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66

고트프리트 벤(Gottfried Benn)

올페 1)의 죽음 어찌 당신은 나를 뒤에 남겼습니까, 사랑하는 이여 - 명부에 부딪히고, 황량한 로도페2)산 숲에 끌어가고, 두 가지 빛깔의 딸기, 붉은빛으로 이글거리는 과일 - 잎이 나면서, 수금(手琴)을 켜네 그 현에 부딪히는 엄지손가락! 이미 북풍 속에서의 3년! 죽음을 생각한다는 것은 달콤한 일, 그렇게 먼 곳, 맑은 목소리가 들린다. 덧없는, 그러나 깊은 입맞춤이 느껴진다 - . 그대 결국 그림자에서 방황함이여! 1) 그리스 신화, 아폴로아 킬리오프 사이에 난 아들로 시인이며 음악가. 그가 타는 하프가 하도 오묘하여 금수초목까지 매혹당했다고 한다. 아내 오이뤼디케가 죽자 황천에 내려와 음악으로 플루토를 감동시켜 고 약속하고 아내를 데려가기로 했으나 마지막 순간에 그 약속을 이루지 못했다는 전설이..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이정표(Der Wegeiser) 왜 나는 다른 방랑자들이 다니는 큰길을 피해 눈 덮인 바위 벼랑 사이로 난 은밀한 오솔길을 찾아가는가?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할 만한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그 어떤 어리석은 열망 때문에 황야를 헤매는 걸까? 길가마다 이정표들이 서서 마을로 가는 길을 알려주지만 나는 이렇게 끝없이 방황하면서 쉬지 않고, 안식을 찾아 헤맨다. 나의 눈앞에 이정표 하나가 꼼짝 않고 서 있는 게 보인다. 나는 그 길을 가야 한다. 돌아온 사람 아무도 없는 그 길을 * * * * * * * * * * * * * * *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1794년 10월 7일 ~ 1827년 9월 30일)는 독일의 시인이다. 데사우에서 출생하여, 베를린 대학을 졸업하였다. 1813년 프..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보리수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서 수많은 단꿈을 꾸었네. 보리수 껍질에다 사랑의 말 새겨 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그곳을 찾았네. 나 오늘 이 깊은 밤에도 그곳을 지나지 않을 수 없었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두 눈을 꼭 감아 버렸네. 나뭇가지들이 살랑거리면서, 꼭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세차게 때렸네,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돌아보지 않았네. 이제 그곳에서 멀어진 지 벌써 한참이 되었네, 그래도 여전히 속삭이는 소리 들리네: * * * * * * * * * * * * * * Am Brunnen vor dem Tore Da steht ein Lindenbaum: Ich träumt in seinem Schatten So ..

마르틴 니묄러(Friedrich Gustav Emil Martin Niemöller)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 나치가 공산주의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공산주의자가 아니었기에. 그들이 사민당원들을 감금했을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사민당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노동조합원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유태인들을 잡아갈 때, 나는 침묵했다; 나는 유태인이 아니었기에. 그들이 나를 잡아갈 때, 나를 위해 항의해 줄 이들이, 아무도 남아있지 않았다. * * * * * * * * * * * * * * Als sie mich holten Als die Nazis die Kommunisten holten, habe ich geschwiegen; Ich war ja kein Kommunist. Als sie die Sozialdemokraten e..

데틀레프 폰 릴리엔크론(Detlev von Liliencron)

여름날의 마을 교회 졸리게 사회자가 선창하고 졸리게 교인들도 제창한다. 설교단 위에서 고요히 목사는 적을 위해 기도한다. 그러고 나서 설교 멋진 더할 나위 없는 설교 남작 부인은 눈물짓는다 문장 찬란한 의자에 앉아 아멘 축복의 문은 열리고 오르간의 소리 마지막 찬송가 여름의 화려함 속에 하늘 나는 제비 춤추는 나비. * * * * * * * * * * * * * * * 데틀레프 폰 릴리엔크론(Detlev von Liliencron, 본명: Friedrich Adolf Axel Detlev Liliencron, 1844년 6월 3일 홀슈타인 킬 ~ 1909년 7월 22일 함부르크 근처 알트랄슈테트)은 독일의 시인이다. 시집 〈부관의 승마 외 Adjutantenritte und andere Gedichte〉..

