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67

이야기가 있는 사자성어:(門前成市)문전성시

문 앞이 시장을 이룬다는 말로, 권세가나 부잣집 문 앞이 방문객으로 넘친다는 뜻이다. 고대 중국의 제나라에 鄒忌(추기)라는 재상이 있었다. 처첩에게 자신과 徐公(서공)이라는 미남 중에 누가 더 잘생겼는지 물으니, 모두 추기가 더 잘생겼다고 말하였다. 추기는 이 말을 듣고 임금에게 가서 말하길, 처첩이 자신을 더 잘생겼다고 하는 것은 처가 자신을 편애하고 첩이 자신을 두려워한 때문이라 하고, 사람들이 임금을 우러러보고 두려워하는 것도 같은 이유라 하였다. 이에 임금이 直言(직언)을 크게 장려하자 諫言(간언)을 하기 위해 모여든 사람들이 문전성시를 이루었다고 한다. 반면 찾아오는 손님이 매우 적은 것을 門前雀羅(문전작라)라 한다. 마당에 새를 잡는 그물을 칠 만하다는 말인데, 높은 벼슬을 하고 있을 때에는 ..

이야기가 있는 사자성어:(武陵桃源)무릉도원

극락세계. 유토피아를 이르는 말. 陶淵明(도연명)의 桃花源記(도화원기)에 따르면 한 어부가 배를 몰고 가다가 복숭아꽃이 떠내려 오는 것을 보았다. 강물을 따라 굴 속으로 들어가니 낙원이 있었다. 그곳 사람들은 진나라의 난세를 피해와서 세상과 인연을 끊고 살고 있었다. 어부가 돌아갈 때 그곳 사람들이 세상에 알리지 말라고 하였으나, 어부는 소문을 내고 말았다. 훗날 사람들이 그곳을 찾아갔으나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이야기가 있는 사자성어:(南柯一夢)남가일몽

허황된 꿈. 인간의 부귀공명이 한낱 꿈과 같다는 말이다. 고대 중국의 어떤 사람이 홰나무 아래에서 술을 마시다가 잠이 들었는데, 꿈에 槐安國(괴안국)에 가서 30년간 부귀공명을 누리다가 잠에서 깨어났다. 다른 사람들은 그때까지도 술을 마시면서 발을 씻고 있었다. 친구들에게 꿈이야기를 하고 홰나무 밑을 파 보니 커다란 개미굴이 있었다고 한다. 邯鄲之夢(한단지몽)이라고도 한다. 어떤 젊은이가 한단이라는 곳의 객점에 들러 신세를 한탄하자, 곁에 있던 노인이 베개 하나를 주었다. 젊은이가 그 베개를 베고 잤더니, 꿈에 아름다운 여인을 만나 결혼하여 많은 자손을 낳고 높은 벼슬을 두루 역임하였다. 젊은이가 잠에서 깨어나니 주인은 그때까지 좁쌀밥을 다 짓지 못하고 있었다고 한다.

뽀록나다 → 드러나다, 들통나다

"엄마한테 거짓말한 게 뽀록났어." " 이 일이 뽀록나기 전에 얼른 도망가자." '뽀록나다'의 '뽀록'은 일본어에서 온 말입니다. '뽀록'은 일본어 "보로'라는 'ぼろ(襤褸)'(누더기, 결점)에서 온 말로서 'ぼろを だ(出)す'라고 하면 '결점을 드러내다, 실패하다'의 의미로, 'ぼろを かく(隱)す'라고 하면 '결점을 감추다'의 의미입니다. 국어에서 '뽀록나다'는 '보로터지다'로 쓰이기도 하는데, '드러나다, 들통나다'로 다듬어졌습니다.

알아 두면 좋은, 한자어의 유래와 뜻 :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

​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은 '집 밖에 나갈 때는 가는 곳을 부모님께 반드시 아뢰고, 돌아와서는 반드시 부모님을 뵙고 얼굴을 보여 드린다.'라는 뜻이다. ​ 중국 사서오경(四書五經) 예기(禮記)의 곡례(曲禮) 편에 나오는 말로, 여기서 출필곡(出必告)의 告(고)는 '말하여 알리다', '널리 알리거나 발표하다'라는 뜻으로 흔히 쓰인다. ​ 하지만 '뵙고 청할 곡', '국문할 국'으로도 쓰이므로, '출필고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은 '출필곡 반필면(出必告 反必面)'으로 쓰거나 읽어야 한다.

