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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黃 昏

52. 黃       昏                        이 육 사(1904-1944)   내 골방의 커텐을 걷고  정성된 마음으로 황혼을 맞아들이노니  바다의 흰 갈매기들같이도  인간은 얼마나 외로운 것이냐   황혼아 네 부드러운 손을 힘껏 내밀라  내 뜨거운 입술을 안긴 모든 것에  나의 입술을 보내게 해다오   저 십이성좌의 반짝이는 별들에게도  종소리 저문 삼림 속 그윽한 수녀들에게도  시멘트 장판 우 그 많은 囚人들에게도  의지가지없는 그들의 심장이 얼마나 떨고 있는가   고비사막을 걸어가는 낙타 탄 행상대에게나  아프리카 녹음 속 활 쏘는 토인들에게라도  황혼아 네 부드러운 품안에 안기는 동안이라도  지구의 반쪽만을 나의 타는 입술에 맡겨다오   내 오월의 골방이 아늑도 하니  황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