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7. 全 羅 道 길
小鹿島로 가는 길에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낙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西山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千里 먼 전라도길.
1949. 『한하운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