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710

페르시아:아부 누와스(Abu Nuwas)

목욕탕에서(The Bath-House)  목욕탕에서는 바지에  숨겨진 수수께끼가 당신에게 드러납니다.모든 것이 찬란하게 드러난다.거리낌 없이 눈을 즐겁게 하세요!잘생긴 엉덩이, 날렵하게 다듬어진 몸통,남자들이 서로에게경건한 공식을속삭이는 소리가 들립니다('신은 위대하다! ' '하나님을 찬양하라! ')아, 목욕탕은 얼마나 쾌락의 궁전인가!수건을 들고 오는 사람들이  들어올 때에도 재미를 조금 망쳐 놓습니다.  * * * * * * * * * * * * * * * 아부 누와스(Abu Nuwas, 750년 ~ 815년)는 아바스 왕조의 시인으로, 본명은 알하산 이븐 하니이다. Abu Nuwas라는 이름은 별명이며, '곱슬 아버지'를 의미한다.  부친은 아랍, 모친은 이란계이다. 아부 누와스는 이란 남서부 아바..

미셸 드기(Michel Deguy)

가장자리 이 사랑받는 공식이 다시 돌아오는 이유 "세상의 끝에서 다시 한번"가장자리란 무엇인가, '가장자리'란 무엇인가,  가장자리에 있는 것  보들레르의 가장자리와 랭보의 왕자들의 테라스  마치 왔다가 다시 오듯  세상을 바라보며 * * * * * * * * * * * * * * Bord Pourquoi revient cette formule aimée“Au bord du monde encore une fois”Qu’est ce bord, qu’est ce ‘bord’, être-au-bordLa bordure chez Baudelaire etLa terrasse des princes de RimbaudAvec vue sur le monde et le tout commeAyant passé par ic..

미셸 드기(Michel Deguy)

누가, 무엇을오랫동안 그대는 존재하지 않았다때로는 유명하고 그 자체로 충분한 얼굴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나는 모른다 오랫동안 나는 무관심으로 너를 사랑했다 나는 너를 증오할 정도로 사랑한다 부작위에 의해, 비겁함에서 나온 중얼거림에 의해, 고집스럽게,  모든 가능성에 반하여, 나는 너를 사랑한다,  잃는 것, 잃는 것, 우리의 것이 되기를 거부하는 나,  끌려가는 것, 선미에서(소금에 지그쏘로 자르는 발코니)두 물 사이를 거꾸로 끌고 간 전 입이 벌을 준 것입이 벌을 준 심장 궤도를 서성이는 것헛되이 제삼자를 여는 모든 사람에게 던지는 질문 * * * * * * * * * * * * * * Qui Quoi Il y a longtemps que tu n’existes pasVisage quelquef..

칠레: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스무 개의 사랑의 시 20나는 오늘밤 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시를 쓸 수 있습니다.예를 들어,라고 씁니다.밤바람은 하늘을 맴돌며 노래합니다.나는 오늘밤 이 세상에서 제일 슬픈 시를 쓸 수 있습니다.나는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도 가끔씩 나를 사랑했습니다.오늘 같은 밤이면 나는 내 품에 그녀를 안고 있었습니다. 저 끝없는 하늘 아래서 수없이 입을 맞추었습니다.그녀는 나를 사랑했고, 나도 가끔은 그녀를 사랑하고 했습니다.어떻게 그녀의 꼼짝 않는 눈동자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었겠습니까.그녀가 없어 저으기 막막해 보이는, 그 막막한 밤에 귀를 기울여 봅니다.그러면 이슬이 풀밭에 떨어지듯 시는 영혼 위에 내립니다.내 사랑이 그녀를 지킬 수 없다 하더라도 그건 중요한 게 아닙니다.밤은 별들이 촘촘히 수놓아져 있건만..

미셸 드기(Michel Deguy)

편지들 (나 그래서 그대에게 편지보다 시로 더 많이 써 보내겠네. 자유의 몸이 된 운명처럼 시는 보내는 이와 받는 이 사이에서 오래 이야기하기 때문이지. 시에 대해서는 용납하네. 해석해야만 하는 확실치 않은 진실이 그 난해한 진실을 허비하지 않아도)   있는 것은 끊임없이 없는 것을 떼어 놓고 밀어 내고  그렇게 해서 없는 것을 불러일으킨다  후지산의 눈들 숲 속의 벌거벗은 사내들  시베리아 볼리비아의 죽어가는 광부들  그렇게 해서 토마스 드 켄시에게 어둠이 그의 역광으로 빛나는 민족을 주듯  혐오스러운 있음이 매 순간들에게 대 홍수와, 심판과 인간  희극을 기울어진 저울에 달아 준다  모든 것은 여기서 전광석화와도 같은 환유를 환기시키고  현재를 박아 넣는다  벽력의 후광이 사라지는 그 사이로 마치  ..

