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바다
내 다시 바다로 가리, 그 외로운 바다와 하늘로 가리.
큼직한 배 한 척과 지향할 별 한 떨기 있으면 그뿐,
박차고 가는 바퀴, 바람의 노래,
흔들리는 흰 돛대와
물에 어린 회색 안개 동트는 새벽이면 그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달리는 물결이 날 부르는 소리
거역하지 못할 거칠고 맑은 부름 소리 내게 들리고
흰 구름 나부끼며 바람 부는 하루와 흩날리는 눈보라
휘날리는 거품과 울어대는 갈매기 있으면 그뿐이니.
내 다시 바다로 가리, 정처 없는 집시처럼.
바람 새파란 칼날 같은 갈매기와 고래의 길로
쾌활하게 웃어대는 친구의 즐거운 끝없는 이야기와
지루함이 다한 뒤의 조용한 잠과 아름다운 꿈만 있으면 그뿐이니.
* 시집 <바다 조수의 민요(Salt-Water Ballads, 1902년)> 속에 수록되어 있는 걸작으로서, 1930년에 브리지스의 뒤를 이어 계관 시인이 된 메이스필드(John Masefield : 1878-1967)의 시 가운데서 가장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바다의 풍경, 조수 냄새, 선원의 생활이 생생하게 노래되고 있다.
시사(詩史)에 이른바 이미지즘의 시란 것이 있다.
"음악보다 조각에 귀보다 눈에 호소하는 시"를 주장했는데, 이 시는 바로 그런 작품 가운데 한 대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