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83. 목 숨

높은바위 2005. 8. 25. 06:16
 

183. 목 숨


                         申  瞳  集


목숨은 때 묻었나.

절반은 흙이 된 빛깔

황폐한 얼굴엔 표정이 없다.


나는 무한히 살고 싶더라.

너랑 살아 보고 싶더라.

살아서 주검보다 그리운 것이 되고 싶더라.


억만 광년(億萬光年)의 현암(玄暗)을 거쳐

나의 목숨 안에 와 닿는

한 개의 별빛.


우리는 아직도 포연(砲煙)의 추억 속에서

없어진 이름들을 부르고 있다.

따뜻이 체온(體溫)에 절어든 이름들.


살은 자는 죽은 자를 증언(證言)하라.

죽은 자는 살은 자를 고발(告發)하라.

목숨의 조건(條件)은 고독하다.


바라보면 멀리도 왔다마는

나의 뒤 저편으로

어쩌면 신명나게 바람은 불고 있다.


어느 하 많은 시공(時空)이 지나

모양할 수 없이 지워질 숨자리에

나의 백조(白鳥)는 살아서 돌아오라.


                     ----시집「抒情의 流刑」(1954)----

1.시작(詩作) 배경

  6.25로 인하여 소중한 생명이 하잘것 없이 죽어가는 현실을 바탕으로

  삶의 의욕과 보람 및 그 조건을 성찰하고, 생명의 영원한 재생을 읊음.


2.시상의 전개

  *제1연-본연의 모습을 잃은 목숨

  *제2,3연-삶의 의욕

  *제4,5연-삶의 조건 성찰

  *제6,7연-목숨의 영원성


3.주제:삶의 의욕과 목숨의 영원성 추구


4.제재:전란의 비극적 상황


5.시어의 상징 의미

  *현암-아득하고 깊숙한 어둠.

  *목숨-본연의 모습

  *별빛-삶의 소망  *체온에 절어 든-온정에 스미고 절어든

  *백조-순수한 본연의 내 영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