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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다

"조용한 산사(山寺)의 경내에는 웽그렁거리는 풍경 소리만이 은은히 울려 퍼지고 있었다.""소는 겨울엔 대강 짚신을 신고 있기 때문에 소리가 나지 않는 법인데 워낙 조용한 밤이 돼 놔서인지 서뿐서뿐하는 소리가 있었다." '조용하다'는 '1. 아무런 소리도 없이 잠잠하고 고요하다, 2. 수선스럽지 않고 얌전하다, 3. 말썽이나 문제가 없이 평안하다'라고 국어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조용'은 한자 '종용(從容)'이 '죵용'으로 표기되다가, 오늘날의 표기에 맞춰 '조용'이 되었다. '종(從)'은 거역하지 않고 말을 들어 따른다는 뜻이며, '용(容)'은 떠들지 않고 가만히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종용(從容)'이라는 말은, 행동거지가 안온하고 부드러우며, 자연스럽고, 유유자적하게 지내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다. ..

겨울 속에서

흐르는 곡은,​Verdi의 오페라 나부코(Nabucco)중에서 - Coro Di Schiave Ebrei(히브리 노예들의 합창)​* * * * * * * * * * * * * * * 겨울 속에서                                 高巖 추운 겨울이 오면모든 이가 불쌍해 보인다. 두터운 외투칭칭 감은 목도리입, 코마저 가리고앞만 바라보는 갈 길걸음마다 가쁜 숨. 어기적거리는 움직임에얹혀져있는 삶의 무게.날지 못한 꿈이 접혀있는 구부정한 등허리.고단한 세월을 걸어온 듯 비틀거리는 두 다리. 하늘 향해 오르는 하얀 입김은구원을 바라는 애절한 기도같이 보여. 아!이 모진 추위 속에서도파릇한 새움은 기지개를 켜고얼어붙은 노래는 타오를 수 있을까.

시마자키 도손(島崎藤村)

첫사랑(初恋)  이제 갓 말아 올린 앞머리가사과나무 아래로 보였을 때에앞머리에 꽂은 꽃 장식 빗을꽃이 핀 당신이라 생각했지요 다정하게 하얀 손을 내밀어사과를 내게 주었던 것은연 다홍빛 물든 가을의 결실로난생처음 사랑을 나눔이지요 어찌할 수 없이 내쉰 한숨이그대의 머리 결에 닿았을 때벅차오르는 사랑의 잔을당신과의 연정에 기울였다오 사과나무 과수원 나무 아래로저절로 만들어진 이 오솔길은누가 밟기 시작한 흔적인가 하고물으시는 것조차 그리웠다오. * * * * * * * * * * * * * * * * 시마자키 도손(일본어: 島崎藤村; 1872년 3월 25일 ~ 1943년 8월 22일)은 일본 메이지 시대의 시인이자, 메이지에서 쇼와까지의 소설가다. 본명은 시마자키 하루키(島崎春樹)이다. 1897년 시집 를 낸..

두레박

"두레박은 우물 안에서 깨진다."두레박이 깨지더라도 우물물을 뜨다가 깨지듯이, 사람도 한번 몸담은 직업에 평생 종사하게 된다는 말이다."남편은 두레박 아내는 항아리"두레박이 물을 길어다 항아리에 채우듯이, 남편이 밖에서 돈을 벌어 집에 가지고 오면 아내는 그것을 잘 모으고 간직한다는 말이다. '두레박'은 '줄을 길게 달아 우물물을 긷는 데 쓰는 기구'이다.낮은 곳에 있는 물을 언덕진 높은 곳의 논이나 밭에 퍼붓는 기구를 '두레'라고 한다. 가벼운 오동나무와 그 밖의 나무로 위는 넓게 퍼지고, 밑바닥은 몹시 좁게 네 귀퉁이를 만들어 네 귀퉁이 위쪽에 줄을 매달고는 양쪽에서 노 젓는 것처럼 당겼다 밀었다 하면서 물을 품는다.두레박은 바로 이런 '두레'와 모양새가 비슷하다고 하여 생긴 이름이다. '두레박'에 ..

충무공(忠武公) 정충신(鄭忠信)

이순신·김시민 장군처럼 시호가 충무(忠武)인 정충신(鄭忠信) 장군 이야기이다.조선 인조 때의 뛰어난 무장인 정충신의 출생담이나 임진왜란 때의 활약의 내용들이 ≪계서야담≫, ≪청구야담≫, ≪동야휘집≫, ≪해동야서(海東野書)≫ 등의 문헌에 실려 전한다. 정충신(鄭忠信, 1576년 ~ 1636년 6월 6일(음력 5월 4일))은 조선 중기의 무신이다. 본관은 하동(河東). 자는 가행(可行), 호는 만운(晩雲). 최초의 수군제독 고려의 명장 정지(鄭地)의 9대 손으로, 아버지는 전라도 광주 향청(鄕廳)의 좌수(座首:종사랑 정 9품계에 해당하는 수령 보좌직) 금천군(錦川君) 정윤(鄭綸)이며, 어머니는 전라도 나주의 노비 출신인 영천 이 씨(永川李氏)로 이인조(李仁祚)의 천출 소생 딸이다. 조선시대 노비의 신분 세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