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 플라타너스 112. 플라타너스 김 현 승 꿈을 아느냐 네게 물으면 플라타너스 너의 머리는 어느덧 파란 하늘에 젖어 있다. 너는 사모할 줄을 모르나 플라타너스 너는 네게 있는 것으로 그늘을 늘인다. 먼 길에 올 제 호올로 되어 외로울 제 플라타너스 너는 그 길을 나와 같이 걸었다. 이제 너의 뿌리 깊이 나의 영혼을..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22
111. 눈 물 111. 눈 물 김 현 승(1913-1975)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10. 성북동 비둘기 110. 성북동 비둘기 김 광 섭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9. 생(生)의 감각 109. 생(生)의 감각 김 광 섭 여명(黎明)의 종이 울린다. 새벽 별이 반짝이고 사람들이 같이 산다. 닭이 운다. 개가 짖는다. 오는 사람이 있고 가는 사람이 있다. 오는 사람이 내게로 오고 가는 사람이 다 내게서 간다. 아픔에 하늘이 무너졌다. 깨진 하늘이 아물 때에도 가슴에 뼈가 서지 못해서 푸른 빛은..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8. 산 108. 산 김 광 섭 이상하게도 내가 사는 데서는 새벽녘이면 산들이 학처럼 날개를 쭉 펴고 날아와서는 종일토록 먹도 않고 말도 않고 엎뎄다가는 해질 무렵이면 기러기처럼 날아서 틀만 남겨놓고 먼 산속으로 간다 산은 날아도 새둥이나 꽃잎 하나 다치지 않고 짐승들의 굴 속에서도 흙 한줌 돌 한개 들..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7. 全 羅 道 길 107. 全 羅 道 길 小鹿島로 가는 길에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낙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西山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6. 쉽게 씌어진 詩 106. 쉽게 씌어진 詩 윤 동 주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六疊房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 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볼까, 땀내와 사랑내 포근히 품긴 보내주신 학비봉투를 받어 대학 노트를 끼고 늙은 교수의 강의 들으러 간다. 생각해보면 어린 때 동무들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5. 별 헤는 밤 105. 별 헤는 밤 윤 동 주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가슴 속에 하나 둘 새겨지는 별을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하나..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104. 또 다른 故鄕 104. 또 다른 故鄕 윤 동 주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방에 누웠다. 어둔 방은 우주로 통하고 하늘에선가 소리처럼 바람이 불어온다. 어둠 속에 곱게 풍화작용하는 백골을 들여다보며 눈물짓는 것이 내가 우는 것이냐 백골이 우는 것이냐 아름다운 나의 혼이 우는 것이냐 지조 높은 개..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
87. 나 그 네 87. 나 그 네 박 목 월 -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芝熏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1946. 상아탑 * 조지훈의 「완화삼」에 화답한 시로, 삶의 체념과 달관을 주제로 하고 있다. 1..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7.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