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66

칼 헤르만 부세(Carl Hermann Busse)

산너머 저쪽 산너머 저쪽 하늘 멀리행복이 있다고 사람들은 말하네아아, 나 또한 남들 따라 행복을 찾아갔건만눈물만 머금고 돌아왔네산 너머 저쪽 하늘저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들 하건만. * * * * * * * * * * * * * * * Uber Den Bergen Uber den bergen,weit zu wandern, sagen die Leute,wohnt das Gluck.Ach, und ich ging,im Schwarme der andern,kam mit verweiten Augen zuruk.Uber den bergen,weit, weit druben, sagen die Leute,wohnt das Gluck. * * * * * * * * * * * * * * * * 칼 헤르만 부세(Carl ..

안톤 슈나크(Anton Schnack)

야경(Nachtliche Landschaft) 별 하나가 하루와 같습니다; 그리고 그 너머에는 빛과 빛으로 닿고 덮인 가장자리, 가거나 오거나, 떨어지거나 서거나, 불안하고, 유령 같았다.만약 그랬다면, 그것은 높은 밤이었다.그리고 만약 그랬다면, 어딘가에 하얗고 찌그러진 마을이 있었고, 숲이 만들어졌고, 잠으로 가득 찬 계곡, 물, 뒤얽힌 물건들, 무덤과 부엌의 문들이 폐허가 된 곳, 안개가 피어오르는 곳, 큰 구름과 습기가 있는 곳, 사람들이 잠든 오두막이 있는 곳, 꿈이 돌아다니는 곳, 열이 가득하고 낯섦으로 가득 찬 곳, 부르다. 동물의 빛, 갑자기 구름의 커튼을 찢어버린 곳; 그 뒤에는 '별을 만나다'나 '로켓의 왕국'이 자라났고, 심연에서 빛이 무섭고, 포효하고,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길을 따라..

안톤 슈나크(Anton Schnack)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들 ​울고 있는 아이의 모습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 정원의 한 모퉁이에서 발견된 작은 새의 사체 위에 초가을의 따사로운 햇볕이 떨어져 있을 때, 대체로 가을은 우리를 슬프게 한다.게다가 가을비는 쓸쓸히 내리는데 사랑하는 사람의 발길은 끊어져 거의 한 주일이나 혼자 있게 될 때.아무도 살지 않는 고궁, 그 고궁의 벽에서는 흙덩이가 떨어지고 창문의 삭은 나무 위에는 '아이세여, 내 너를 사랑했노라…'라는 거의 알아보기 어려운 글귀가 쓰여 있음을 볼 때. 숱한 세월이 흐른 후에 문득 발견된 돌아가신 아버지의 편지.편지에는 이런 사연이 쓰여 있었다.'사랑하는 아들아, 네 소행들로 인해 나는 얼마나 많은 밤을 잠 못 이루며 지새웠는지 모른다.'대체 나의 소행이란 무엇이었던가.하나의 치기 어린..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Hans Magnus Enzensberger)

똥(Die Scheie) 곧잘 그것이 모든 잘못의 근원인양 이야기하는 것을 듣는다 보시라, 그것은 얼마나 부드럽고 겸손하게 우리 밑에 앉아 있는가? 도대체 우리는 왜 그 좋은 이름을 모독하여 미국 대통령에 경찰에 전쟁과 자본주의에 비유되는가? 그것은 얼마나 덧없는 것인데, 그것에 따라 이름 붙인 것들은 저토록 견고한가! 그것, 그 순종적인 것을 혀끝에 올려놓고 우리는 착취자들을 생각하는구나. 그것, 우리가 표현해 보인 그것이 지금도 여전히 우리의 분노를 표현해야 하는가? 그것은 우리를 편하게 해 주지 않았던가? 부드러운 성질로 독특하게, 비폭력적으로? 그것은 인간의 온갖 산물 가운데 아마도 가장 평화로운 것이리라. 그것이 우리에게 무슨 짓을 했단 말인가? ​ * * * * * * * * * * * * *..

한스 마그누스 엔첸스베르거(Hans Magnus Enzensberger)

미들클래스 블루스 우리는 불평할 수 없다. 우리는 할 일이 있다. 우리는 배부르다. 우리는 먹는다. 풀이 자란다. 지엔피가 자란다. 손톱이 자란다. 과거가 자란다. 거리는 한산하다. 종전 협상은 완벽하다. 방공경보는 울리지 않는다. 다 지나갔다. 죽은 이들은 유언장을 썼다. 비는 그쳤다. 전쟁은 아직 해명되지 않았다 그것은 급할 것이 없다. 우리는 풀을 먹는다. 우리는 지엔피를 먹는다. 우리는 손톱을 먹는다. 우리는 과거를 먹는다. 우리는 감출 것이 없다. 우리는 늦출 것이 없다. 우리는 할 말이 없다. 우리는 있다. 우리는 무엇을 아직도 기다리고 있는가? 시계가 다시 돌아간다. 상황은 정돈되었다. 접시는 씻겼다. 마지막 버스가 지나간다. 버스는 비어있다. 우리는 불평할 수 없다. 우리는 무엇을 더 기다..

