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그외 나라 116

아일랜드:이반 볼랜드(Evan Boland)

격리 한 민족 전체의 가장 힘든 해에 가장 힘든 계절의 가장 힘든 시간에 한 남자가 아내와 함께 빈민 구호소를 떠났다. 그는 걸어서, 둘 다 걸어서, 북쪽을 향했다. 그녀는 너무 오래 굶어 열이 났고 따라갈 수가 없었다. 그는 그녀를 들어 등에 업었다. 그렇게 서쪽으로, 서쪽으로, 그리고 북쪽으로 걸었다. 밤이 내리고 얼어붙은 별 아래 도착할 때까지. 아침에 그들 둘 다 죽은 채 발견되었다. 추위 속에서, 굶주림 속에서, 역사의 부조리 속에서. 그러나 그녀의 두 발은 그의 가슴뼈에 대어져 있었다. 그의 살의 마지막 온기가 그녀에게 준 마지막 선물이었다. 어떤 낭만적인 연애시도 여기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라. 여유로움에서 풍겨 나는 우아함과 육체적 관능에 대한 어설픈 찬미를 위한 자리는 여기에 없다. 단지 ..

터키: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가장 나쁜 일 그들은 우리를 붙잡아 감옥 안에 던져 넣었다. 벽 안에 있는 나 벽 밖에 있는 너 하지만 이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가장 나쁜 일은 알면서 혹은 모르면서 자기 안에 감옥을 품고 사는 것이다.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게 살고 있다.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고 착한 사람들이.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이. * * * * * * * * * * * * * * * * 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1902년 1월 15일 ~ 1963년 6월 3일) 흔히 나즈름 히크메트로 알려진 나즈름 히크메트 란은 터키의 시인, 극작가,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감독, 회고록 작가였다. 그는 "그의 진술의 논리적 흐름"으로 호평을 받았다. 첫 시를 음절계로 썼음에도 불구하고, ..

터키: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진정한 여행 가장 훌륭한 시는 아직 쓰이지 않았다. 가장 넓은 바다는 아직 항해되지 않았고, 가장 먼 여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불멸의 춤은 아직 추어지지 않았으며, 가장 빛나는 별은 아직 발견되지 않은 별. 무엇을 해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 비로소 진정한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어느 길로 가야 할지 더 이상 알 수 없을 때, 그때가 비로소 진정한 여행의 시작이다. * * * * * * * * * * * * * * * * 나짐 히크메트 란(Nâzım Hikmet Ran, 1902년 1월 15일 ~ 1963년 6월 3일)은 터키의 시인, 극작가, 감독이다. 그의 발언 중 시적 흐름 부분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낭만적인 공산주의자", "낭만적이고 혁명적인"으로 불리던 그는 여러 번 체..

벨라루스: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Svetlana Alexandrovna Alexievich)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평범하고 인간적인 것에 대한 이 불신에 보통의 삶을 소위 이상이라는 것과 슬쩍 바꿔치기하려는 욕망에 평범한 온기를 차디찬 광채와 맞바꾸려는 이 욕망에 나는 매번 충격을 받았다 평범한 사람들은 자신의 행동을 꾸미지 않는다 더 정확히 말해 이들은 신문이나 책 따위에서 이야기를 끌어오지 않는다 타인의 영향을 받은 이야기가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뽑아낸 진짜 고통과 아픔을 들려준다 많이 배운 사람들의 감정과 언어는 시간에 의해 다듬어지기 쉽다 그리고 본질이 아닌 부차적인 것들에 쉽게 물든다 어떻게 퇴각했는지 어떻게 공격을 감행했는지 어느 전선에서 싸웠는지는 영웅심에 도취되어 흔히들 하는 '남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는 그것이 아닌 '여자'의 전쟁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네덜란드: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오, 내가 죽어야만 한다면 오, 내가 죽어야만 한다면, 죽음이 다가와서 속삭이고, 속삭일 거예요 멋진 무언가를, 나는 내 창백한 두 눈을 부릅뜰 거예요. 그리고 놀라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나는 놀라지 않을 거예요; 사랑 속에서 죽을 거예요 오로지 잠들고, 잠들어 조용히 당신을 기다리는, 그 기다림일 거예요. * * * * * * * * * * * * * * * * * 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1865년 5월 11일 스헤르토헨보스~ 1925년 6월 21일 로테르담)는 네덜란드의 시인으로, 네덜란드 상징주의를 대표하는 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그의 시들은 낭만주의적인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으며, 동시에 텍스트 내에서 강렬한 느낌을 주는 특성 때문에 모더니스트로도 ..

