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1.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柳 致 環
고독은 욕되지 않으다
견디는 이의 값진 영광.
겨울의 숲으로 오니
그렇게 요조(窈窕)ㅎ던 빛깔도
설레이던 몸짓들도
깡그리 거두어 간 기술사(奇術師)의 모자.
앙상한 공허만이
먼 한천(寒天) 끝까지 잇닿아 있어
차라리
마음 고독한 자의 거닐기에 좋아라.
진실로 참되고 옳음이
죽어지고 숨어야 하는 이 계절에
나의 뜨거운 노래는
여기 언 땅에 깊이 묻으리.
아아,나의 이름은 나의 노래.
목숨보다 귀하고 높은 것.
마침 비굴한 목숨은
눈을 에이고, 땅바닥 옥에
무쇠 연자를 돌릴지라도
나의 노래는
비도(非道)를 치레하기에 앗기지는 않으리라.
들어 보라.
이 거짓의 거리에서 숨결쳐 오는
뭇 구호와 빈 찬양의 헛한 울림을.
모두가 영혼을 팔아 예복을 입고
소리 맞춰 목청 뽑을지라도
여기 진실은 고독히
뜨거운 노래는 땅에 묻는다.
----「동아일보」(1960.3.13)
1.시작(詩作) 배경
자유당 말기의 사회상과 시인의 처신을 노래한 앙가지망(사회참여)적
저항시 작품.
2.시상의 전개
*제1연-지조를 지키는 이의 긍지 *제2연-부정한 사회현실
*제3연-뜨거운 저항 의지 *제4연-지조와 정의에 대한 결의
*제5연-현실의 고발 *제6연-땅에 묻는 뜨거운 노래
3.주제:사회 정의(正義)의 고취
4.소재:부정부패한 사회
5.시어의 상징 의미
*겨울 - 희망을 잃고 얼어붙은 시대(자유당 말기)
*뜨거운 노래 - 시인의 부정부패한 사회에 대한 분노
*땅에 묻는다 - 진실을 담은 뜨거운 노래를 씨앗처럼 묻어 자라기를
기다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