엘제 라스커쉴러(Else Lasker-Schüler)

나 아느니(Ich weiss) 나 아느니, 머잖아 나 죽음을 맞아야 하리라는 것을 그러나 모든 나무들은 일제히 빛을 비춰 주네 오래도 갈망했던 7월의 키스를 향해 − 몽롱하게 되어 가네 나의 꿈들 − 이보다 더 희미하게 마감해 본 적은 없었네 나의 시운(詩韻)을 읊었던 시집들 속에서. 그대 한 떨기 꽃을 나에게 인사로 꺾어 주네 − 나 그러나 그것을 맹아(萌芽) 속에서 이미 사랑했었네. 나 아느니, 머잖아 죽음을 맞아야 하리라는 것을. 나의 숨결 신의 강물 위로 나부끼고 − 나 발걸음을 사뿐히 영원한 고향으로 가는 오솔길 위에 얹는다. * * * * * * * * * * * * * * * * 엘제 라스커쉴러(Else Lasker-Schüler, 1869년 2월 11일 ∼ 1945년 1월 22일)는 독일계..

엘제 라스커쉴러(Else Lasker-Schüler)

나의 푸른 피아노 나는 집에 푸른 피아노 한 대를 갖고 있다 그러나 하나의 음도 알지 못한다. 그것은 지하실문의 어둠 속에 서 있다, 세계가 야만화 한 이후로. 별의 손 넷이 연주한다 -달의 여인은 보트 안에서 노래하였다- 이제 쥐들이 달그락거리며 춤춘다. 건반이 부서졌다··· 나는 푸른 死者(사자)를 애도한다. 아, 친애하는 천사여, 나에게 -나는 쓰디쓴 빵을 먹었다- 나에게 살아 있을 때 하늘의 문을 열어다오- 禁令(금령)을 거스를지라도 * * * * * * * * * * * * * * * * 엘제 라스커쉴러(Else Lasker-Schüler, 1869년 2월 11일 ∼ 1945년 1월 22일)는 독일계 유대인 시인이자 극작가로, 베를린에서의 보헤미아니즘 라이프스타일과 그녀의 시로 유명하다. 그녀는..

프리드리히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

소년 시절 내 소년이었을 적에 신께서는 인간들의 거친 소리와 채찍으로부터 나를 숱하게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 시절에 나는 동산의 꽃들과 어울려 평화롭고 흡족하게 놀았으며, 하늘의 나긋한 바람결도 나의 친구로서 놀이를 즐겼습니다. 또한 초목들이 당신을 마주 향하여 그 부드러운 팔을 내밀 때 당신께서 그들의 마음을 흥겹게 하시듯 그처럼 당신께선 나의 마음을 즐겁게 하셨습니다 아버지 헬리오스여! 그리고 엔디미온처럼 나는 그대가 가장 아끼는 아이였습니다 거룩하신 루나 여신이여! 오 모두들 신실하시고 다정하신 신드리여 나의 영혼 어마나 당신들을 사랑했는지 모두들 알고 있으리이다! 그 시절에 나는 이름을 하나하나 들어가며 당신들을 부르진 않았습니다. 당신들도 나를 부르실 때 이름을 호명하지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서..

프리드리히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

반평생 노란 배들 영글어 있고 야생의 장미꽃들 만발한 땅이 호수 속에 깃든다. 그대들 사랑스러운 백조들이여 서로의 입맞춤에 취해 맑게 깨어 있는 거룩한 물속에 머리를 적시는가. 아, 겨울이 오면 나는 어디에서 꽃을 얻어야 하나? 또 어디에서 태양의 빛살과 대지의 그림자를 가져야 하나? 싸늘히 식은 성벽 말없이 서 있고, 바람에 부딪혀 풍향계만 녹슨 소리 울려댄다. * * * * * * * * * * * * * * * * 프리드리히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 1770년 3월 20일 ~ 1843년 7월 6일)은 독일의 시인이다. 생전에는 괴테와 실러의 그늘에 가려져 인정받지 못했으며, 반평생을 가난과 정신 착란에 시달리며 불운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20세기 ..

프리드리히 횔덜린(Johann Christian Friedrich Hölderlin)

저녁 환상 오두막 앞 그늘 속에 편히 앉아 농부는 만족스러운 얼굴로 아궁이에 불을 지핀다. 평화로운 마을을 지나는 나그네에게 저녁 종소리 다정스레 울려온다. 이제 어부들도 항구로 돌아오고 먼 도시에서는 시장터의 시끌벅쩍한 소리 흥겨이 잦아드는데, 고요한 정자엔 우정 어린 만찬의 불빛이 친구들을 기다리고 있다.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이 땅의 사람들은 모두 다 노동과 그 보답으로 살아가고, 수고와 안식을 번갈아 가며 모든 것이 평화롭기만 한데, 어찌하여 내 가슴속에 박혀 있는 가시는 도무지 잠들 줄 모르는가? 저녁 하늘에 봄은 꽃몽오리를 열고, 장미 송이들 수없이 피어나서 고요히 빛나는 황금빛 세계, 오 저곳으로 나를 데려가다오 진홍빛 구름이여! 저 아득히 높은 곳의 빛과 바람 속에서 나의 사랑도 고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