네덜란드: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여름밤 조용히 저녁이 내려왔다. 초원 위로, 졸고 있는 옥수수 목 위로 흔들리고, 하얗게 매달려 모든 것을 감싸고............ 안개 베일. 한때 사랑했던 곳을 따라 희미한 별빛 아래 밤을 방황하는 하데스에서 그림자가 솟아올랐습니다. 지치면 슬프다. 이미 달빛이 사라지고 군중은 죽은 자의 어둠의 영역으로 다시 기어 들어갑니다. 창백한 얼굴에 앉아............ 쓰라린 우울. 그리고 빛의 신인 첫 번째 광선은 창백한 모든 성배에 떨어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을 비춥니다............... 핏자국이 없는 턱. * * * * * * * * * * * * * * * * * 얀 헨드릭 레오폴드(Jan Hendrick Leopold, 1865년 5월 11일 스헤르토헨보스~ 1925년 6월 21일..

네덜란드:빈센트 반 고흐(Vincent Willem van Gogh)

테오에게 나는 누구일까 대부분의 사람들 눈 속에서 아무것도 아니지 늘 그러했고 앞으로도 사회적 지위를 결코 가질 수 없는 간단히 말해 바닥 중의 바닥인 별 볼 일 없고 유쾌하지 않은 사람 그러나 이 모든 게 틀림없는 진실이라 해도 언젠가는 나의 작품을 선보이고 싶구나 이 보잘것없고 별 볼 일 없는 내가 마음속에 품은 것들을 화가의 삶에서 죽음은 별것 아닐지도 몰라 난 정말 아무것도 모르지만 별을 바라볼 때마다 늘 꿈꾸게 되지 왜 우리는 하늘의 불꽃 가까이 다가설 수 없을까 혹시 죽음이 우리를 별로 데려가는 것일까 늙어서 편히 죽는다면 저기로 걸어갔을 거라며 스스로에게 말하곤 하지 늦었으니 이만 누워야겠어 잘 자렴 행운을 빌게 악수를 건네며 사랑하는 빈센트가 * * * * * * * * * * * * * ..

나이지리아:니이 오순다레(Niyi Osundare)

집으로 돌아와 나는 돌아왔다 내 노래 뒤엔 한국의 바람 결코 자기 말을 잊지 않은 어느 강의 기억들 나는 되돌아왔다, 나의 발바닥과 교감한 진주 흙의 서정시 가을 나무 위 새의 단음절(短音節) 노래 그 가늘고, 강인한 지저귐 그리고 나의 가족 농지 뒤 라피아1) 밭에 있는 위버새2)의 현란한 유동성 제사의 절 예의 바른 미소 이곳 무대를 관장하는 경의의 드라마3) 속 같은 장면들 붓다의 입술 위 예로부터의 기도처럼 진실되고 대나무 다발을 빗질하는 바람처럼 어디에나 있는... 전주와 서울 사이 부드러운, 잿빛 흙에서 나는 나의 아프리카 북과 장단과 잘 맞는 노래 하나 찾았다 1) 라피아 : 마다가스카르산(産) 야자과 식물. 2) 위버새 : 지붕이 있는 둥우리를 만드는 기술이 뛰어난 새로 특히 아프리카 종의..

나이지리아:니이 오순다레(Niyi Osundare)

시(詩)란 어느 배타적인 혀의 내밀한 속삭임이 아니다 어느 놀라워한 청중을 끌기 위한 술책이 아니다 그리스-로마 설화 속에 묻혀있는 어느 박식한 퀴즈가 아니다 시(詩)란 음색을 거두어들이는 생명의 근원 더 많이 목청을 뽑으면 더 많은 마음을 휘젓는 행동의 선구자 시(詩)란 행상인의 짤막한 노래 징의 웅변 장터의 서정시 풀잎 위 아침 이슬 비추는 환한 빛 시(詩)란 부드러운 바람이 춤추는 잎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 발바닥이 먼지투성이 길에게 말해주는 것 별이 유혹하는 꿀에게 붕붕 대며 불러주는 것 내리는 비가 처진 처마에게 읊조리는 것 시(詩)란 고독한 현자의 돌을 위한 신탁의 알맹이가 아니다 시(詩)란 사람에게 의미하는 사람이다. ​ * * * * * * * * * * * * * * * 니이 오순다레(1..

나이지리아:니이 오순다레(Niyi Osundare)

긴급구조전화 911 911* 호수 물이 막 현관 아래까지 차 들어 와요 그럼, 진행과정을 철저히 막아 보세요 911 911 호수 물이 막 문까지 차 들어 와요 그럼, 물 샐 틈 없이 문을 꽉 닫아 보세요 911 911 호수 물이 유리창을 통해 들어오고 있어요 그럼, 창 덧문을 내려 닫고 창 가리개를 풀어 내려보세요 911 911 지붕이 찢어져요 천장이 무너져 내려요 그럼, 별을 쳐다보세요 하늘은 안전지대입니다 911 911 물이 거실 9피트까지 차올라요 그럼, 지느러미를 펴서 상어처럼 헤엄쳐보세요 911 911 다락방에 갇혔어요 물이 계속 올라와요 그럼, 지붕 위로 올라가서 헬리콥터 구조대를 기다려보세요 911 911 하지만 지금 새벽 두 시예요 지옥처럼 어두워요 그럼, 성 천사들에게 기도해 보세요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