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詩)란
어느 배타적인 혀의
내밀한 속삭임이 아니다
어느 놀라워한 청중을 끌기 위한
술책이 아니다
그리스-로마 설화 속에 묻혀있는
어느 박식한 퀴즈가 아니다
시(詩)란
음색을 거두어들이는
생명의 근원
더 많이 목청을 뽑으면
더 많은 마음을 휘젓는
행동의 선구자
시(詩)란
행상인의 짤막한 노래
징의 웅변
장터의 서정시
풀잎 위 아침 이슬 비추는
환한 빛
시(詩)란
부드러운 바람이
춤추는 잎에게 음악을 들려주는 것
발바닥이 먼지투성이 길에게 말해주는 것
별이 유혹하는 꿀에게 붕붕 대며 불러주는 것
내리는 비가 처진 처마에게 읊조리는 것
시(詩)란
고독한 현자의 돌을 위한
신탁의 알맹이가 아니다
시(詩)란
사람에게
의미하는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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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이 오순다레(1947~)는 현재 아프리카 나이지이라의 주도적인 시인, 극작가, 비평가, 산문가, 대중 매체 기고가로서, 1960년 독립 이후 치누아 아체베(1930~2013), 윌레 소잉카(1934~), 크리스토퍼 오킥보(1932~1967) 등을 이은 제2세대 작가다.
그는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 남서부 이케레-에키타라는 요루바족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그의 아버지는 북을 치고 노래를 짓고 부르는 농부였으며 어머니를 베를 짜고 염색하는 일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농촌 공동체에서 생활하다가 아버지의 권유로 영국의 식민지 교육 체계 속에 들어가 수학하였고, 나이지리아 이바단대학에서 학사 학위, 영국의 리즈대학에서 석사학위, 그리고 1979년 캐나다의 요크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2년 오순다레는 나이지리아로 돌아와 이바단대학교 영문과 교수를 역임했고, 1991/1992년 미국의 뉴올리언스대학 영문과의 부교수로 재직했다가 1997년에 정교수로 되돌아와 현재 석좌교수로서 아프리카 문학, 아프리카 디아스포라 문학, 문체론, 사회언어학 및 창작을 담당했다.
또한 그는 나이지리아의 가장 명성 있는 주간지 (뉴스워치)의 정기적인 기고가이고, 나이지리아 <선데이 브리뷴>의 주간 시 칼럼 담당자이며, 신문, 라디오, 텔레비전 등 다수의 대중 매체를 통해 당대 사건에 대한 평론가이기도 하다.
오순다레는 지금까지 18권의 시집과 2권의 시선집, 4편의 극작품, 2권의 산문집 및 수많은 학술 논문과 서평, 그리고 다양한 형태의 대중매체 기고문을 발표했다.
그의 시는 주로 공동체적 삶과 구전 문학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이를 통해 식민주의, 자본주의, 독재정권 등에 의한 인종적 - 정치적 - 경제적 억압에 대한 저항, 사회 정의, 인권, 환경 등의 문제를 누구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사용하여 전한다.
현재 그는 세계의 여러 나라를 방문하여 시 낭독회를 개최하고 있으며, 그의 작품은 아랍, 이탈리아, 일본, 세르비아, 스페인, 슬로베니아, 프랑스,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되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2015년부터 매년 5월 니이 오순다레를 위한 시 낭독회, 학술 대회, 문학/문화 체험 등을 여는 "니이 오순다레 국제 시 페스티벌'이 개최되고 있다.
그는 나이지라아 작가협회 시문학상, 캐드버리/나이지리아 작가협회 시문학상, 연방 시문학상, 아프리카의 가장 권위 있는 노마상, 아프리카 최고 시문학 상인 치카야 우탐' 시문학상, 시 창작에서의 탁월성과 아프리카 인권에 중요한 기여를 한 인물에게 수여하는 아프리카 작가회의 폰론-니콜스상, 그리고 학문과 창작에 탁월한 업적을 이룬 인물에게 수여하는 나이지리아 국가유공자상 등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