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먼즈 사랑한 뒤에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픔을 지니고.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해서 안 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너무나도 괴로운 일, 지금까지는 만남이 즐거움이었으나 그 즐거움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6
홉킨즈 평화 평화, 너 낯선 산비둘기여, 너 언제나 그 놀라기 잘하는 날개 접어 이 이상 더 내 주위를 방황 말고, 내 나무 그늘에 쉬려는가? 평화여, 언제나 너는 평화로우려나? 나는 내 자신의 마음에 대해 위선자가 되지는 않으련다. 어느 때든지 네가 오기를 기다리마. 그러나 겉치레한 평화는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4
스윈번 걸음마 아장아장 걸음마, 아름다운 꽃 활짝 핀 5월의 들길보다 부드럽고 예쁘게 우리 아기 걸음마는 비틀거린다. 아장아장 걸음마. 새벽하늘 같은 맑은 눈으로 엄마의 눈만 향해 마주 바라보며 노래하듯 즐거워. 황금빛 봄날을 반기듯 즐거운 얼굴 그 첫날의 한 토막 놀이런가. 사랑과 웃..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3
브론테 추억 흙 속은 차갑고, 네 위에는 깊은 눈이 쌓여 있다. 저 먼 곳 쓸쓸한 무덤 속에 차갑게 묻힌 그대 하나 뿐인 사람아, 모든 것을 삼키는 시간의 물결로 떼어져 나는 사랑을 잊고 만 것일까? 홀로 남게 된 내 생각은 산봉우리들을 날고, 앙고라의 기슭을 방황한다. 지금 날개 접고 쉬는 곳..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2
하우스먼 팔리지 않는 꽃 나는 땅을 갈아 도랑을 파고 잡초를 뽑고 그리고 활짝 핀 꽃을 시장에 가져갔다. 그러나 아무도 사는 이 없어 집으로 가져왔지만 그 빛깔 너무 찬란하여 몸에 치장할 수도 없다. 그래서 여기저기 꽃씨를 뿌렸나니 내가 죽어 그 아래 묻히어서 사람들의 기억에서 까마득히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1
스티븐슨 진혼곡 별빛 아름다운 넓은 하늘 아래 무덤 파고 거기에 나를 눕혀 다오. 즐겁게 살았고 또 즐겁게 죽으니 즐거이 또한 이 몸 눕노라. 묘비에 새길 싯구는 이렇게 써 다오. 오래 바라던 곳에 그는 누워 있느니 바다에 갔던 뱃사람 집으로 돌아오다. 산으로 갔던 사냥꾼 집으로 돌아오다. *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3.31
브리지스 아름다운 것을 사랑한다 내, 모든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여 그것을 찾으며 또한 숭배하느니 신인들 그보다 더 찬미할 게 무엇이랴. 사람은 그 바쁜 나날 속에서도 아름다움으로 해서 영예로운 것. 나 또한 무엇인가를 창조하여 아름다움의 창조를 즐기려 하느니 그 아름다움이 비록 내일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3.30
로제티 노래 내가 죽거든, 사랑하는 사람이여 날 위해 슬픈 노래를 부르지 마세요. 내 머리맡에 장미꽃도 심지 말고 그늘진 삼나무도 심지 마세요. 내 위에 푸른 잔디를 퍼지게 하여 비와 이슬에 젖게 해 주세요. 그리고 마음이 내키시면 기억해 주세요. 아니, 잊으셔도 좋습니다. 나는 사물의 그.. 세계의 명시/영국 2015.03.28
로제티 생일날 내 마음은 파릇한 가지에 둥지 짓고 노래하는 새와 같다. 내 마음은 가지가 휘듯 열매 달린 사과나무와 같다. 내 마음은 잔잔한 바다에서 놀고 있는 보랏빛 조개 같다. 내 마음이 그 보다 더 설레임은 그이가 오기 때문이다. 날 위해 명주와 솜털의 단을 세우고 그 단의 모피와 자주.. 세계의 명시/영국 2015.03.27
아놀드 마거리트에게 그렇다, 삶의 바다 속에서 섬이 되어 서로의 사이에는 물결치는 소리 들리는 해협이 있고 기슭 없는 물의 황야에 점점이 위치하여 우리들 무수한 인간은 고독하게 산다. 섬들은 각기 에워싼 물의 흐름을 느끼고 더욱이 끝없이 넓은 세계를 느낀다. 그러나 달이 그들의 골짜.. 세계의 명시/영국 2015.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