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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명천지(大明天地)

"대명천지에 이런 억울한 일이 또 어디 있단 말이냐?""등잔불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남폿불이 대명천지로 나온 것만큼이나 밝다고 생각했다." '대명천지(大明天地)'는 사전적으로는 "아주 환하게 밝은 세상", "사방이 환하게 밝은 세상", "아주 환하게 밝은 대낮", "아무런 비밀이나 어두운 구석도 없는 세상"을 가리킬 때 쓰는 표현이다. 다만, 현재는 "말도 안 되는 사건을 목격하거나 실제로 당했을 때" 사용되며,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지느냐"란 어투로 쓰인다.본래 "대명(明:명나라)의 천지(세상)"란 뜻으로 사대주의적 의미의 표현이었으나, 명(明)이 망하고 청(淸)이 들어선 이후론 관용 표현으로서 현재의 의미로 굳어졌다. 명(明) 자가 '밝다'는 일반적인 뜻으로도 해석할 수 있었던 것도, 표현이 살아남는..

찰스 킹즐리(Charles Kingsley)

내 작은 인형 난 한때 예쁜 작은 인형을 가졌어, 얘들아,세상에서 가장 예쁜 인형을,뺨이 아주 빨갛고 아주 희었어, 얘들아,머리는 매우 예쁘게 곱슬거렸어.그런데 난 그 불쌍한 작은 인형을 잃어버렸어, 얘들아,어느 날 들판에서 놀고 있을 때,난 일주일도 넘게 울었어, 얘들아,하지만 인형이 어디 있는지 찾을 수 없었어.​ 난 그 불쌍한 작은 인형을 찾았어, 얘들아,어느 날 들판에서 놀고 있을 때,사람들은 인형이 몹시 변했다고 말했어, 얘들아,색깔은 다 씻겨 버렸고,팔은 소들이 밟아 떨어져 버렸네, 얘들아,머리는 이제 조금도 곱슬거리지 않아,하지만 옛날을 생각하면, 얘들아, 그녀는 여전히세상에서 가장 예쁜 인형이야. * * * * * * * * * * * * * * * My Little Doll ​I once..

코뚜레

소를 잘 다루기 위하여 코청을 뚫어 낀 고리와 같은 나무 굴레. 억압이나 질곡을 상징함. 송아지가 자라면 농사일에 부리기 쉽게 두 코구멍 사이를 뚫어서 멍에와 연결시키는 것. 대개 칡넝쿨같이 휘어지는 손가락 굵기의 나무를 둥글게 휘여서 코뚜레를 만듦.  꿈과 야망과는 주소가 다른 생업의 코뚜레에길들 만치 이미 길든 가을나이부터는별뜻 없이 되고만 개살구빛 가장감투가버리기엔 아까운 축복인가 족쇄인가를깃 세워 입으며 자문하게 되는 출퇴근복 겉옷 (유안진, '바바리코트', "구름의 딸이요 바람의 연인이어라", p. 67) 무엇인가, 이것은코뚜레에 너무 오래 붙들려 무력해진 지금아픈 코의 대척점에서 일어나는 이 느닷없는 힘은 (김기택, ''소', "태아의 잠", p. 16) 찢어진 발굽 코뚜레로 인가에 있어서너른..

이 아침, 톨스토이의 말들을 기억하며

권력을 잡고, 돈과 높은 자리를 가지며, 호사한 생활을 하는 일이 일생일대의 훌륭한 목적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그 목적에 도달할 때까지의 일이고, 사람이 그런 것들을 입수하자마자 그것들은 그것 자체의 가치 없음을 드러내고 끌어 붙이는 힘을 차츰 잃어 가는 것이다.즉 그런 것은 멀리서 볼 때만 형태와 아름다움을 감추고 있는 구름 같은 것이다.구름 속에 들어가면 담박 아름답다고 생각되던 것은 모두가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악인은 선인에 대해서 늘 권력을 휘두르며, 늘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 모든 정부와 지배 계급이 첫째 군대를 필요로 하는 것은, 국민의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닐뿐더러 때로는 국민에게 정면으로 대립하고, 정부와 지배 계급만으로 이루어진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다. 군대는 주로 외부로부터 나라를 지..

개판 오 분 전

"O 최고 위원은 “잔칫집에 손님을 불러 놓고 국민을 대표해야 할 국회가 국민의 눈으로 볼 때 지금 '개판 오 분 전'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게 참으로 부끄럽기 짝이 없다.”라고 말했다." - 매일경제 2014년 9월 -" 오픈 전날 실전 연습을 했는데 모두가 우왕좌왕하니 말 그대로 '개판 오 분 전'이었다."  - 오에스이엔 2017년 12월 - '개판 오 분 전'은 일상생활에서 '상태나 행동 따위가 사리에 어긋나 온당치 못하거나 무질서하고 난잡한 상황을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이 말은 집에서 키우는 개가 주인이 집을 비운 사이에 집을 엉망진창으로 만든 상황을 말하는 게 아니다.개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말이다. 어원의 유래는 두 가지가 전해지고 있다.한국전쟁 당시 부산에 모여 있는 피난민을 위해 밥을..

12월을 헤는 바람

흐르는 곡은, 지은아 - 향수에 젖어서 * * * * * * * * * * * * * * * 12월을 헤는 바람                                                     高巖 아직, 갈 길이 먼데동화(童話)처럼 울리는 저녁 종소리가 있어서성이고흔들리며메우듯이 왔던이 길에 서서숨을 고른다. 아직, 밖은 시린데옷섶에 배인 따스한 체온 지키며무성하게 엉켰던잎들을 털어내고나를 씻으며나를 닦으며더 가야 할 길. 아직, 밖은 어두운데새벽이 단추를 끄를 때가 되었다고풋풋한 풀 내음과오롯한 오솔길강물 위를 떠 있는유유한 흰 구름이보일 듯하여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