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19 3

메리앤 무어(Marianne Moore)

침묵 아버지는 말하곤 했네, "높은 지위의 사람은 결코 오래 머물지 않으며, 롱펠로의 무덤이나 하버드 대학의 유리 꽃들을 보여줄 필요도 없네. 고양이처럼 혼자 행동하고 - 먹이를 은밀한 곳으로 가져가며, 힘없이 처진 쥐꼬리를 신발 끈처럼 입에 물고 - 그들은 때로 고독을 즐기네, 그리고 할 말을 잃네 그들을 기쁘게 하는 말에 의해. 가장 깊은 감정은 항상 침묵 속에 나타나네, 침묵이 아닌, 절제 속에." 또한 그는 진지하게 말하네, "내 집을 네가 머무는 여관처럼 여겨라." 하지만 여관은 거주하는 집이 아니네. * * * * * * * * * * * * * * * * 메리앤 무어(Marianne Moore, 1887년 11월 15일 ~ 1972년 2월 5일)는 미국의 모더니스트 시인, 비평가, 번역가, ..

겨울

겨울은 회상과 우울과 고독의 계절이다. 그것은 지나간 화려했던 계절을 돌이켜보고 해[年]가 지나가는 허탈감 속에서, 차가운 밤바람 소리에 가슴죄는 계절이며, 집 떠난 방랑자가 방랑의 고독을 다시 한번 사무치게 느껴보는 계절이다. 문학 작품에서 흔히 겨울은 생명력이 결여되어 있다거나 차갑고 부정적인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또 취약계층에서는 의식주에 그야말로 서럽고, 힘들며, 배고픈 계절이기도 하다. 신라 자비왕 때, 경주 낭산(狼山) 동리(東里)에 가난한 선비 백결(百結) 선생이 있었다. 어찌나 가난한지 옷을 백 군데나 꿰맨 것을 걸쳤다 한다. 섣달그믐에 이웃집에서는 떡방아 찧는 소리가 들려오는데 백결 선생 집에는 찬바람뿐, 빈손을 만지는 아내에게 떡방아 찧는 소리를 거문고로 타서 방아타령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