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 나 그 네
박 목 월
- 술 익는 강마을의 저녁 노을이여- 芝熏
강나루 건너서
밀밭 길을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길은 외줄기
南道 三百里
술 익는 마을마다
타는 저녁 놀
구름에 달 가듯이
가는 나그네
1946. 상아탑
* 조지훈의 「완화삼」에 화답한 시로, 삶의 체념과 달관을 주제로 하고 있다. 1연을 제외하고 연들이 모두 명사로 끝맺고 있어 의미가 집중되고 간결미를 자아내고 있다. 향토성이 아주 강한 시어를 구사했으며, 3음보의 율격을 보여주고 있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적 풍물이나 나그네는 실재하는 대상이라기보다는 시공간을 초월한 상징적인 것들로 한국적 서정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는 것이 좋다.
* 87번 항에 넣어질 것이 빠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