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어가는 이야기 479

행복도 불행도 내가 그리는 그림

부처는 '사람의 마음'을 가리켜서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같다.'라고 했다. "화가가 그림을 그리듯이 마음은 온갖 것을 다 만들 수 있어서, 행복도 만들기도 하지만 불행을 만들기도 하고, 부처로 만들기도 하고 중생으로 만들기도 한다." 내가 그린 그림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 바로 지금의 '내 삶'이다. 그래서 내가 무엇을 어떻게 추구하며 살았는지 살아온 날들이 궁금하다면, 바로 지금 내 삶의 모습을 살피라고 하는 것이다. 얻고 싶은 명예를 얻지 못했다면 나 자신과의 약속에 충실했는지를 돌아보고, 재물이 풍족하지 못하고 가난하다면 혹시 남에게 베푸는 일에 인색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라고 한다. 남에게 존경받지 못하는 삶이라면 행여 거짓과 가식으로 사람을 상대하지는 않았는지, 내 주위에 착한 벗이 없다면 손해 ..

자신이 잘할 수 있는 일에 정성을

'어린 왕자'라는 책에는 한 약장사의 이야기가 나온다. 약장사는 '이 약이 시간을 절약해 주는 약이라서, 이 약 한 알이면 일주일 동안 물을 마시지 않아도 된다.'라고 광고를 한다. 그래서 어린 왕자가 묻는다. "그럼 사람들은 그렇게 절약한 시간으로 무엇을 하나요?" "그 시간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약장사의 대답을 들은 어린 왕자는 이렇게 생각했다. "나에게 그 시간이 있다면 천천히 우물을 향해 걸어갈 텐데..." 사람이 사는 얘기와 참 비슷하다. 누구나 행복한 삶을 바라기는 마찬가지인데, '진짜 행복은 어디에서 오는지.' 그것을 알고 사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까, 성공을 하면 행복할까, 이런저런 조건들을 내세워서, 자신을 조이고 재촉하기에 급급하다. 아이들 조기 유학..

부모님의 은혜

우리 속담에 '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부모가 자식 사랑하기는 쉬워도 자식이 부모 사랑하기가 그만큼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래서 옛날 어른들은 '자식을 낳아 봐야 부모 마음을 안다.'라고 하셨다. 하지만 요즘 같아서는 꼭 들어맞는 말도 아닌 것 같다. 처음 자식 낳느라고 고생할 때는 부모 마음도 헤아려지고 하겠지만, 자식이 어느 정도 크고 재롱도 부리고 하면 부모님 일은 안중에 없게 마련인 것이다. "그게 참 마음대로 안 되더라고요. 아이가 어디 아프다고 하면 당장 가슴이 찢어지는데, 어머니께서 어디가 편찮으시다고 하시면 솔직히 귀찮은 생각부터 든다니까요." 부처님께서는 '부모의 은혜를 아는 것이 최고의 불공'이고, '부모를 감사로 섬기는 일이 최고의 공양'이라고 말씀하셨다. 사..

진실을 보는 눈

한 프랑스 화가의 그림 중에 재미있는 제목이 있다. 그림 속에 그려진 것은 담배를 태울 때 쓰는 파이프가 분명한데, 제목에는 이렇게 붙어 있는 것이다. "이것은 파이프가 아닙니다." 그림은 사진처럼 똑같이 그려진 파이프가 분명한데, '이것이 파이프가 아니라니.' 그 그림의 뜻을 언뜻 이해할 수가 없다. 그런데 그 의미도 설명을 듣고 나면 이해가 된다. 파이프 그림이지만 그것은 단지 그림일 뿐이지, 실제 파이프는 분명히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 그림을 보는 순간, '아, 파이프구나.' 하고 속는다는 것이다. 일상을 사는 사람 대부분이 실제와 관념을 구분하지 못하고 착각하고 사는 것에 대한 일종의 경고인 것이다. 중생들을 위해서 사물의 진실한 실상을 보라고 가르침을 편 부처의 말씀도 그러하다. ..

천당(天堂)에 대해

미국의 대표적인 불가지론자(不可知論者 : 무종교 또는 반종교주의자)이자, 변호사, 정치인, 작가, 웅변가, 종교 비평가인, 로버트 그린 "밥" 잉거솔(Robert Green "Bob" Ingersoll, 1833년 8월 11일 ~ 1899년 7월 21일)은, 여성의 참정권 및 여성에 대한 동등한 보수를 포함한 여성의 권리를 주장하며, 아내와 그의 두 딸에 대해서도 관대하고 친절했다. 그는 "나는 천국에서 사나이끼리 살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여자와 괴로워하며 살겠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불가지론자인 '톰소여의 모험', '허클베리핀의 모험'의 작가, 마크 트웨인(본명 : 새뮤얼 랭혼 클레먼스 : Samuel Langhorne Clemens, 1835년 11월 30일 ~ 1910년 4월 21일)은,..

