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영국

시먼즈

높은바위 2015. 4. 6. 07:19

 

 

      사랑한 뒤에

 

이제 헤어지다니, 이제 헤어져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되다니.

영원히 끝나다니, 나와 그대,

기쁨을 가지고, 또 슬픔을 지니고.

 

이제 우리 서로 사랑해서 안 된다면

만남은 너무나, 너무나도 괴로운 일,

지금까지는 만남이 즐거움이었으나

그 즐거움은 이미 지나가 버렸다.

 

우리 사랑 이제 모두 끝났으면

만사를 끝내자, 아주 끝내자.

나, 지금까지 그대의 애인이었으면

새삼 친구로 굽힐 수야 없지 않은가.

 

 

 

* 시먼즈(Arthur Symons : 1865-1945)는 영국에서의 상징주의 운동의 지도자로 활약하였다.

그에 의하면 참다운 문학정서는 인생의 윤리도덕과 관계 없는 것이라는 입장에서 순수하게 예술을 위한 예술을 주장하였고, 감각적이며 순간적인 착상이야 말로 귀중한 것이라 하였다.

시집으로 <런던의 밤>(1895)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