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 60

'귀띔'과 '귀뜸'

"그 여자의 귀띔이 아니더라도 나는 벌써부터 그 노인의 강한 눈길을 의식하고 있었다.""영감마님께선 새벽녘에 퇴궐하셨으니까 기침이 늦으실 거라는 태삼이의 귀띔이었다." '귀띔'은 명사로, '상대편이 상황이나 일의 진행 따위를 알아차릴 수 있도록 슬그머니 미리 일깨워 주는 일'을 말한다.'귀띔'은 '귀가 뜨이다'에서 왔기 때문에 '귀띔'이 맞는 표현이다.말할 때는 [귀띰]으로 발음한다. '귀뜸'은 '귀띔'의 비표준어이다.

시마자키 도손(島崎藤村)

야자열매(椰子の実)  이름도 모르는 먼 섬에서흘러온 야자열매 하나 고향의 기슭을 떠나그대는 그토록 파도에 몇 달 본래의 나무는 무성하게 자라나고가지는 더 많은 그늘을 만드는가 나 또한 물가를 베개 삼아외로운 몸 떠다니는 여행이어라 열매를 건져서 가슴에 대면새로워지는 유랑의 슬픔 바다에 해가 지는 것을 보면쏟아져 내리는 타향의 눈물 생각해 보는 겹겹의 아득한 물길어느 날엔 다시 고향에 돌아가겠지  * * * * * * * * * * * * * * * * 시마자키 도손(일본어: 島崎藤村; 1872년 3월 25일 ~ 1943년 8월 22일)은 일본 메이지 시대의 시인이자, 메이지에서 쇼와까지의 소설가다.본명은 시마자키 하루키(島崎春樹)이다.나가노(長野)에서 태어났다. 시집 『와카나슈(若菜集)』 등은 낭만주의적..

니체, 구시렁거리다

흐르는 곡은,Johann Sebastian Bach(요한 세바스티안 바하) - 관현악 모음곡 2번 중 제5곡 Dream Polonaise(환상의 폴로네이즈)* * * * * * * * * * * * * * * 니체, 구시렁거리다                                                         高巖 모든 것은 가고 모든 것은 온다. 탈피(脫皮) 못하는 뱀은 죽는다. 세론(世論)과 더불어 생각하는 사람은스스로 눈을 가리고, 귀에 마개를 하고 있는가.그래서 하나를 버리고 다른 것을 바라며무서운 것으로 자란 것인가. 그렇게 인비인(人非人)으로 가고 싶었는가. 인간이라는 굴레가 형벌(刑罰)인데명령과 억압으로 복종을 추구하니당신의 형(刑)을 높이는 불이 되었다. 모두가 가면을 사..

바라지

햇빛을 들이려고 바람벽의 위쪽에 낸 작은 창.  쥐알봉수나 지질컹이하고 항가빠시는 왜 해외주물집 바라지 속 훤히 들여다보이는되지기 감투발 매나니로 솟을대문 눈치보며코푸렁이나 쥐코조리하고 항가빠시는 왜 해 (김정환, '항가빠시', "노래는 푸른 나무 붉은 잎· 1", p. 103)  밤이면 산이 우는산울음 소리뜨인 귀 밝아지는 오밤중이면바라지 흔드는밤바람 소리 (박용수, '산울음· 1', "바람소리", p. 42)

'구시렁'과 '궁시렁'

"구시렁거리며 삼삼오오 교육장으로 모여드는데 하나같이 영농 교육 잘 받아서 소득을 올려보겠다는 눈치보다는 그저 머릿수 채우러 나온 행색이다.""나의 구시렁거림이 계속되자 아빠는 숟가락을 달각하고 내려놓으셨다." '구시렁구시렁'은 '마음에 탐탁하지 않아서 낮은 목소리로 자꾸 혼잣말하는 소리를 나타내는 말', '못마땅해 군소리를 혼잣말처럼 작은 소리로 자꾸 말을 되풀이하는 모양을 나타내는 말'을 뜻한다. '궁시렁'은 강원 방언이고, '구시렁'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등재된 표준어이다.'궁시렁'은 구어체나 방언으로 쓰이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사용하면 안 되는 비표준어이다. '궁시렁'이란 표현이 생겨난 이유는, '구개음화'이다.'ㄷ, ㅌ'이 'ㅣ' 앞에서 'ㅈ, ㅊ'으로 변하는 현상으로, '해돋이'가 ..

백호(白湖) 임제(林悌)의 무어별(無語別)

조선 선조 때의 호남가단의 시인 가운데 백미(白眉)로 치는 임제(林悌, 1549년 음력 11월 20일 ~ 1587년 음력 8월 11일)의 이야기이다.많은 일화를 남긴 일대의 문재(文才)요, 기재(奇才)인 백호(白湖) 임제(林悌=예조정랑·湖堂호당)다.그는 박상(朴祥), 임억령(林億齡), 임형수(林亨秀), 김인후(金麟厚), 양응정(梁應鼎), 박순(朴淳), 최경창(崔慶昌), 백광훈(白光勳), 고경명(髙敬命) 등 호남파(湖南派) 시인 가운데 백미(白眉)로 친다. 十五越溪女 / 십오월계녀 / 열다섯 아리따운 아가씨羞人無語別 / 수인무어별 / 남부끄러워 말도 못하고 헤어졌네歸來掩重門 / 귀래엄중문 / 돌아와 겹문을 꼭꼭 닫아걸고는泣向梨花月 / 읍향이화월 / 배꽃 같은 달을 향하여 흐느끼네. 이 유명한 "무어별(無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