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높은바위 2023. 7. 15. 06:45

 

보리수

 

성문 앞 샘물 곁에
서 있는 보리수:
나는 그 그늘 아래서
수많은 단꿈을 꾸었네.

보리수 껍질에다
사랑의 말 새겨 넣고: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언제나 그곳을 찾았네.

나 오늘 이 깊은 밤에도
그곳을 지나지 않을 수 없었네.
캄캄한 어둠 속에서도
두 눈을 꼭 감아 버렸네.

나뭇가지들이 살랑거리면서,
꼭 나를 부르는 것 같았네:
<친구여, 내게로 오라,
여기서 안식을 찾아라!>고.

차가운 바람이 불어와
얼굴을 세차게 때렸네,
모자가 바람에 날려도,
나는 돌아보지 않았네.

이제 그곳에서 멀어진 지
벌써 한참이 되었네,
그래도 여전히 속삭이는 소리 들리네:
<친구여,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

 

* * * * * * * * * * * * * *

 

Am Brunnen vor dem Tore
Da steht ein Lindenbaum:
Ich träumt in seinem Schatten
So manchen süßen Traum.

Ich schnitt in seine Rinde
So manches liebe Wort;
Es zog in Freud und Leide
Zu ihm mich immerfort.

Ich mußt auch heute wandern
Vorbei in tiefer Nacht,
Da hab ich noch im Dunkel
Die Augen zugemacht.

Und seine Zweige rauschten,
Als riefen sie mir zu:
»omm her zu mir, Geselle,
Hier findst du deine Ruh!«

Die kalten Winde bliesen
Mir grad ins Angesicht,
Der Hut flog mir vom Kopfe,
Ich wendete mich nicht.

Nun bin ich manche Stunde
Entfernt von jenem Ort,
Und immer hör ich's rauschen:
Du fändest Ruhe d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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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1794년 10월 7일 ~ 1827년 9월 30일)독일의 서정시인이자 소설가, 문학 평론가이다.

1794년 독일 작센안할트 주의 데사우에서 출생하였다.

1812년 베를린대학교를 입학하여 고전문헌학, 독문학, 현대 영어를 전공하였다.

1813년 프랑스와의 대(對) 나폴레옹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1817년부터 2년 동안 이탈리아를 여행한 후 고향에 돌아와 김나지움 교사와 도서관 사서를 지냈다.

 

후기 낭만파에 속하는 시인으로 맑고 깨끗한 민요풍의 시구는 읊기가 매우 쉽다.

많은 시를 썼는데, 「보리수」를 비롯해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 아가씨」 등은 슈베르트가 작곡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곡이 되었다.

뮐러와 슈베르트는 비슷한 시기에 생을 마감했다.

가곡집 '겨울 나그네'가 나온 1827년 가을 뮐러가 세상을 떠났고, 슈베르트는 다음 해 31세로 먼 길을 떠났다.

 

그 밖에 그리스 독립전쟁의 감격을 노래한 『그리스인들의 노래』, 『떠돌이 호른 연주자의 유고에서 나온 시들』이 유명하다.

 

뮐러는 특히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에게 강한 영향을 끼쳤다.

그의 예술가적 기질을 이어받은 아들 프리드리히 막스 뮐러(1823-1900)는 우리에게 이미 잘 알려진 단편 『독일인의 사랑』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