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07. 全 羅 道 길

높은바위 2005. 7. 19. 23:24
 

107. 全 羅 道 길

 

        小鹿島로 가는 길에

 

                        한 하 운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낙히는 더위뿐이더라.


  낯선 친구 만나면

  우리들 문둥이끼리 반갑다.


  天安 삼거리를 지나도

  쑤세미 같은 해는 西山에 남는데.


  가도 가도 붉은 황톳길

  숨막히는 더위 속으로 절름거리며

  가는 길 ……

 

  신을 벗으면

  버드나무 밑에서 지까다비를 벗으면

  발가락이 또 한 개 없다.


  앞으로 남은 두 개의 발가락이 잘릴 때까지

  가도 가도 千里 먼 전라도길.

 

                  1949. 『한하운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