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스프리 호수섬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랏빛 어리는 곳,
저녁에는 방울새 날개소리 들리는 거기.
일어나 지금 가리, 밤에나 또 낮에나
호숫물 찰랑이는 그윽한 소리 듣노니
맨길에서도, 회색 포장길에 선 동안에도
가슴에 사무치는 물결 소리 듣노라.
* 이 시는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William Butler Yeats : 1865-1939)의 서정시 가운데서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으로서, 1890년에 창작되어 <The Countess Kathleen and Various Legends and Lyrics>(1892)에 발표된 것이다.
시인의 고향인 아일랜드의 슬라이고우(Sligo) 지방의 경치가 깊이 시인에게 작용하고 있음을 암시하는 시로, 이니스프리 호수섬이 있는 고향이 대도회지 런던의 현대적인 생활의 소용돌이 속에서 얼마나 시인의 마음을 받쳐 주고 있는지를 말해 주고 있다.
언어의 사용 방법이 아주 교묘하고 또한 주의 깊으며, 작가의 심리상태를 묘사해 낸 리드미컬한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