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58. 暮 村

높은바위 2005. 7. 2. 07:10
 

58. 暮     村

                          오 장 환

 

  추라한 지붕 썩어가는 추녀 우엔 박 한 통이 쇠었다.

  밤서리 차게 나려앉는 밤 싱싱하던 넝쿨이 사그러붙던 밤.

지붕 밑 양주는 밤새워 싸웠다.

  박이 딴딴히 굳고 나무잎새 우수수 떨어진던 날, 양주는 새 바가지

뀌어 들고 추라한 지붕, 썩어가는 추녀가 덮인 움막을 작별하였다.

 

                                   1936. 시인부락.

 

* 이 시는 고통스러운 현실에 떠밀려 고향을 떠나는 농민의 모습을 짧은 형식 속에 구체적이고 감각적인 시어로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