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60. 나 비

높은바위 2005. 7. 2. 07:12
 

60. 나  비

                      윤 곤 강

 

  비바람 험상궂게 거쳐간 추녀 밑 ---

  날개 찢어진 늙은 호랑나비가

  맨드라미 대가리를 물고 가슴을 앓는다.


  찢긴 나래에 맥이 풀려

  그리운 꽃밭을 찾아갈 수 없는 슬픔에

  물고 있는 맨드라미조차 소태 맛이다.


  자랑스러운손 화려한 춤재주도

  한 옛날의 꿈조각처럼 흐리어

  늙은 舞女처럼 나비는 한숨진다.

 

                  1930. 시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