그 밖의 '그거'

사무실에 있는 형형색색 집게 그거는 '더블 클립'이다. 양말을 사면 한 짝씩 고정해 주는 금속 그거는 '양말 코핀'. 군번줄은 '볼체인'. 포장용 초밥이나 편의점 도시락에서 장식이자 음식을 구분해 주는 용도로 쓰이는 초록색 그거는 '인조대잎(일본어로는 바란(葉らん)이라고 함)'. 자동차 문에 붙어있는 파란색 그거는 '도어가드'라고 한다.

카페에 있는 좁고 작은 빨대인지 뭔지 '그거'

'십 스틱(sip stick)'이다. 발음에 유의할 것. 흔히 '커피스틱'으로 부른다. 음료를 젓는 용도로 착각하기 쉬운데, '홀짝거리다/조금씩 마시다'(sip)라는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빨대 맞다. 뜨거운 음료에 바로 입을 대고 마실 경우 입술이나 혀를 델 수 있다. 반면 십 스틱의 경우 빨아올리는 과정에서 뜨거운 음료가 납작한 통로를 지나며 빠르게 식을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슉슉 누르면 빨아올리는 등유펌프 '그거'

흔히 '자바라펌프'라고 알려져 있는 이 물건의 정확한 명칭은 놀랍게도 '간장 츄루츄루(醬油チュルチュル)'이다. 등유펌프를 개량해 특허 등록한 일본인 발명가 닥터 나카마츠(ドクタ-中松)의 작명 센스가 폭발한 덕분. 닥터 나카마츠(본명 나카마츠 요시로 中松義朗·89)의 행적 또한 비범하다. 닥터나카마츠창조연구소(ドクタ-中松創硏)의 대표이사이자 세계천재회의 의장인 그는 3000개가 넘는 발명품을 내놓고 도쿄 도지사·참의원 선거에 16차례나 도전한(그리고 모두 낙선한) 괴짜 발명가다. 그는 1942년 중학생 시절 간장을 옮겨 담기 위해 고생하는 어머니를 위해 고안한 수동 펌프(그때 만든 이름이 '간장 츄루츄루')를 5년 뒤 '사이펀'(サイフォン·사이펀 현상의 그 사이펀)이란 이름으로 실용신안에 출원, 등록했다...

신장개업 가게 앞에 춤추는 풍선 '그거'

'스카이댄서', '튜브맨', '에어댄서' 등으로 불린다. 주로 사람이나 원통 모양으로 된 직물 외피에 송풍기를 이용해 바람을 불어넣으면 공기가 빠져나가며 춤추듯이 흔들린다. 지금은 온갖 신장개업 가게 앞에서 불철주야 춤추는 싸구려 광고물로 혹사당하고 있지만(농촌에서는 새를 쫓는 허수아비로도 쓰이고 있다), 원래는 화려하게 데뷔한 작품이었다. 최초의 '스카이댄서'는 트리니다드 토바고 출신의 예술가 피터 민스홀(Peter Minshall)과 이스라엘 출신의 예술가인 도론 가지트(Doron Gazit)가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선보였다. 당시에는 '플라이 가이(Fly Guys)' 혹은 '톨 보이(Tall Boys)'라고 불렀다. 미국 텍사스주의 휴스턴에서는 2010년 시 조례를 통해 스카이댄서..

생선회 밑에 깔려있는 '그거'

'천사채(天賜菜)'다. 생선회를 시키면 회 밑에 깔려있는 반투명한 국수 같은 물질이다. 먹어도 될까 싶지만 엄연한 식품이다. 천사채는 다시마를 증류·가공해서 만드는데, 다시마 속 알긴산(해초산) 등이 주요 성분이다. 무미(無味) 무취(無臭)의 재료지만 오독거리는 식감과 낮은 칼로리 덕분에 샐러드 등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횟집에서는 주로 회의 양을 많아 보이게 만드는 장식용 재료로 쓰인다. 종래에 같은 용도로 쓰였던 무채보다 가격 변동이 작고 쉽게 구할 수 있어 지금은 천사채가 주류로 자리 잡았다. 회의 볼륨감(?)을 높여주는 역할 외에도 회가 건조해지거나 산화하는 것을 방지해 주는 기능을 한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생선회의 장식 재료로 사용된 천사채는 먹지 않을 것을 권장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