알고 있다오. 스무 걸음이라면 화장실로 그대를 데려가는 게 아니라오. 마흔다섯 걸음이라면 운동하라고 그대를 데리고 나가는 건 절대 아니라오. 여든 걸음을 세고 나서 장님처럼 고꾸라지듯이 층계를 오르기 시작하면 오, 여든 걸음이 넘는다면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오직 한 군데가 있을 뿐이오 그들이 그대를 끌고 갈 수 있는 곳은 이제는 오직 한 군데밖에 없다오 * * * * * * * * * * * * * * * 블라디미로 아리엘 도르프만 (Vladimiro Ariel Dorfman, 1942년 5월 6일 ~ 현재 81세)은 아르헨티나계 칠레계 미국인으로 소설가, 극..

아드리안 세실 리치(Adrienne Cecile Rich)

지붕 이는 사람 반 정도 짓다 만 집들 너머로 밤이 오고 있다. 목수들이 지붕 위에 서있다. 망치질을 마친 후의 고요한 시간 도르래는 느슨하게 멈추어 있다. 경사진 지붕 바닥 위의 거인들, 지붕 이는 사람들 그들의 머리 위에서 막 부서지려고 하는 어둠의 물결, 사람들의 모습들이 커다랗게 확대되어 지나가고 불타는 바닥 위에 그림자를 던지는 하늘은 찢긴 돛이다. 지붕 위에 있는 그들이 나는 좋다. 노출되어 실물보다 더 큰 몸으로 내 목을 꺾어버리기 때문에. 무한정의 힘을 들여 내가 그 아래서 살 수 없는 지붕을 얹는 것이 가치 있는 일일까? -그 모든 설계도 공백을 메우고 자로 재고, 계산하는 일들도? 내가 택하지도 않았던 인생이 나를 택했다. 내 연장들 마저 내가 해야 할 일에 맞지 않는 것이다. 나는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