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11. 눈 물

높은바위 2005. 7. 19. 23:30
 

111. 눈   물

 

                       김   현   승(1913-1975)

 

  더러는

  옥토에 떨어지는 작은 생명이고저 …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나의 전체는 오직 이뿐!


  더욱 값진 것으로

  드리라 하올 제,


  나의 가장 나중 지니인 것도 오직 이뿐!

  아름다운 나무의 꽃이 시듦을 보시고

  열매를 맺게 하신 당신은,


  나의 웃음을 만드신 후에

  새로이 나의 눈물을 지어주시다.

 

           1957, 김현승시초


1. 나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2. 이 시는 어떤 상황을 노래한 것인지 상상하여 한 편의 이야기로 꾸며 봅시다.



3. 이 시는 이렇게 볼 수 있습니다.

   이 시는 시인이 어린 아들을 먼저 죽음의 세계로 보낸 비극적 상황에서 그 아픔을 견디면서 쓴 작품이다. 핵심이 되는 시어 ‘눈물’은 그러한 비애의 극한에서 나온 것이다. 비애의 감정이 지나치면 사람들은 그냥 거기에 주저앉아 절망하기 쉽다. 그러나 이 시의 화자는 첫 구절에서 ‘눈물’을 ‘옥토에 떨어지는 생명’이라고 말하고 있다. 새로운 생명을 싹틔울 씨앗을 연상케하는 이 구절은 마지막 연에 나오는 ‘열매’라는 말을 예비한다. 태어날 때의 그 웃음은 일시적인 것이었다. 그 후에 남는 것은 슬픔의 상징인 눈물이다. 절대자를 향한 순수한 삶을 그린 김현승은 이 시에서는 순수함과 진실을 ‘눈물’로 표현하였다. 김현승이 이렇게 자식의죽음 앞에서도 겸허한 태도를 보일 수 있는 것은 그가 지닌 신앙심 덕분이다. 그의 종교적 자세는 시의 어조에도 나타난다. ‘흠도 티도/ 금가지 않은’ 가장 순수하고 ‘값진’ 눈물을 흘리면서 신의 섭리에 따른다.

 

  이 시에 대한 시인 자신의 해설을 보자.

  이 시의 기저에는 기독교 정신이 깔려 있다. 이 시는 내가 그렇게도 아끼던 나의 어린 아들을 잃고나서 애통하던 중 어느날 문득 얻어진 시이다. 나는 내마음의 상처를 믿음으로 달래려는 심정으로 썼다. “인간이 신 앞에 드릴 것이 있다면 그것은 변하기 쉬운 웃음이 아니다. 이 지상에 오직 썪지 않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신 앞에서 흘리는 눈물일 것이다”.라는 것이 이 시의 주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 시는 눈물을 좋아하는 나의 타고난 기질에도 잘 맞는다.  


4. 구성 : 순결한 생명인 눈물(1연)

          눈물의 순수성(2연)

          눈물의 가치(3연)

          소망의 최고조(4연)

          즐거움 뒤에 오는 눈물의 의미(5연)

4.1 이 시의 핵심적 요소는 무엇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김현승의 시가 대부분 종교적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 먼저 주안점을 두어야 한다. 즉 기독교적 신앙인의 집안에서 출생한 그는 젊은 시절의 혈기를 지녔던 시기의 시를 제외하고는 기독교적인 신앙의 자세를 그대로 시에 보여준다. 윗 시 ‘눈물’도 여기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눈물이 지니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슬픔을 넘어서 신에게 드리는 눈물로 경건함이 있다. 자식의 죽음을 슬픈다는 감정을 넘어서는 신에게 드리는 인간의 근원적인 순수함이 내재해 있다고 보아야 한다. 결국 이 시의 핵심적 요소는 눈물의 의미를 ㅔ대로 파악하는 것이라고 하겠다.

  

5. 주제 : 순결한 삶의 추구(순수하고 진실한 영혼의 기원)


6. 김현승(金顯承. 1913-1975) 평양 출생. 호는 다형(茶兄). 숭실 전문 문과 졸업. 조선대, 숭실대 교수 역임. 1934년 숭실 전문 교지에 발표한 시가 양주동의 눈에 띄어 ‘동아 일보’에 발표됨으로써 등단. 초기시에는 젊음에 넘친 서사적인 면이 있으나 해방 후에는 자연 예찬과 크리스트교적 내면 탐구로 기울음. 시집 ‘옹호자의 노래’(1963), ‘견고한 고독’(1968) 등이 있음.


7. 생각해 봅시다.

1) 이 시의 단정적 어조는 화자의 태도와 어떻게 연관되는지 50자 정도로 쓰시오.

2) 이 작품에서 화자가 자신의 감정을 처리하고 있는 방법을 쓰시오.


8. 이 시는 어떤 작품과 연관지어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이 시와 유사한 시로는, 역시 아들의 죽음을 소재로 한 정지용의 ‘유리창’과 아우의 죽음을 소재로 한 박목월의 ‘하관’, 또한 누이의 죽음을 종교적으로 승화한 제망매가(향가)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