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명시 710

알프레드 몸버트(Alfred Mombert)

어느 땐가는 어느 땐가는 쉬지 않고 굴러가는 마차도 선다. 어느 땐가는 나라도 끝이 오고야 만다. 어느 땐가는 마음도 이별의 말을 한다. 어느 땐가는 마지막 바다도 갈라진다. 어느 땐가는 크나큰 슬픔이 시작된다. 어느 땐가는 흐느낌에 울음도 막혀 버린다. 그러면 내실의 불빛들이 가물거린다. 그때면 거룩한 모습이 감동을 준다. 그때면 어스름이 시인을 휩싸고 지나간다. 오 소년이여 그때 나는 백발이요 그때 나는 늙는다. 그런데 내게는 젊음이 끝내 돌아왔다. * * * * * * * * * * * * * * * 알프레드 몸버트(Alfred Mombert, 1872년 2월 6일 ~ 1942년 4월 8일)는 독일의 시인이다. 몸버트는 카를스루에에 정착한 유대인 상인 가문의 후손으로 하이델베르크에서 법학을 공부하고..

엘라 휠러 윌콕스(Ella Wheeler Wilcox)

인생은 너무 짧네 인생은 헛되이 후회하기엔 너무 짧네, 내 말하건대, 죽은 자들로 하여금 기쁘게 죽은 자들을 묻도록 하라, 그리고 우리는 각자 어제의 기쁨과 슬픔을 잊고 우리의 길을 가리라. 태양이 급속히 뜨고 지는 그 동안에 부질없는 눈물과 근심을 위한 시간은 없네, 인생은 너무 짧네. ​ 인생은 쓰라린 감정을 품기엔 너무 짧네, 기다리면 시간이 최선의 해결사이네, 세월은 그 날개에 아픔을 치유하는 힘을 싣고 지나가네. 우리에게 증오를 위한 공간은 없네. 이 엄숙한 진리를 작은 동산이 가릴 수 없고, 빠르고 확실하게 우리들은 알게 되네, 인생은 너무 짧네. ​ 인생은 높은 이상을 추구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짧네, - 누굴 원망하기엔 너무 짧으나, 사랑을 하기엔 충분하네. 그리고 사랑은 영원히 영원히 살아..

알렉산드르 블로크(Aleksandr Aleksandrovich Blok)

대지 위의 모든 것은 대지 위의 모든 것은 죽어가리라 ㅡ 어머니도, 젊음도, 아내는 변하고, 친구는 떠나가리라. 그러나 그대는 다른 달콤함을 배워라, 차가운 북극을 응시하면서. 그대의 돛배를 가져와, 멀리 떨어진 북극을 향해하라, 얼음으로 된 벽들 속에서 ㅡ 그리고 조용히 잊어라, 그곳에서, 사랑하고 파멸하고 싸웠던 일들...... 정열로 가득 찼던 옛 고향땅을 잊어라. 그리고 지쳐버린 영혼을 더딘 추위의 떨림에 길들게 하라, 그곳으로부터 빛이 들이닥칠 때, 여기서 영혼은 아무것도 필요치 않도록. ​ * * * * * * * * * * * * * * * 알렉산드르 블로크(Aleksandr Aleksandrovich Blok.1880.11.28∼1921.8.7)는 러시아 시인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출생했..

엘라 휠러 윌콕스(Ella Wheeler Wilcox)

외톨이 삶 웃어라, 세상은 너와 함께 웃을 테니, 울면 너 혼자 울게 되리라. 이 낡고 슬픈 세상은 즐거움은 빌려와야 하나, 고통은 이미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노래 부르면 언덕들이 따라 부르나, 한숨 쉬면 허공에 흩어질 뿐. 메아리는 기쁜 소리엔 함께 뛰놀지만, 근심 깃든 소리는 멀리 할 뿐이네. ​ 기뻐하라, 사람들이 널 찾을 테니, 슬퍼하면, 그들은 뒤돌아 떠나리라. 그들은 너의 기쁨 전부를 함께 하길 원하나, 너의 근심은 하나도 원치 않으니. 기뻐하라, 네 친구들이 많을 테니, 슬퍼하면, 그 모두들 잃으리라, - 누구도 너의 달콤한 와인을 사양하지 않지만, 인생의 쓴 잔은 너 혼자 마시게 되리라. ​ 연회를 베풀면 네 집은 사람들로 붐비지만, 네가 굶주리면, 온 세상이 너를 피하리라. 성공하..

알렉산드르 블로크(Aleksandr Aleksandrovich Blok)

눈멀고 어리석은 내게도 눈멀고 어리석은 내게도 시간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흘러갔다 오늘이 되어서야 나는 꿈에서 보았다 그녀는 나를 한 번도 사랑한 적 없음을...... 나는 그저 우연히 만난 사람이었음을, 나는 그저 오다가다 스친 사람이었음을, 하지만 그 어린 말의 열기는 식어 버렸고 그녀는 내게 용서하라 말했다 하지만 내 마음은 이전의 그 사랑으로 가득 차 타인들과 함께하는 시간은 아무런 느낌도 주지 않고, 그 마음, 그리고 하나뿐인 그 노래는 오늘도 내 꿈속에서 울려 퍼졌다 ​ * * * * * * * * * * * * * * * 알렉산드르 블로크(Александр Блок, 1880년 11월 16일 ~ 1921년 8월 7일)는 러시아의 시인이다. 알렉산드르 블로크는 1880년 11월 16일 상트페테..

