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독일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높은바위 2023. 7. 16. 07:30

 

이정표(Der Wegeiser)

 

왜 나는 다른 방랑자들이 다니는

큰길을 피해

눈 덮인 바위 벼랑 사이로 난

은밀한 오솔길을 찾아가는가?

 

나는 사람들의 눈을 피할 만한

나쁜 짓도 저지르지 않았는데

그 어떤 어리석은 열망 때문에

황야를 헤매는 걸까?

 

길가마다 이정표들이 서서

마을로 가는 길을 알려주지만

나는 이렇게 끝없이 방황하면서

쉬지 않고, 안식을 찾아 헤맨다.

 

나의 눈앞에 이정표 하나가

꼼짝 않고 서 있는 게 보인다.

나는 그 길을 가야 한다.

돌아온 사람 아무도 없는 그 길을

 

* * * * * * * * * * * * * *

 

* 빌헬름 뮐러(Wilhelm Müller, 1794년 10월 7일 ~ 1827년 9월 30일)는 독일의 시인이다.

데사우에서 출생하여, 베를린 대학을 졸업하였다.

1813년 프랑스와의 전쟁에 참전하였으며, 1817년 ~ 1818년 이탈리아 여행 후, 고향에서 김나지움 교사를 지냈다.

후기 낭만파에 속하는 서정 시인으로 맑고 깨끗한 민요풍의 시구는 읊기가 매우 쉽다.

많은 시를 썼는데, 〈보리수〉를 비롯한 〈겨울 나그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처녀〉등의 시는 슈베르트가 작곡하여 세계적으로 유명한 가곡이 되었다.

그 밖에 〈그리스인의 노래〉가 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