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25 3

캐나다: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옛 집이 부른다 내게로 돌아와라, 넓은 세상을 배회하는 작은 춤추는 발들아, 나는 다시 한번 내 고요한 방에서 날아다니는 너의 발걸음을 갈망한다. 내게로 돌아와, 웃음과 노래가 있는 작은 목소리들, 돌아와라, 희망으로 높이 뛰는 작은 심장들아, 나는 너를 오랫동안 그리워하고 슬퍼했어. 내 정원에 피어난 장미는 이슬에 흠뻑 젖어 달콤하게 걷고, 긴 언덕길에는 내 불빛이 내리쬐고, 저물어 가는 황혼은 내 처마 주위를 펄럭이고, 제비는 옛날처럼 내 처마 주위를 펄럭이고, 내 주위에는 굳건한 팔로 잣나무가 접힌다. 그러나 나는 아침과 저녁에 너희를 위해 피곤하노라, 오, 내 사랑의 자녀들아, 너희의 순례의 길에서, 너희가 돌아다녔던 바다와 평원으로부터, 초원을 넘어 길을 따라 활짝 열린 내 문으로 오너라, 그리..

괴로움도 함께 나눌 때

경기가 어려워지고 실직하는 가장들이 늘어나면서, '가족해체 현상'도 더 심해진다고 한다. 살림살이가 아무리 어렵다고 해도 우리 옛날 부모님 세대만 하지는 않을 것이다. 교통도 불편하고 먹을 것도 흔하지 않았다. 지금에 비하면 정말 형편없는 살림살이였는데도 그 위기를 견뎌내는 힘만큼은 대단했다. 옛말에 '뿌리 깊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했다. 똑같은 위기를 맞아도 뿌리가 튼튼한 가정은 그만큼 내성도 강하다고 하는데, 요즘 대부분의 가정은 그렇지 못하다. 부부간이나 친인척 간에도 그렇다. 좋은 일, 기쁜 일, 자랑할 만한 일은 잘 나누면서도, 어려운 일이 닥치면 숨기려고 한다. '아이들이 기죽는다.'라고. '가족들이 실망할까 봐.', '자존심 상한다.'라고 혼자 끙끙 앓다가 결국 병만 크게 ..

칼새

칼새과의 여름 철새. 제비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좀 크고 전체적으로 어둡게 보이며 허리에 하얀 띠가 있다. 날개가 길고 뾰족하여 칼모양임. 명매기. 발목이 빠진 채 논두렁을 걸으면 날으는 칼새, 지친 나의 한 마리 (박태일, '丑山港축산항 · 2-12月월', "그리운 주막", P.35) 칼새들은 마른 나무의 끝을 쪼고, 그대는 그대의 앙가슴팍을 쪼며 스스로 피흘릴 것이다. (김용범, '金김마리아傳전', "잠언집", P. 55) 칼새의 自由(자유)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다. 칼새의 칼과, 그의 날개와 날개의 줄과 힘줄과.······(중략)······ 칼새는 죽고 죽은 새는 더 많은 새들로부터 자유스러워진다. (김용범, '칼새에 관한 硏究연구 · 1', "비옷을 입은 천사", p.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