칠레: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절망의 노래 너의 추억은 내가 자리하고 있는 밤에서 솟아오른다.강물은 그 끝없는 탄식을 바다에 묶고 있다.동틀 녘의 부두처럼 버려진 사내.떠나야 할 시간이다, 오 버림받은 이여!내 심장 위로 차가운 꽃비가 내린다.오 폐허의 쓰레기 더미, 조난자들의 흉포한 동굴.네 위로 전쟁과 날개가 쌓여 갔다.노래하는 새들은 네게서 날개를 거두었다.마치 머나먼 무엇처럼 너는 그 모든 것을 삼켜 버렸다.바다처럼, 시간처럼,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침략과 입맞춤의 즐거운 시간이었다.등대처럼 타오르던 혼수상태의 시간.항해사의 조바심, 눈먼 잠수부의 분노,사랑의 혼미한 도취,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희미한 안개의 유년 속에 날개 달고 상처 입은 나의 영혼.길 잃은 탐험가, 네 안에서는 모든 것이 조난이었다..

칠레: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한 여인의 그림 앞에 서 있는 시인 네루다. 한 여자의 육체 한 여자의 육체, 흰 언덕들, 흰 넓적다리,네가 내맡길 때, 너는 세계처럼 벌렁 눕는다.내 거칠고 농부 같은 몸은 너를 파 들어가고땅 밑에서 아들 하나 뛰어오르게 한다. 나는 터널처럼 외로웠다. 새들은 나한테서 날아갔고,밤은 그 강력한 침입으로 나를 엄습했다.살아남으려고 나는 너를 무기처럼 벼리고내 화살의 활처럼, 내 투석기의 돌처럼 벼렸다. 그러나 이제 복수의 시간이 왔고, 나는 너를 사랑한다.피부의 육체, 이끼의, 단호한 육체와 갈증 나는 밀크!그리고 네 젖가슴의 잔들! 또 방심(放心)으로 가득 찬 네 눈!그리고 네 둔덕의 장미들! 또 느리고 슬픈 네 목소리!  ‌내 여자의 육체, 나는 네 경이로움을 통해 살아가리.내 갈증, 끝없는 내 욕망..

칠레: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시 ​그러니까 그 나이였을 때.시가 나를 찾아왔어. 모르겠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겨울에서인지 강에서 인지.언제 어떻게 왔는지 나는 모르겠어.아니,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고책으로 읽은 것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었어.헤매고 다니던 길거리에서.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활활 타오르는 나의 가슴을 움직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이야 고독한 길에서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고 있었어.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혹은나는 내 나름대로 그 불을 해독하며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

헝가리:아틸라 요제프(Attila Jozsef)

여름의 오후 가위 소리 짤깍짤깍,잔디를 다듬던 누이가일손을 멈춘다. 뒷모습으로도하품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디오 소리는 꿈틀꿈틀,창가에는 벌들이 윙윙.산들산들 춤추는 바람은 빙빙푹신한 잔디를 돌아다닌다. 더운 웅덩이, 시간이허무의 놀이를 하다 멈춘 듯하여도여전히 흘러가는 것은 꽃잎이 지기 때문이리. 또한 알 수 없음은, 내가 잠들었는지글을 쓰고 있는지, 둘 다인지라.아내가 흰 천으로식탁을 덮으니 여기는 하늘마저 아마포의 눈부신 흰빛으로 넘치고의자 위의 유리그릇은산딸기의 빛으로 반짝인다. 나는 행복하다. 임은내 곁에서 바느질하고 우리는 함께 멀어져 가는 화물선의경적 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 * * * * * * * * * * * * ** 아틸라 요제프(Attila József, 1905년 4월 11일..

헝가리:아틸라 요제프(Attila Jozsef)

묘비명 그는 명랑하고 친절했으며,고집스러운 구석도 있었다. 부당한 취급을 받으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먹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면에서는 하느님을 닮았다.코트는 유태인 의사의 선물이지만가족에게서 받은 것이라고는 오직안 보게 되어 속 시원하다는 말.그리스 정교회에서 발견한 것이라고는 오직사제들. 평화는 없었다―그는 절명하고서야 전국에 알려졌지만,슬픔을 억누르십시오.  * * * * * * * * * * * * * * * 아틸라 요제프(Attila József, 1905년 4월 11일 ~ 1937년 12월 3일)는 20세기 헝가리의 가장 위대한 민중시인이다.그는 1905년 4월 11일 부다페스트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1937년 12월 3일 발라톤사르소 기찻길에서 화물열차에 몸을 던져 자살한 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