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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심

산삼이 떼로 솟아난 것(심마니 용어). 이 운동의 결실이 얼마 후에 나타날지 모르지만 먼 훗날 마대를 짚고 노리개 앞서 데팽이나 줄멩이 또는 히게를 맞으며 산을 올라 마당심 봤다는 그 소리에 개장마니의 카랑카랑한 소리도 들릴 듯하다. 이 저 산에서 코잘맹이, 넙대, 마당너구리도 함께 솟아날 듯하다. (송수권, "남도의 맛과 멋", p. 394)

나오미 쉬하브 나이(Naomi Shihab Nye)

사라짐의 기술 사람들이 "우리 전에 만난 적 있죠?" 하고 말하면아니라고 말하라 사람들이 파티에 초대하면대답하기 전에무슨 파티인지 잊지 말라누군가는 너에게자신이 한때 시를 썼다고 큰 소리로 말할 것이다종이 접시에 기름투성이 소시지볼을 들고그것을 기억한 다음에 대답하라사람들이 "우리 만나야 한다"라고 말하면"왜?"라고 말하라그들을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다잊어버리기에는 너무 소중한어떤 것을 기억하려는 것일 뿐이다나무들, 황혼 녘 사원의 종소리그들에게 말하라, 새로운 계획이 있다고그 일은 언제까지나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누군가 식료품 가게에서 너를 알아보면간단히 고개를 끄덕이고 양배추가 돼라십 년 동안 소식 없던 누군가가문 앞에 모습을 나타내면그에게 너의 새 노래를 모두 불러주지 말라결코 시간을 따라잡..

고려시대 깡패 이야기

폭력을 쓰면서 못된 짓을 하는 무리를 깡패라 한다.고려시대에는 악소(惡少)라 불린 깡패가 많았었다.조직깡패도 있었는데 이 조직깡패의 파워를 왕이나 세도가들이 이용하기까지도 하였다.이 고려조의 악소(惡少)에 관한 기록은 혼란했던 시대에 주로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사회의 혼란과 깡패와는 밀접한 함수관계에 있음을 알 수가 있다. 高麗史) 정국검전(鄭國儉傳)>에 보면 정국검이 직접 이 악소들의 행패를 목격한 것이 기록되어 있다.그의 집은 개성 수정봉(水精峯) 아래 있어 음침하고 험한 산길을 더듬어 걸어 올라가야만 했다.그 길목에서 맵시가 고운 부녀자들이, 달려드는 대여섯 명의 악소들에게 겁탈당하는 것을 종종 목격하였다. 어느 하루 가사(袈裟)에 검은 베로 성장을 한 젊은 여인이 복면한 이..

나오미 쉬하브 나이(Naomi Shihab Nye)

친절 친절이 진실로 무엇인지 알려면넌 가진 것을 잃어보아야 한다,미래가 묽은 죽에 소금 녹듯이한순간에 사라지는 것을 느껴보아야 한다.손에 쥐고 있던 것,네가 일일이 세어 소중하게 간직해 왔던 것들,그 모든 것이 떠나간 후에야 넌 알게 된다친절이 없는 곳의 풍경이얼마나 황량할 수 있는지.넌 결코 멈추지 않을 것 같은 버스를지겹게 타고 가고,옥수수와 치킨을 먹는 승객은창밖을 영원히 바라볼 것이다.​친절의 부드럽고 엄중한 무게를 알려면길가에 하얀 판초를 입은 인디언이죽어 누워 있는 곳을 지나가보아야 한다.그가 너 자신일 수도 있음을 느끼고, 그도 또한계획을 가지고 밤을 새워 여행했던 자이며, 살아 있기 위해숨을 쉬어야 했던 자라는 것을 깨달아야만 한다.​ 친절이 우리 내면의 가장 깊은 것임을 알려면,슬픔이 다..

참외

참외는 박과에 속한 한해살이 덩굴풀로, 멜론(Cucumis melo)의 일종이다.서양의 멜론이 있지만, 과육이 주는 아삭함은 참외가 더 좋다. 인도산 야생종에서 개량된 것으로, 예부터 밭에 심고 가꾸어 열매를 먹었다.우리나라에는 삼국시대 또는 그 이전에 중국의 화북으로부터 들여온 것으로 추측된다. 개구리 피부처럼 검푸른 바탕에 녹색 무늬가 있는 개구리참외나 초록색 참외도 있는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참외는 노란색참외이다.외(瓜), 첨과(甛瓜), 참외(眞瓜), 왕과(王瓜), 띠외(土瓜), 쥐참외(野甛瓜) 등의 다양한 명칭이 있다.성환참외·강서참외 등은 우수한 재래종이며, 이 밖에도 감참외·사과참외 등 다수의 재래종이 있다. 일본에서 육종 된 은천참외는 단맛이 강하고 육질도 좋아 현재 가장 널리 재배되고 ..

안톤 슈나크(Anton Schnack)

야경(Nachtliche Landschaft) 별 하나가 하루와 같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빛과 빛으로 닿고 덮인 가장자리, 가거나 오거나, 떨어지거나 서거나, 불안하고, 유령 같았다.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높은 밤이었다.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어딘가에 하얗고 찌그러진 마을이 있었고, 숲이 만들어졌고, 잠으로 가득 찬 계곡, 물, 뒤얽힌 물건들, 무덤과 부엌의 문들이 폐허가 된 곳, 안개가 피어오르는 곳, 큰 구름과 습기가 있는 곳, 사람들이 잠든 오두막이 있는 곳, 꿈이 돌아다니는 곳, 열이 가득하고 낯섦으로 가득 찬 곳, 부르다. 동물의 빛, 갑자기 구름의 커튼을 찢어버린 곳; 그 뒤에는 '별을 만나다'나 '로켓의 왕국'이 자라났고, 심연에서 빛이 무섭고, 포효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길을 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