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가는 길 15. 가는 길 그립다 말을 할까 하니 그리워 그냥 갈까 그래도 다시 더 한번 … 저 山에 가마귀, 들에 가마귀, 西山에는 해 진다고 지저귑니다 앞 강물, 뒷 강물, 흐르는 물은 어서 따라오라고 따라가자고 흘러도 연달아 흐릅디다려. 1925. ꡔ진달래꽃ꡕ * 못내 아쉬워 선뜻 발길을 돌리지 못하..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14. 먼 後日 14. 먼 後日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때에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리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1925. ꡔ진달래꽃ꡕ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13. 山 有 花 13. 山 有 花 山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山에 山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여 있네 山에서 우는 적은 새요 꽃이 좋아 山에서 사노라네 山에는 꽃 지네 꽃이 지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지네 1925.ꡔ진달래꽃ꡕ * 이 시는 산에 피고 지는 꽃을 소재로 하여 자연과..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12. 접 동 새 12. 접 동 새 접동 접동 어우래비접동 津頭江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진두강 앞 마을에 와서 웁니다 옛날, 우리나라 먼 뒤쪽의 진두강 가람가에 살던 누나는 의붓어미 시샘에 죽었습니다 누나라고 불러 보랴 오오 불설워 시새움에 몸이 죽은 우리 누나는 죽어서 접동새가 되었습니다 아홉이나 남아 되던..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11. 산 11. 산 산새도 오리나무 위에서 운다 산새는 왜 우노, 시메1)산골 영(嶺) 넘어가려고 그래서 울지. 눈은 내리네, 와서 덮이네. 오늘은 하룻길 칠팔십 리 돌아서서 육십 리는 가기도 했소. 불귀(不歸)2), 불귀, 다시 불귀, 삼수갑산(三水甲山)에 다시 불귀. 사나이 속이라 잊으련만, 십오 년 정분을 못 잊겠네..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10. 진 달 래 꽃 10. 진 달 래 꽃 김 소 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寧邊에 藥山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밝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1922년. 개벽 * 『개벽』(1923)에 발표된..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9. 봄은 고양이로다 9. 봄은 고양이로다 이 장 희(1900-1929) 꽃가루와 같이 부드러운 고양이의 털에 고운 봄의 香氣가 어리우도다 금방울과 같이 호동그란 고양이의 눈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고요히 다물은 고양이의 입술에 미친 봄의 불길이 흐르도다 날카롭게 쭉 뻗은 고양이의 수염에 푸른 봄의 生氣가 뛰놀아라 1..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8. 당신을 보았습니다 8. 당신을 보았습니다 당신이 가신 뒤로 나는 당신을 잊을 수 없습니다 까닭은 당신을 위하느니보다 나를 위함이 많습니다 나는 갈고 심을 땅이 없으므로 추수가 없습니다 저녁거리가 없어서 조나 감자를 꾸러 이웃집에 갔더니 주인은 “거지는 인격이 없다 인격이 없는 사람은 생명이 없다 너를 도와..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7. 나룻배와 行人 7. 나룻배와 行人 나는 나룻배 당신은 행인 당신은 흙발로 나를 짓밟습니다 나는 당신을 안고 물을 건너갑니다 나는 당신을 안으면 깊으나 옅으나 급한 여울이나 건너갑니다 만일 당신이 아니 오시면 나는 바람을 쐬고 눈비를 맞으며 밤에서 낮까지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당신은 물만 건느면 나를..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
6. 알 수 없어요 6. 알 수 없어요 바람도 없는 공중에 수직의 파문을 내이며 고요히 떨어지는 오동잎은 누구의 발자최입니까? 지리한 장마 끝에 서풍에 몰려가는 무서운 검은 구름의 터진 틈으로 언뜻언뜻 보이는 푸른 하늘은 누구의 얼굴입니까 꽃도 없는 깊은 나무에 푸른 이끼를 거쳐서 옛 탑 위의 고요한 하늘을 스.. 한국의 현대시 감상 2005.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