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현대시 감상

184. 나 무

높은바위 2005. 8. 26. 08:54
 

184. 나 무


                           朴  木  月



유성에서 조치원으로 가는 어느 들판에 우두커니

서 있는, 한 그루 늙은 나무를 만났다. 수도승

일까. 묵중하게 서 있었다.

다음 날 조치원에서 공주로 가는 어느 가난한 마

을 어구에 그들은 떼를 져 몰려 있었다. 멍청하

게 몰려 있는 그들은 어설픈 과객일까. 몹시 추

워 보였다.

공주에서 온양으로 우회하는 뒷길 어느 산마루에

그들은 멀리 서 있었다. 하늘 문을 지키는 파수

병일까. 외로와 보였다.

온양에서 서울로 돌아오자 놀랍게도 그들은 이미

내 안에 뿌리를 펴고 있었다. 묵중한 그들의,

침울한 그들의, 아아 고독한 모습. 그 후로 나

는 뽑아낼 수 없는 몇 그루의 나무를 기르게 되

었다.


                          ----시집 「청담(晴曇)」(1964)----


1.시작(詩作) 배경

  여행중에 본 나무의 모습에서 받은 각각의 인상을 재미있는 

  화술로 선명하게 나타내고 있으며,마음 속에 깊이 박혀 있

  는 내부의 사실을 미적으로 표현한 산문시.


2.시상의 전개

  *제1부분-늙은 나무의 묵중함

  *제2부분-나무의 춥고 침울한 모습

  *제3부분-산마루의 외로운 나무들

  *제4부분-마음에 뿌리 내린 나무의 모습


3.주제:묵중하고, 침울하고, 고독한 삶의 모습


4.제재:나무


5.시어의 의미

  *과객(過客)-지나는 길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