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 경전 중에 '독화살을 맞은 어리석은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독화살을 맞아서 독이 온몸에 퍼지고 있는데, 어리석은 사람은 화살을 뽑는 것을 잊은 채 줄곧 어리석은 질문만 늘어놓는다.
'이 화살을 누가 쐈을까? 어느 쪽에서 날라 왔을까? 쏜 사람의 종교는 무엇이고 출신지는 어딜까?'
결국 어리석은 사람은 '이럴까 저럴까' 따지고 궁리만 하다가 죽게 됐다는 이야기다.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너무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부처님 말씀을 믿고 절에 가서 기도를 드리고, 염불을 하고, 경전을 읽는 일은, 나를 깨우고 성장시키는 좋은 수행의 방법이다.
그런데 간혹 그 수행 방법을 놓고 옥신각신 논쟁을 벌이는 경우가 있다.
"어느 절에 가면 염불이 최고라고 하고, 어느 절에서는 사경(寫經 : 후세에 전하거나 공덕을 쌓기 위해 경문을 베낌)이 좋다 그러고, 또 어디 가면 참선만 하라는데 대체 누구 말이 맞는지 모르겠어요."
우리가 종교를 믿는 이유는 좀 더 잘 살아보려는 바람 때문이다.
아무리 훌륭한 방법이라고 해도, 내 현실에 맞지 않으면 결국은 무거운 짐이 되는 것이다.
깰 때 깨고 놓을 때 놓을 줄 아는 유연함을 길러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