다카무라 고타로(高村光太郎고촌광태랑)

물떼새와 노는 치에코 사람 하나 없는 구주쿠리(九十九里)의 모래사장 모래에 앉아 치에코는 논다. 수많은 친구가 치에코의 이름을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치이, 치이 -- 모래에 작은 발자국을 남기며 물떼새가 치에코에 다가온다. 계속 무언가 중얼거리던 치에코가 두 팔을 들어 새를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 양손에 쥔 조개를 물떼새가 달라고 조른다. 치에코는 조개를 후드득 후드득 던진다. 몰려드는 물떼새가 치에코를 부른다. 치이, 치이, 치이, 치이, 치이 -- 인간 세계를 훌훌 버리고, 이제는 자연(自然) 저편으로 떠나버린 치에코의 뒷모습이 동그마니 보인다. 석양은 한참이나 떨어진 여기 방풍림(防風林)까지 물들이고 흩날리는 송화(松花) 가루 아래 나는 언제까지나 마냥 서 있다. * * * * ..

다카무라 고타로(高村光太郎고촌광태랑)

레몬 애가(Lemon 哀歌) 애타도록 당신은 레몬을 찾고 있었다. 죽음의 슬프고도 화려한 병상에서 내가 쥐여준 레몬 한 알을 당신의 하이얀 이가 생큼히 깨물었다. 토파즈 빛으로 튀는 향기. 하늘의 것인 듯 몇 방울의 레몬 즙이 당신의 정신을 잠시 맑게 되돌려 놓았다. 푸르고 맑은 눈빛으로 가냘피 웃는 당신. 내 손에 꼬옥 쥔 당신의 싱그러움이여. 당신의 목 깊숙이에서 바람 소리 일지만 생과 사의 어려운 골목에서 그대는 옛날의 그대가 되어 생애의 사랑을 이 순간에 다 쏟는 것인가. 그리고 잠시 그 옛날 산마루에 올라 쉬던 심호흡 하나 쉬고 당신의 모습은 그대로 멈췄다. 벚꽃 그늘이 있는 사진 앞에 토파즈 빛 향기의 레몬은 오늘도 두자. * * * * * * * * * * * * * * * 사랑하는 사람이 ..

베트남:호찌민(Hồ Chí Minh)

비엣박의 숲(Cảnh rừng Việt Bắc) 비엣박의 숲은 정말 좋다 온종일 새가 지저귀고 손님이 오면 구운 옥수수로 대접하고 사냥한 산짐승을 구워 술잔을 기울인다 푸른 산과 파란 물, 여유롭게 거닐고 달콤한 술 신선한 차 어찌 취하지 않으랴 항전에 성공하여 다시 돌아오리 옛날의 달과 학, 이 봄과 함께. * * * * * * * * * * * * * * * * 호찌민(Hồ Chí Minh / 胡志明 호지명, 1890년 5월 19일 ~ 1969년 9월 2일)은 베트남의 공산주의 혁명가이자 독립운동가, 정치인, 초대 국가주석이다. ‘옥중일기’라는 한시가 유명하고, 많은 작품을 남겼다. 정치가, 혁명가이면서도 문학적 재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대 베트남의 국부(國父)로 평가받는다. 베트콩을 조..

헨리 앨퍼드(Henry Alford)

하루의 꿈 사랑을 떠나라, 인생을 떠나라:-우리의 순간은 욕망의 파편들로 구성되어 있다: 오 그대와 함께 나무 그늘 이 드리워진 골짜기에서 나는 내 세월을 살 수 있을 것이다. 돌 위의 위풍당당한 강물을 따라가는 소리, 또는 잎이 무성한 한숨을 듣는다. 또는 꽃이 만발한 길에서 간호 밝은 꽃; 고요하고 관찰 되지 않은 동안 세월은 기차를 끌어야 합니다. 그런 다음 햇볕이 잘 드는 바위 아래에서 호기심 많은 사랑의 이야기를 엮고 삶을 들여다보십시오. 인간 생각의 내면의 샘으로; 우리 영혼의 통찰력에 명예와 믿음과 오래된 성실성을 제시하고, 의지의 강력한 도약을 운명의 느린 과정을 따라 내려갑니다. 그리고 어떻게 시대가 웅장한가 신비로운 차임벨과 함께 경향이 있습니다 밤을 사로잡는 노래 진실의 시간 긴 잠...

다카무라 고타로(高村光太郎고촌광태랑)

너덜너덜한 타조 뭐가 재미있어서 타조를 기르는가. 동물원의 4평 반 진창 안에서는. 다리가 너무 길지 않은가. 목이 너무 길지 않은가. 눈 오는 나라에서 이 상태라면 날개가 너무 너덜너덜하지 않는가. 배가 고프니까 건빵도 먹지만, 타조의 눈은 먼 곳만 바라보고 있지 않은가. 몹시도 고통스럽게 불타고 있지 않은가. 유리색 바람이 당장이라도 불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작고 소박한 머리가 무한대의 꿈으로 소용돌이치고 있지 않은가. 이것은 이미 타조가 아니지 않은가. 인간이여, 이제 그만 좀 두시지, 이런 짓은. - 일본 고등학교 1학년 국어교과서 수록. * * * * * * * * * * * * * * * 다카무라 고타로(高村光太郎, 1883년 3월 13일 ~ 1956년 4월 2일)는 일본에서 국민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