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시와 시어(詩語) 489

아네모네

미나리아재비과의 여러해살이 풀. 봄에 붉고 푸르고 흰 꽃이 핌. 아네모네는 그리스어로 '바람'이라는 뜻. 바다 가까운 露台(노대) 우에아네모네의 고요한 꽃방울이 바람에 졸고 (김광균, '午後오후의 構圖구도', "와사등") 바람둥이는 아네모네의 꽃말그 꽃을 들여다 보고 있으면겹으로 마음을 감춘 꽃송이 속에혼자 숨어 있어도 좋은섬 하나 떠 있다 (박제천, '섬을 찾아서', "너의 이름 나의 시", p. 32) 한 줄기는 보라꽃花冠(화관)이 꿈 같다절반은 부러지고할 수 없이 정숙하게너는눈에 든다정이 가는 곳이면 一步(일보)아무 말없이 一步(일보) 걸음마를 타듯다가서고 싶다 상큼하고 가냘픈냄새도 빛도 없이저물어가는 물 위로 (김영태, '아네모네', "초개수첩", p. 57)

마당발¹

볼이 넓은 발. 여기저기 안 나타나는  데 없는 사람을 비유한 말. 발바닥 한번 마당발이라짚세기 따로 삼아 신어야 한다 (고은, '미제 술집 심부름꾼', "만인보· 6", p. 152) 남의 집 부엌이나 뒤란에그놈의 마당발 들여놓기 망정이지 (고은, '뻔뻔이 마누라', "만인보· 9", p. 150)  우리 마당발들이 벋디디면그 발자국으로 나머지 땅에 이어져이 동네도 나라가 되어 일어선다 (하종오, '행로', "분단동이 아비들하고 통일동이 아들들하고", p. 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