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473

(1)알쏭달쏭한 우리말 문제 재미있게 풀어보세요.

하루 한 문제씩, 한 달간에 걸쳐, 객관식 사지선다형(四枝選多型)으로, 알쏭달쏭한 우리말 문제를 올리겠습니다. 재미있게 풀어보세요. 정답은 맨 아래에 있습니다. 1. 다음 밑줄 친 음절의 첫소리가 된소리인 것은? ① 불법(不法) ② 고가도로(高架道路) ③ 관건(關鍵) ④ 소장(訴狀) 정답 ④ [소짱] [불법], [고가도로], [관건]

파투(破鬪) 났다

일본에서 건너온 화투는 '열두 달을 상징하는 화초그림딱지를 가지고 노는 일종의 노름'인데요. 화투 놀이에서 패가 맞지 않거나 그 밖의 다른 이유로 판이 깨지는 것을 '파투(破鬪) 났다'라고 합니다. '파투'는 글자 그대로 '깨질 파(破)'와 '싸울 투(鬪)'의 한자 합성어로 '화투판이 깨진다'는 뜻이죠. 다시 말해서 화투 칠 때 '화투의 장수가 부족'하거나 '차례가 어긋나서 그 판이 무효가 되는 일'을 가리킵니다. 그런데 이렇게 화투판이 무효가 되는 것을 '파토 났다'로 말합니다. '파토 났다', '파토 쳤다'라고 하는 것은 틀린 표현이며, '파투 내다', '파투 났다'라고 해야 바른 표현입니다. 또, 일상생활에서도 '파토'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정해진 일정이나 약속 등이 취소가 되어서, 아니면 다 같..

북한의 언어 : 마가을

'마가을'이란 말은 '한창 고비를 지난 마감 무렵의 가을철'이라고 북한의 은 풀이하고 있습니다. 북한의 주민들이 일상생활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 가운데 하나인 '마가을'은 남한의 '늦가을'과 같은 뜻입니다. '마가을'이 활용된 어휘로는 가을이 끝나갈 무렵의 쌀쌀한 날씨를 뜻하는 '마가을날', 늦가을 무렵에 부는 썰렁한 바람을 의미하는 '마가을바람', 늦가을 절기에 느낄 수 있는 햇빛인 '마가을빛', 짧은 하루 해를 뜻하는 '마가을해' 등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타는 듯이 붉게 물든 마가을의 묘향산은 정말로 아름답다', '오늘 날씨는 금세 차디찬 빗방울이나 첫눈이 내릴 것처럼 음산하게 흐린 마가을날이야.' 여기서 '마가을'은 모두 '늦가을'의 의미로 쓰였습니다.

'스승'의 어원

우리말 속담에 '자식을 보기엔 아비만 한 눈이 없고,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 한 눈이 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자식에 대해서는 부모가 가장 잘 알고, 제자에 대해서는 스승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제자로부터 '스승'이란 존재는 언제나 높고 큰 존재여야 하는데 이 '스승'은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어원을 살펴볼까 합니다. 이 '스승'의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그 첫째가 '스승'이란 단어의 기록이 에 보이는 "김대문이 이르기를 '차차웅(次次雄)'은 우리말의 '무당'을 뜻하는 것이니 세상 사람들이 무당은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숭상하므로 그를 외경하여 마침내 존장을 '자충(慈充)'이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보이는 '차차웅(次次雄)'이나 '자충(慈充)'은 분명한 것은 아니나 '스..

북한의 언어 : 차요시하다

'차요시하다'란 말은 북한 일상생활에서 '무시하다', '사소하게 여기다'는 의미로 많이 쓰입니다. 북한의 에는 '부차적인 것으로 여긴다'는 뜻으로 풀이돼 있지만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뜻에서 무시한다거나 사소하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차요시'는 순수 한자어지만 북한 사전에 다듬어진 어휘가 없는 것으로 볼 때 생활용어로 이미 굳어진 것으로 보이고, 실제로 북한 주민들도 이 어휘를 상당히 많이 쓰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설비, 설비하면서 생산을 차요시해도 안되고 생산, 생산하면서 설비를 마구 써도 안돼." 이 말은, '설비, 설비하면서 생산을 무시해도 안되고 생산, 생산하면서 설비를 마구 써도 안돼'란 뜻이고요. "철이 동무, 차요시한 부서에 있다고 해서 업무를 소홀히 하면 안..

이녁

우리말은 높임말이 아주 잘 발달해서 위, 아래로 예의를 갖추는 법이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 호칭 가운데 2인칭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그 어렵다는 2인칭 중에 '이녁'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녁'은 우리가 잘 모르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준어로 1936년의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서 '이녁'을 표준어로 규정한 이래로 현재의 여러 국어사전도 모두 이를 따르고 있지요. '듣는 이를 조금 낮추어 가리키는 말', '윗사람을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이라고 등재되어 있는데요. 이 '이녁'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사이에서 아직도 더러 쓰이는데 어감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지요. 자신과 비슷한 상대이면서도 '너나들이(서로 너니 나니 하면서 허물없이 지냄)'가 아니어서 '너'라고 부르기는 어정쩡할 때 ..

북한의 언어 : 지르보다, 눈딱총을 주다, 손가락총질, 과따대다, 오구탕을 친다

사람들의 행동을 나타내는 말들 중에 북한에서 쓰이는 말과 우리가 쓰고 있는 말이 다른 것들이 꽤 있습니다. 우선 사람을 노려볼 때 '지르본다'라고 합니다. '노려보다', '지르보다' 그 어감이 비슷하긴 하죠? 그리고 우리가 어떤 사람의 행동이 눈에 거슬릴 때 그 사람에게 따가운 눈총을 주게 되는 일이 있는데요, 이때 쓰이는 '눈총을 주다'란 표현도 북한에서는 '눈딱총을 주다'라고 표현을 합니다. '눈총' 대신 '눈딱총'을 쓰는 거죠. 그리고 '삿대질'을 북한에서는 '손가락총질'이라고 한답니다. 행동의 모양새 그대로를 말로 표현한 것이 재미있습니다. 이제는 좀 소란스러운 광경을 생각해 볼까요? '몹시 떠들어대는 것'을 보고 북한에선 '과따대다'란 말을 씁니다. 좀 생소한 말이긴 하지만 몹시 떠들어 대는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