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은 높임말이 아주 잘 발달해서 위, 아래로 예의를 갖추는 법이 아주 다양합니다.
그런데 그 호칭 가운데 2인칭 쓰기가 가장 어렵다고 하지요.
그 어렵다는 2인칭 중에 '이녁'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녁'은 우리가 잘 모르고 거의 사용하지 않는 표준어로 1936년의 『조선어 표준말 모음』에서 '이녁'을 표준어로 규정한 이래로 현재의 여러 국어사전도 모두 이를 따르고 있지요.
'듣는 이를 조금 낮추어 가리키는 말', '윗사람을 대하여 자기를 낮추어 가리키는 말'이라고 등재되어 있는데요.
이 '이녁'은 할아버지나 할머니들 사이에서 아직도 더러 쓰이는데 어감이 매우 친근하고 정겹지요.
자신과 비슷한 상대이면서도 '너나들이(서로 너니 나니 하면서 허물없이 지냄)'가 아니어서 '너'라고 부르기는 어정쩡할 때 적절하게 쓸 수 있는 말이 바로 '이녁'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로 남부 지방에서 쓰며 거의 잊힌 말이 되었습니다.
이 '이녁'이란 말은 "내가 언제 이녁을 무시했다고 그러오? 그건 이녁이 잘못 생각한 것 같구려"처럼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