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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파블로 네루다(Pablo Neruda)

시 ​그러니까 그 나이였을 때.시가 나를 찾아왔어. 모르겠다, 난 그게 어디서 왔는지.겨울에서인지 강에서 인지.언제 어떻게 왔는지 나는 모르겠어.아니, 그건 목소리가 아니었고 누가 말해준 것도 아니고책으로 읽은 것도 아니고 침묵도 아니었어.헤매고 다니던 길거리에서.밤의 가지에서, 갑자기 다른 것들로부터,활활 타오르는 나의 가슴을 움직였어. 또는 혼자 돌아오는데 말이야 고독한 길에서그렇게 얼굴 없이 있는 나를 건드리더군. 나는 뭐라고 해야 할지 몰랐어. 내 입은 이름들을 도무지 대지 못했고,눈은 멀었으며, 내 영혼 속에서 뭔가 시작되고 있었어.열(熱)이나 잃어버린 날개, 혹은나는 내 나름대로 그 불을 해독하며 어렴풋한 첫 줄을 썼어.어렴풋한, 뭔지 모를, 순전한 난센스.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사람의 순수한 ..

헝가리:아틸라 요제프(Attila Jozsef)

여름의 오후 가위 소리 짤깍짤깍,잔디를 다듬던 누이가일손을 멈춘다. 뒷모습으로도하품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라디오 소리는 꿈틀꿈틀,창가에는 벌들이 윙윙.산들산들 춤추는 바람은 빙빙푹신한 잔디를 돌아다닌다. 더운 웅덩이, 시간이허무의 놀이를 하다 멈춘 듯하여도여전히 흘러가는 것은 꽃잎이 지기 때문이리. 또한 알 수 없음은, 내가 잠들었는지글을 쓰고 있는지, 둘 다인지라.아내가 흰 천으로식탁을 덮으니 여기는 하늘마저 아마포의 눈부신 흰빛으로 넘치고의자 위의 유리그릇은산딸기의 빛으로 반짝인다. 나는 행복하다. 임은내 곁에서 바느질하고 우리는 함께 멀어져 가는 화물선의경적 소리를 가만히 듣는다.  * * * * * * * * * * * * * ** 아틸라 요제프(Attila József, 1905년 4월 11일..

퀴어 문화 축제

흐르는 곡은,Paul Mauriat - Love Is Blue* * * * * * * * * * * * * * 퀴어 문화 축제                                                古岩 이명신 그날 에덴동산엔 비가 내리지 않았다. 성악과(性惡果)에 독(毒)을 묻힌유혹은 땅에 내려와 변신(變身)을 하고,이브는 그것을 먹었다. 찰~ 찰~ 찰싹! 찰싹!엉덩이가 찰지구나~아무 생각 없어~하잔 말도 안 해.달란 소리도 안 해.그저 줬으면~ 해. 조ㅈ 서면 뭐 하게?비역질도 못하는 고개 숙인 몸가락.   * 퀴어 문화 축제 : 매년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성 소수자들의 문화 축제.* 몸가락 : 손가락 발가락처럼 몸 중심에 있는 남자 성기(북한어).

헝가리:아틸라 요제프(Attila Jozsef)

묘비명 그는 명랑하고 친절했으며,고집스러운 구석도 있었다. 부당한 취급을 받으면 억울한 심경을 토로했다.먹는 것을 좋아하고 어떤 면에서는 하느님을 닮았다.코트는 유태인 의사의 선물이지만가족에게서 받은 것이라고는 오직안 보게 되어 속 시원하다는 말.그리스 정교회에서 발견한 것이라고는 오직사제들. 평화는 없었다―그는 절명하고서야 전국에 알려졌지만,슬픔을 억누르십시오.  * * * * * * * * * * * * * * * 아틸라 요제프(Attila József, 1905년 4월 11일 ~ 1937년 12월 3일)는 20세기 헝가리의 가장 위대한 민중시인이다.그는 1905년 4월 11일 부다페스트에서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나, 1937년 12월 3일 발라톤사르소 기찻길에서 화물열차에 몸을 던져 자살한 비..

명상을 하는 삶

어느 글에서 남자의 인생에는 세 갈래의 길이 있다고 한다.하나는 처자(妻子)를 위한 굳건한 아버지의 길이고, 또 하나는 사회적 지위의 상승과 성공의 길이며, 나머지 하나는 언제든 혼자일 수 있는 자유의 길이라고 한다. 인도에서는 쉰 살의 나이를 ´바나 플러스´라고 한다. 이는 ´산을 바라보기 시작하는 때´라는 뜻이다. 나이 쉰 살이 되면 세속적인 의무를 다했으니, 훨훨 짐을 다 벗어버리고 자기 몫의 삶을 챙길 때라는 것이다. 치이고 부딪치며 살아가는 시간들 속에,불안과 우울의 상태로 괴롭히는 생각.긴장과 생각의 반복 속에 자신을 고통으로 몰아넣는 집착.이러한 것들은 나의 정신과 마음의 평안을 해친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는 행동이 중요하다.신선하고 정결한 명상을 가지며, 말을 하고 싶어도 참는 습관으로 ..