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490

라일락

목서과에 속하는 낙엽 활엽의 작은 교목. 유럽원산으로 5월에 꽃이 핀다. 정향(丁香). 담배 또 담배 가래며 기침 튀는 날 속이파리 숙어지고 새 잎새 푸르른 그날 내가 라일락으로 환생하는 그날. (김지하, '라일락', "별밭을 우러르며", p. 79) 여보시오 연보라 향기로 지어나서 온몸이 꽃이 되어 노래노래 철철 넘치는 사람아 이 봄날 당신이 부르는 노래는 내가 다가설 수 없는 거리 당신의 노랫소리는 그냥 향그럽게 스며들어 가슴 자욱히 메이는 그리움이 어지럽다오 (한광구, '라일락', "깊고 푸른 중심", p. 24) 바람도 없는데 라일락꽃이 후둑후둑 떨어진다 매 맞는 오월의 뜰 꽃잎에 속이 울리고 담벽을 닫은 유인물에서 충혈된 절벽들이 뛰어내린다 일제히 발등을 들어 올리는 풀포기들 라일락 밑은 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