데틀레프 폰 릴리엔크론(Detlev von Liliencron)

그 말이 난 잊히지 않는다 ​ 슬프고도 무겁게 들리던 그 말이 난 잊히지 않는다. 내 목소리는 울음에 섞여 있었다. "당신은 이미 절 사랑해 주시질 않아요." ​ 황혼은 들에 물들어 하루의 남은 별이 그윽이 비쳤다. 머나먼 수풀 깃을 찾아 까마귀 떼도 날아가 버렸다. ​ 이제 두 사람은 멀리 헤어져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할 수 없으리라. 그 말이 난 잊히지 않는다. "당신은 이미 절 사랑해 주시질 않아요." * * * * * * * * * * * * * * * 데틀레프 폰 릴리엔크론(Detlev von Liliencron, 본명: Friedrich Adolf Axel Detlev Liliencron, 1844년 6월 3일 홀슈타인 킬 ~ 1909년 7월 22일 함부르크 근처 알트랄슈테트)은 독일의 시인이다..

베르톨트 브레히트(Eugen Berthold Friedrich Brecht)

살아남은 자의 슬픔 물론 난 알고 있다, 단지 운이 좋아서 그 많은 친구들보다 오래 살아남았다는 것을. 그런데 오늘 밤 꿈속에서 이 친구들이 날 두고 하는 말을 들었다. "더 강한 자들이 살아남는다." 그러자 내가 미웠다. * * * * * * * * * * * * * * Ich, der Überlebende Ich weiß natürlich: einzig durch Glück Habe ich so viele Freunde überlebt. Aber heute nacht im Traum Hörte ich diese Freunde von mir sagen: "Die Stärkeren überleben." Und ich haßte mich. * * * * * * * * * * * * * * 브레히트가 194..

베르톨트 브레히트(Eugen Berthold Friedrich Brecht)

어느 책 읽는 노동자의 의문 일곱 개의 문을 가진 테베는 누가 지었을까? 책들에는 왕들의 이름이 적혀 있다. 왕들이 돌덩이를 날랐을까? 그리고 여러 번 파괴되었던 바빌론— 그 바빌론을 누가 그렇게 여러 번 세웠을까? 건축노동자들은 황금빛 도시 리마의 어떤 집에서 살았을까? 만리장성을 다 쌓은 날 저녁, 벽돌공들은 어디로 갔을까? 위대한 로마는 개선문으로 가득 차 있다. 카이사르들은 누구를 무찌르고 개선했을까? 수많이 노래된 비잔틴에는 시민을 위한 궁전들밖에 없었을까? 저 전설적인 아틀란티스에서조차도 바다가 덮친 날 밤, 물에 빠져 죽어가는 자들이 자신들의 노예를 찾으며 울부짖었다. 젊은 알렉산더는 인도를 정복했다. 혼자서 했을까? 카이사르는 갈리아를 무찔렀다. 그는 취사병 하나쯤은 데리고 있지 않았을까?..

베르톨트 브레히트(Eugen Berthold Friedrich Brecht)

후손들에게 I 참으로 나는 암울한 세대에 살고 있구나! 악의없는 언어는 어리석게 여겨진다. 주름살 하나없는 이마는 그가 무감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웃는 사람은 단지 그가 끔직한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 나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 그 많은 범죄행위에 관해 침묵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거의 범죄처럼 취급받는 이 시대는 도대체 어떤 시대란 말이냐! 저기 한적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을 곤경에 빠진 그의 친구들은 아마 만날 수도 없겠지? 내가 아직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믿어 다오. 그것은 우연일 따름이다. 내가 하고 있는 그 어떤 행위도 나에게 배불리 먹을 권리를 주지 못한다. 우연히 나는 해를 입지 않았을 뿐이다.(나의 행운이다하면, 나도 끝장이다.) 사람들은 ..

루트비히 울란트(Johann Ludwig Uhland)

먼 마을에서 여기 나무 그늘에 앉아 새들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그 노래가 가슴에 깊이 스민다. 아아, 우리 사랑을 너도 아는가 이렇게 멀고 먼 마을에서 여기 시냇가에 앉아 바라보는 꽃 냄새의 향기로움이여! 이 향기를 뉘라서 보내었느뇨? 멀고 먼 고향의 그 사람이 마음을 함뿍 담아 보내었을까 * * * * * * * * * * * * * * * * 요한 루트비히 울란트(Johann Ludwig Uhland, 1787년 4월 26일 ~ 1862년 11월 13일)는 독일의 시인, 언어학자, 문학사학자이다. 그는 뷔르템베르크주 튀빙겐에서 태어나 그곳의 대학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중세 문학, 특히 옛 독일과 프랑스 시에 관심을 가졌다. 1810년 법학박사로 졸업한 그는 시 공부를 계속하기 위해 8개월 동안 파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