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710

폴 엘뤼아르(Paul Éluard)

정의(定義) 포도로 포도주를 만들고 숯으로 불을 피우고 키스로 인간을 만드는 것 이것이 인간의 뜨거운 법칙이다 전쟁의 비참에도 불구하고 죽음의 위험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자태를 그대로 간직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가혹한 법칙이다 물을 빛으로 꿈을 현실로 적을 형제로 변하게 하는 것 이것이 인간의 부드러운 법칙이다 어린애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부터 최고 이성에 이르기까지 계속 자체를 완성시켜 가는 낡고도 새로운 법칙이다 ​ * * * * * * * * * * * * * * * 폴 엘뤼아르(Paul Éluard, 1895년 12월 14일 ~ 1952년 11월 18일)는 프랑스의 시인이다. 본명은 외젠 에밀 폴 그랭델(Eugène Émile Paul Grindel)이다. 다다이즘 운동에 참여하고, 초현실주의의 대표..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이력서 면도칼은 아프고; 강에 빠지면 축축하고; 산(酸)은 얼룩이 지고; 약물은 경련을 일으킨다. 총은 합법적이지 않고; 밧줄은 풀리며; 가스는 냄새가 고약하다; 그러니 차라리 사는 게 나아. ​* * * * * * * * * * * * * * Resum'e Razors pain you; Rivers are damp; Acids stain you; And drugs cause cramp. Guns aren’t lawful; Nooses give; Gas smells awful; You might as well live. ​* * * * * * * * * * * * * * *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1893년 8월 22일 - 1967년 6월 7일 향년 73세)는 미국의 시인, 단편 작가,..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위로 한창때 시들어버린 장미가 있었다. 나는 부러진 줄기 위에 아름다운 장미의 망가진 모습을 보았다. 사람들이 말했다. “무슨 걱정이야 사방에 새로 나는 장미들이 꽉 찼는데.”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떨어져 죽은 새 한 마리가 있었다. 사람들이 말했다. “하늘에 새가 꽉 찼는데 슬퍼할 게 뭐 있어?”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소녀 하나가 있었다. 나는 사람들이 말하기를 기다리지 않았다. “딴 남자들도 많은걸 뭐.” ​ * * * * * * * * * * * * * * Solace There was a rose that faded young; I saw its shattered beauty hung Upon a broken stem. I heard them say, "What need to care With ..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경험 어떤 남자는 네 가슴을 둘로 찢어 놓고, 어떤 남자는 네가 우쭐하도록 치켜세우고, 어떤 남자는 너를 쳐다보지도 않았지; 하지만 그게 다 문제를 해결해 주는 거야. ​ * * * * * * * * * * * * * * *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1893년 8월 22일 - 1967년 6월 7일 향년 73세)는 미국의 시인, 단편 작가, 평론가, 풍자 작가였다. 파커는 문제가 많은 불행한 어린 시절을 보낸 후, 더 뉴요커 등의 매체에서 문학 작품을 발표하기 시작하였으며 알곤퀸 라운드 테이블을 설립 멤버 중 한 명이 되었다. 알곤퀸 라운드 테이블이 해체된 후 할리우드에 입성하고 영화 각본 집필을 추구하였다. 아카데미상 후보가 된 작품 2편을 포함하여,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은 좌익 정치에 관..

도로시 파커(Dorothy Parker)

노병(老兵) 내가 젊고 담대하고 강했을 때는 아, 옳고 그른 게 모두 분명했다. 나는 깃털장식 세우고 깃발 날리며 세상을 바로잡으러 달려 나가 "나와라, 개들아, 싸우자!"라고 소리쳤다. 하나뿐인 목숨이 분해 울었다. 하지만 이젠 늙었다. 좋고 나쁜 게 종잡을 수 없이 얽혀 있어 앉아서 나는 말한다. "세상이란 그래.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는 게 현명해. 지기도 하고 이기기도 하는 거야 -- 그게 별 차이가 없단다, 얘야." 무력증이 진행되어 나를 좀먹는다. 그것이 바로 사람들이 철학이라 부르는 것. * * * * * * * * * * * * * * The Veteran When I was young and bold and strong, Oh, right was right, and wrong was wr..