인연법과 인과법

불교의 핵심적인 가르침 중에 한 가지가 '인연법'과 '인과법'이다. 이것 때문에 저것이 있고, 저것 때문에 이것이 있는 이치, 원인 없는 결과는 없다는 것이 바로 이 인연법이고 인과법이다. 사람이 살면서 이 한 가지 이치만 제대로 알고 살아도, 훨씬 더 지혜롭게 살 수 있을 것이다. '도대체 먹는 게 없는데 왜 살이 찌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원인 없는 결과가 있을까? 안 먹는데 살이 찔 리가 없다. 뚱뚱한 것이 싫으면 먹는 걸 줄이면 되고, 그 과보가 싫으면 그 원인을 찾아서 안 하면 된다. 그런데 문제는 그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 살 빼기 위해 식단을 짜서 다이어트도 하지만, 운동은 너무 힘들어요. 운동은 안 하면 안 되나요?" 오랜 세월을 거듭하는 동안 몸에 익..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누구나 한 번쯤은 갖게 되는 의문이다. 많은 선지식들 말씀이, '사람은 배우기 위해서 산다.'라고 한다. 우리가 조상 제사를 지낼 때도 '지방'에 학생(學生)이라고 쓴다. 평생을 배우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우리 인생 자체가 '공부'라는 생각이 든다. 삶이라는 공부를 통해서 배우고 익힌 경험으로, 그동안 지어온 좋지 않은 습관들을 닦고 고치는 일이 바로 우리가 세상을 사는 이유인 것이다. 제대로 배워서 제대로 안다면 제때 쓰고 제때 통해야 되는데, 막상 상황에 부딪쳐 보면 알음알이가 다 소용없이 막혀서 답답할 때가 많다. 배우고 못 배우고를 떠나서, 아무리 많은 지식과 깊은 수행이 있다고 해도, 지혜의 경지에 이르지 못하는 한은, 누구나 배우고 또 배워야 하는 학생일 수밖에 없..

내 안의 분노

살다 보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나는 어떤 다툼에도 끼어들고 싶지 않은데, 본의 아니게 내 몸이 분노에 반응하게 될 때가 있다. 물론 모든 다툼의 시작은 늘 작고 사소한 생각 차이에서 비롯된다. 내가 옳으니 네가 그르니 옥신각신하다가, 화를 내고, 비난을 하고, 그만 욕까지 튀어나오는 경우가 있다. 이쯤 되고 보면 이긴 사람도 없고, 진 사람도 없다.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누가 옳고 그른가를 떠나서 싸우는 그 두 사람이 똑같아 보이는 법이다. "누가 덜할 것도 더할 것도 없어. 두 사람이 똑같으니까 부딪치는 거라고." 이렇게 말하면 '난 정말 억울하다' 하는 쪽도 있겠지만, 서로 자기 입장만 주장하다 보면 둘 다 억울하기는 마찬가지이다. 결국 이기든 지든 싸움에서는 패..

종교와 내 현실

부처님 경전 중에 '독화살을 맞은 어리석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화살을 맞아서 독이 온몸에 퍼지고 있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화살을 뽑는 것을 잊은 채 줄곧 어리석은 질문만 늘어놓는다. '이 화살을 누가 쐈을까? 어느 쪽에서 날라 왔을까? 쏜 사람의 종교는 무엇이고 출신지는 어딜까?' 결국 어리석은 사람은 '이럴까 저럴까' 따지고 궁리만 하다가 죽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부처님 말씀을 믿고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고, 염불을 하고, 경전을 읽는 일은, 나를 깨우고 성장시키는 좋은 수행의 방법이다. 그런데 간혹 그 수행 방법을 놓고 옥신각신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절에 가면 염불이 최고라고 하고, 어느 절에서는 사경(寫經 : 후세에 전하거나 공..

내가 사용하는 말이 바로 내 인격

매일 하루를 말로 시작하고 말과 함께 하면서도, 우리가 의식하지 않고 사는 것이 '말'이다. 흔히 말 한마디에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는 힘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불가에서는 '구업을 짖지 말라'라고 강조하고 또 강조한다. '시크릿'이라는 책에서도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생각으로 하는 말에도 힘이 있어서 그 말대로 이루어지는 세상이라고 말이다. 역시 말 한마디가 생명을 살리기도 하고, 운명을 창조하기도 할 정도로 중요하다는 가르침일 것이다. 또 당나라 말기의 재상을 지냈던, 풍도(馮道)의 '설시(舌詩)'를 보면, 口是禍之門(구시화지문) 입은 재앙을 여는 문이고 舌是斬身刀(설시참신도) 혀는 자신을 베는 칼이니 閉口深藏舌(폐구심장설) 입을 닫고 혀를 깊숙이 간직한다면 安身處處宇(안신처처우) 어디서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