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580

마구

'마구간'의 준말. 외양간. 마구에 매인 말은 굽을 침니다 (한용운, '사랑의 끗판', "님의 침묵", p.167) 아, 가도다, 가도다, 쪼처가도다 이즘 속에 있는 간도와 요동벌로 주린 목숨 움켜쥐고, 쪼처가도다 진흙을 밥으로, 햇채를 마서도 마구나, 가젓드면, 단잠은 얽맬 것을- 사람을 만든 검아, 하로 일즉 차라리 주린 목숨 빼서가거라! (이상화, '가장 悲痛비통한 祈慾기욕', "이상화전집", p. 33)

사그리

'모조리'의 방언. 빠짐없이 모두. 니밀헐 것 썩어빠질 것 사그리 모여 춤도 추며 하늘까지 던져라. 해가 진다. (김기홍, '백중날', "공친 날", p. 96) 겨울 숲의 고요가 나를 깨운다 사그리 비워 낸 자의 가냘픈 허리 미동 없이 숨죽인 사시나무 곁에서 나는 가슴이 설랜다. (김완하, '겨울 숲의 고요가 나를 깨운다', "그리움 없인 저 별 내 가슴에 닿지 못한다", p. 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