윌리엄 에드가 스태포드(William Edgar Stafford)

어둠 속을 여행하다 어둠 속을 여행하다 윌슨 강 도로변에서 죽은 사슴 하나를 발견하였다. 일 땐 보통 협곡 아래로 굴려 내려버리는 게 상책: 길이 좁아; 급히 피하려다 더 많은 목숨이 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미등(尾燈) 불빛을 받아 더듬더듬 차 뒤로 돌아가 죽은 지 얼마 안 된 암사슴의 주검 곁에 섰다; 사슴은 이미 뻣뻣했고, 거의 싸늘해져 있었다. 한쪽으로 끌어당겨 보았다; 사슴의 배가 불룩했다. 손으로 옆구리를 만져보고 까닭을 알 수 있었다-- 옆구리가 따뜻했다. 새끼가 그 안에 들어 있었던 것. 목숨이 붙은 채로 가만히 가망 없는 출산을 기다리고 있었다. 산중 길가에서 나는 망설였다. 자동차는 하향(下向)한 주차등으로 앞을 비추었고 보닛 아래에서 엔진은 계속 가르랑거렸다. 나는 붉게 달아오르..

윌리엄 에드가 스태포드(William Edgar Stafford)

나에게 물어보기를 강물이 얼음으로 변한 어느 날, 내가 한 실수들에 대해 나에게 물어본다. 내가 한 일이 나의 인생인지 나에게 물어본다. 어떤 이들이 슬며시 내 머리에 스쳤다. 어떤 이들은 나에게 도움도 상처주기도 했거늘 그들의 강렬한 사랑과 증오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물어본다 난 너의 말을 듣는다. 너와 난 돌아서서 고요한 강물을 바라보고 기다린다. 강의 물살을 숨겨진 채 있음을 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앞에서 어김없이 고요함을 지탱하면서 수 마일 떨어진 곳에서 흘러오고 흘러감을 안다 강물이 말하는 것이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임을. ​ * * * * * * * * * * * * * * Ask Me Some time when the river is ice ask me mistakes I have made..

윌리엄 에드가 스태포드(William Edgar Stafford)

삶이란 어떤 거냐 하면 네가 따르는 한 가닥 실이 있단다. 변화하는 것들 사이를 지나는 실, 하지만 그 실은 변치 않는다. 사람들은 네가 무엇을 따라가는지 궁금해한다. 너는 그 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그렇지만 다른 이들에겐 발 보이지 않는다. 그것을 잡고 있는 동안 너는 절대 길을 잃지 않는다. 비극은 일어나게 마련이고, 사람들은 다치거나 죽는다. 그리고 너도 고통받고 늙어간다. 네가 무얼 해도 시간이 하는 일을 막을 수는 없다. 그래도 그 실을 꼭 잡고 놓지 말아라. ​ * * * * * * * * * * * * * * The way it is There’s a thread you follow. It goes among things that change. But it doesn’t change. P..

더글러스 맬록(Douglas Malloch)

그대 만일 그대 만일 큰길이 되지 못하겠거든아주 작은 오솔길이 되어라. 그대 만일 태양이 될 수 없으면큰 별이 되어라. 실패와 성공은 크기에 있는 것이 아니니무엇이 되더라도 가장 좋은 것이 되어라. ​ * * * * * * * * * * * * * * * 더글러스 맬록(Douglas Malloch, 1877년 5월 5일 ~ 1938년 7월 2일, 향년 61세)은 미국의 명상 시인, 칼럼니스트, 단편 소설 작가이다.맬록 형제는 목재 산업의 중심지로 알려진  미시간 주 머스키건에서 태어났으며, 숲, 벌목 캠프, 제재소 및 목재 숲 속에서 자랐다.그는 목재 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유명해졌다.환경보전에 관한 시작(詩作)을 했으며, 그는 지역적으로나 전국적으로 "벌목공의 시인"으로 알려졌다.그는 전국 언..

오스트리아: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숱한 길들 숱한 길들이 내 안에서 교차한다 말하자면 나는 늘상 여러 길을 한꺼번에 가고 있다 나는 가난하다 하지만 생각한다 가령 이 길들 중에 하나가 벗어날 출구라면 난 부유할 것이라고 숱한 길들이 내 안에서 교차한다 말하자면 나는 늘상 여러 길을 한꺼번에 가고 있다 나는 가난하다 하지만 생각한다 가령 이 길들 중에 하나가 벗어날 출구라면 난 한결 더 가난할 것이라고 ​ * * * * * * * * * * * * * * * 에른스트 얀들(Ernst Jandl, 1925년 8월 1일 ~ 2000년 6월 9일)은 오스트리아의 작가, 시인, 번역가이다. 그는 구체적이고 시각적인 시적 형식의 전통에서 주로 건전한 시(Sprechgedichte)로 실험적인 서정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다다이즘의 영향을 받아 실험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