흄 부두 위 한밤중 고요한 부두 위 밧줄 드리운 높은 돛대 끝에 달이 걸렸고, 그렇게 먼 것은 놀다 잊은 어린아이의 풍선뿐이다. * 흄(Thomas Ernest Hulme : 1883-1917)은 영국의 시인이자 비평가이다. 휴머니즘, 자유주의, 낭만주의에 반대하여 고전주의를 제창하기도 했다. 주관적 감정을 배제하고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6
메이스필드 그리운 바다 내 다시 바다로 가리, 그 외로운 바다와 하늘로 가리. 큼직한 배 한 척과 지향할 별 한 떨기 있으면 그뿐, 박차고 가는 바퀴, 바람의 노래, 흔들리는 흰 돛대와 물에 어린 회색 안개 동트는 새벽이면 그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달리는 물결이 날 부르는 소리 거역하지 못..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5
D.H.로렌스 봄날 아침 아아, 열려진 방문 저쪽 저기 있는 것은 아몬드나무 불꽃 같은 꽃을 달고 있다. 이제 다투는 일은 그만두자. 보라빛과 청색 사이 하늘과 꽃 사이에 참새 한 마리가 날개치고 있다. 우리는 고비를 넘긴 것이다. 이제는 정말 봄!—보라 저 참새는 자기 혼자라 생각하면서 그 얼..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4
브룩 노래 부는 바람은 갑자기 부드러워지고 다시금 봄이 찾아왔다. 당산사나무는 초록빛 싹에 힘을 얻고 내 가슴에는 괴로움의 싹이 움튼다. 겨우내 내 가슴은 기운을 잃고 병들었고 대지 또한 죽은 듯이 얼어 있었기에 나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봄이 오리라고는 내 가슴이 자리에서 일어..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3
스티븐즈 꽃이 핀 숲 꽃이 핀 숲 속으로 갔나니 다른 사람과 함께 간 것이 아니라, 여러 시간 혼자서 거기 있었다. 그렇듯 행복했던 일이 있었으랴 꽃이 핀 숲 속에서. 대지에는 초록색 풀 나무에는 초록색 잎 바람은 소리를 내면서 명랑하게 지껄이고 그래서 나는 행복했다. 무척이나 행복스러웠다..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2
조이스 노래 아아, 도니카아니 근방에 갔을 그때 박쥐가 나무에서 나무를 날아 다닐 무렵 사랑하는 이와 나는 거닐었나니 그녀의 말은 사랑에 겨웠다. 여름날의 바람은 우리들과 함께 속삭이며 지나갔다 무척이나 즐겁게! 그러나 여름날의 산들바람보다도 그녀가 준 입맞춤은 더 부드러웠다. * ..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1
조이스 아아, 그리운 이여 들어보라 아아, 그리운 이여 들어보라 너를 사랑하는 자의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버림을 받으면 사나이는 슬픔을 지니게 마련이다. 사나이는 그때 알게 마련이니 친구들에게 성실함은 없고 약간의 재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말은 헛되다는 사실을 하지만 한 사람이 살며..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10
예이츠 쿨 호수의 백조 나무들은 아름답게 가을 단장을 하고 숲 사이의 오솔길은 메마른데 10월의 황혼 아래 물은 고요한 하늘을 비춘다. 바위 사이로 치런히 넘치는 물 위에 떠노는 쉰 아홉 마리의 백조. 내가 처음 세어 보았을 때로부터 열 아홉 번째 가을이 찾아왔구나. 그때는 내가 미처 다 세..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9
예이츠 이니스프리 호수섬 일어나 지금 가리, 이니스프리로 가리. 가지 얽고 진흙 발라 조그만 초가 지어, 아홉 이랑 콩밭 일구어, 꿀벌 치면서 벌들 잉잉 우는 숲에 나 홀로 살리. 거기 평화 깃들어, 고요히 날개 펴고, 귀뚜라미 우는 아침 놀 타고 평화는 오리. 밤중조차 환하고, 낮엔 보랏빛 어..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8
다우슨 시나라 —지금의 나는 사랑스러운 시나라와 함께 있을 때의 내가 아니다. 지난 밤, 아 어젯밤에 그녀와의 입술 사이에 시나라여! 그대의 그림자가 어른거리며 그대 숨결이 입술 사이와 내 영혼에 내려왔었지. 하여 나는 쓸쓸해지며, 옛사랑이 괴로워서 그래, 나는 쓸쓸해져 머리 숙였.. 세계의 명시/영국 2015.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