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없는 날이여
복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치매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
1946. 육사시집ꡕ
57. 꽃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없는 날이여
복쪽 툰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치매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여
한 바다복판 용솟음치는 곳
바람결 따라 타오르는 꽃城에는
나비처럼 취하는 무리들아
오늘 내 여기서 너를 불러보노라
1946. 육사시집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