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른 글

'스승'의 어원

높은바위 2023. 1. 15. 08:46

 

우리말 속담에 '자식을 보기엔 아비만 한 눈이 없고, 제자를 보기엔 스승만 한 눈이 없다'란 말이 있습니다.

자식에 대해서는 부모가 가장 잘 알고, 제자에 대해서는 스승이 가장 잘 알고 있다는 말입니다.

 

이렇듯 제자로부터 '스승'이란 존재는 언제나 높고 큰 존재여야 하는데 이 '스승'은 어떤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지 어원을 살펴볼까 합니다.

 

'스승'의 어원에는 두 가지 설이 있는데요, 그 첫째가 '스승'이란 단어의 기록이 <삼국유사>에 보이는 "김대문이 이르기를 '차차웅(次次雄)'은 우리말의 '무당'을 뜻하는 것이니 세상 사람들이 무당은 귀신을 섬기고 제사를 숭상하므로 그를 외경하여 마침내 존장을 '자충(慈充)'이라 한다고 하였다."

여기에 보이는 '차차웅(次次雄)'이나 '자충(慈充)'은 분명한 것은 아니나 '스승'과 관련된 초기 어형의 음차자(音借字)로 추정됩니다.

'차차웅(次次雄)'이나 '자충(慈充)'이 '무당'의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무엇보다도 주목됩니다.

 

'무당'은 제정일치의 원시 사회에서 주술적 언어로써 신(神)과 교섭하는 절대적 존재였으며, 이러한 존재에 '스승'이라는 말은 제격이지요.

15세기의 '스승', '무당'이라는 의미가 부여되어 있고, 현재 함경도 방언에 '스승''무당'이라는 의미로 쓰이고 있는 점으로 미루어, 아주 이른 시기에서도 이것이 '무당'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은 온당할 듯싶습니다.

 

또 다른 '스승'의 어원에 관한 설은, 15세기 문헌 <훈몽자회>에 보면 '스님''스승'이라 하고 있고, 근세까지만 해도 중을 높여 부르는 말로 '스님'이란 호칭을 사용했습니다.

'스님'은 곧 '사(師)님'이었고, '스승''사승(師僧)'에서 온 말이 변해서 '스승'이 된 것이라는 것이죠.

 

비록 '스승'의 어원을 확실히 밝히기는 어렵지만, 오늘날 '스승'은 단순히 지식을 가르치는 선생님이란 뜻만이 아니라, 삶의 지혜까지도 가르치는 정신적인 선생님을 가리키는 말로 쓰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